[장서 산책] 노구치 유키오 '독학, 어른의 생존 공부법'
[장서 산책] 노구치 유키오 '독학, 어른의 생존 공부법'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05.31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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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일해야 할 것인가
100세 시대, 나이에 상관없이 이루고 싶은 분야를 독학하라

지은이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雄)는 194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공학부를 졸업하고 1964년에 대장성에 들어갔다. 1972년에 미국 예일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히토쓰바시대학 교수, 도쿄대학 교수, 스탠퍼드대학 객원교수, 와세다대학 대학원 파이낸스 연구과 교수를 거쳐 2017년 9월부터 와세다대학 비즈니스 파이낸스 연수 센터 고문을 맡고 있다. 히토쓰시바대학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전공은 파이낸스 이론과 일본 경제론이다. 옮긴이 홍성민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를 수료했다.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이제 새로운 공부의 시대, 독학(獨學)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독학은 AI 시대, 100세 시대를 헤쳐 나갈 하나의 생존 방법으로써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공부의 필요성이 한층 높아지는 한편, 독학으로 공부하는 것이 무척 쉬워진 시대가 된 것이다. 2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 했을 만큼 효율적인 독학이 이제는 웹과 검색 이용으로 가능해졌다.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여부로 사람들의 미래 운명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공부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 책으로 독학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즐거운 공부법인지 깨닫고 독학의 대단함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1. 독학의 첫발을 떼자

1장에서는 독학을 '일단 시작하기'를 제안한다. 주도면밀하고 완벽한 준비를 거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시작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첫발을 떼면 앞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첫발을 떼기가 참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공부는 학교에서 해야 한다', '이끌어줄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독학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에 내린 결론이 아닌 단순한 편견에 불과하다. '독학은 하기 어렵다'는 것도 편견이다. 이제 그런 생각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이 책에서 독학의 첫발을 떼기 위해 제안하고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제안1)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검색해서 의미를 확인한다. 제안2) 신문 기사의 표제어를 매일 확인한다. 제안3) SNS로 검색한다.(021~042쪽)

2. 역사 속 독학자들 이야기

옛날부터 독학으로 공부해서 성공한 사람은 많았다. 2장에서는 역사 속의 독학자들이 어떻게 혼자 공부했는지 알아본다. 그들의 방법은 유용한 참고가 될 뿐 아니라,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를 계속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독학하는 이들에게 큰 격려가 된다.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Heinrich Schliemann, 1822~1890)은 여러 외국어에 정통한 인물로 유명하다. 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무려 18개 언어에 능통했다. 영어는 불과 반년 만에 습득했다. 통째 암기법과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방법으로 외국어를 정복했다.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도 통째 암기법을 사용했다.

18~19세기의 미국에는 독학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일터에 있는 책이나 신문 같은 인쇄물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럼으로써 수학과 과학의 기초를 익힐 수 있었다.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이 받은 정식교육은 18개월 동안 여러 명의 순회교사로부터 수업을 들은 것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전부 독학이었다. 빌릴 수 있는 모든 책을 통해 오로지 혼자서 공부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 1855~1919)가 살던 때는 책을 살 수도 없고 도서관도 아직 보급되지 않았던 때였다. 그런데 가까이 살았던 한 독지가가 일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밤에 400권의 개인 장서가 있는 서재를 개방해주었다. 카네기는 그곳을 드나들면서 독서를 좋아하게 되었다.

학자의 경우는 수학 분야에 유독 독학자가 많다. 피에르 드 페르마(Pierre de Fermat, 1601~1665)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곳에서 평생을 법률가로 보냈다. 일을 하면서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하고 혼자 연구를 계속해서 확률론의 기초를 만들고 해석 기하학의 방법을 발견했다.

1684년에 미적분법 논문을 발표한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6~1716), 군론(群論)의 기초를 제시하여 현재의 대수학을 만든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Evariste Galois, 1811~1832), 인도의 스리니바사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 1887~1920)도 독학으로 수학자가 되었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독학한 학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54~1642), 마이클 페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 올리버 헤비사이드(Oliver Heaviside, 1850~1925), 장 앙리 파브르(Jean Henri Fabre, 1823~1915) 등이 있다.

발명가 중에는 유독 독학자가 많이 배출되었다. 토머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 1847~1922), 라이트 형제(Wilbur Wright, 1867~1912, Orvile Wright, 1871~1948), 헨리 포드(Henry Ford, 1863~1947)가 있다.

예술 분야에서의 독학은 분야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음악이나 미술은 스승을 두거나 학교에서 배우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문학은 스스로 방법을 습득하는 것이 보통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는 독학으로 작가가 되었다.

피아니스트 중에는 클라우디오 아라우(Claudio Arrau, 1903~1991)가 독학으로 피아노를 공부했다. 회화 분야 대표 독학자로는 앙리 루소(Henri Rousseau, 1844~1910)가 있고, 화가이자 작가인 헨리 다거(Henry Darger, 1892~1973)는 궁극의 독학자라고 할 수 있다.

역사상 가장 긴 소설은 헨리 다거가 쓴 <비현실의 왕국에서>다. 그는 정식 교육을 받지 않고 전부 독학으로 배웠다. 집필은 약 60년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죽기 반년 전에 양로원에 들어가기까지 시카고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글을 썼다. 텍스트는 총 1만 5,145쪽, 삽화는 300장으로, 삽화는 뉴욕근대미술관의 피카소 작품 옆에 장식되어 있다. 너무 길어서 외국어판을 포함해 텍스트 전체가 간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작품을 마지막까지 완독한 사람은 없다.(045~078쪽)

3. 나의 독학 기술

3장은 저자의 독학 경험담이다. 저자는 학교 공부를 하면서 독학을 계속했다. 중학교 때 독학으로 현미경과 망원경을 만들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학을 전공한 저자는 사회에 나와 시작한 일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식은 모두 독학으로 익혔다. 공무원 시험을 위해 경제학을 혼자 공부했고, 프레젠테이션용 영어를 독학했다. 파이낸스 이론, 가상화폐, 웹사이트 만드는 방법 등도 독학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독학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이라고 단언하고 있다.(087~098쪽)

4. 독학은 새로운 일의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4장에서는 새로운 공부 시대가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그동안 공부는 단순히 학력 취득을 위한 수단이 되어왔다. 그래서 사회에 나와 직업을 갖고도 공부를 계속하려는 사람이 드물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일하기가 어려워졌다. 공부를 계속하지 않는 한 사회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또, 인생 100세 시대에는 활동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평생 공부를 계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계속하면 조직에 의존하지 않고 일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겸업이나 부업을 인정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현역 시절에 겸업이나 부업을 시작해서 퇴직 후 그것을 확대해 독립된 프리랜서로 평생 일할 수 있다.(101~124쪽)

5. 왜 학교나 학원이 아니라 독학이 좋을까?

5장에서는 학교·학원 공부와 독학을 비교하고 있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교사가 가르치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 반면에 독학은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공부한다.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유연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독학의 장점이다. 물론 모든 면에서 독학이 학교나 학원 공부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독학하기 쉬운 분야를 대학 학부로 말하면 법학부, 경영경제학부, 상학부, 문학부이다. 수학도 독학하기 쉬운 분야다. 그에 비하면 의학은 독학으로는 습득할 수없다. 공학도 상당히 어렵다. 이 분야의 공부를 하려면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기가 있는 분야도 어렵다. 스포츠, 음악, 미술, 춤, 연극 등이다.(127~134쪽)

6. 독학을 지속시키는 방법

독학을 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지속하지 못하고 도중에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의 네 가지다.

1) 확실한 목적을 갖는다. 공부를 지속하려면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 목표뿐 아니라 중기 목표도 정해야 한다.

2) 강한 자극제를 갖는다. 자극제의 기본은 향상심이다. 향상심은 '공부해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싶다'는 욕구를 말한다. 자신에게 공부를 강제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자격시험을 본다'고 주위에 선언한다. 합격하지 못하면 창피하니까 최선을 다해 공부하게 된다.

3) 공부의 즐거움을 활용한다. 공부의 가장 강한 자극제는 호기심이다. 재미있어서, 즐거워서 공부한다. 지식이 늘면 호기심은 더욱 커진다. 알고 싶은 것이 갈수록 더 많아진다. 그래서 또 공부하고 싶어진다. 가르치면서 배우고, 블로그를 통해 지식을 발산하는 것도 공부의 즐거움이다.

4) 시간을 확보한다. 아무리 바빠도 공부할 시간은 낼 수 있다. 불필요한 일을 잘라내고, 일상생활을 재점검하고, 출퇴근 지하철을 이용하여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145~170쪽)

7. 배워야 할 것을 어떻게 찾을까?

독학의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방향이 틀리면 아무리 노력해도 의미가 없다. 학교에는 커리큘럼이 촘촘히 준비되어 있는데, 독학을 하게 되면 자신이 직접 그것을 만들어야만 한다.

독학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무엇을 공부할지 모든 것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 따라서 지시대기형 인간이라면 절대로 독학을 할 수 없다.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는 자신이 세운 목적에 따라 다르다. 무엇을 목적으로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문제의식을 명확히 해야 한다.(173~188쪽)

8. 영어는 독학으로만 습득할 수 있다

8장에서는 실제로 일에서 사용하기 위한 실전 영어 공부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 분야 특유의 용어와 표현법을 기억하는 것이다. 이것을 모른 채 일반적인 인사법만 기억해봤자 실질적인 일에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문용어를 알면 그것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 영어회화 학원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전문 용어를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영어를 공부하려면 출퇴근 버스나 지하철에서 꾸준히 유튜브 동영상을 듣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려면 어떤 교재를 선택하고 자막은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야 한다.

영어는 완벽하게 들을 수 있다면 자동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된다. 즉, '듣기'에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말하기 연습'은 따로 할 필요가 없다.(191~220쪽)

9. 독학은 검색의 중요한 도구다

9장에서는 검색에 대해 알아본다. 어떻게 검색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이다. 검색해야 할 키워드를 모를 때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이다. 이런 경우는 주변의 단어나 문장을 실마리로 해서 차례로 확인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관련되는 문장 중에 키워드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목적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검색에는 신뢰성과 체계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함정이 있다.(223~240쪽)

10. AI 시대에 독학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10장에서는 IT 기술(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공부의 필요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본다. AI(인공지능)가 아무리 발전해도 공부의 필요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AI가 발전할수록 공부의 필요성은 더욱 더 높아진다.(243~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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