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 이야기]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영천 장날
[장날 이야기]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영천 장날
  • 한규천 기자
  • 승인 2021.05.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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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오일장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영천장날의 특산품은 뭐니뭐니해도 돔배기(상어고기)다. 경상도 지역 제사상의 필수는 돔배기다.

대도시 상설시장을 제외한 지역의 중소도시는 아직도 오일장이 건재하고 있다. 물론 중소도시에도 상설시장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농복합지역에는 장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가까운 영천 장날을 찾았다. 매 2일과 7일이 장날이다. 장날이면 어김없이 인근지역에서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든다. 영천장날의 내력을 알기위해 영천공설시장상인회(회장 김용학·74)를 찾았다. 영천시장은 1955년5월1일 설립되었으며 고정 점포가 175개소로, 장날이면 야외 난전 약500개소가 시장  주변에 설치된다. 여느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근지역에서 나는 특산물 등이 거래되고 있고, 특히 영천장날의 특산품은  돔배기(상어고기)가 있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조상 제사를 모실때 제사상에 필히 돔배기 산적이 올라야한다. 귀상어의 고기를 고르고 얇게 썰어 대꼬챙이에 꿴 산적을 올린다. 돔배기의 재료는 귀상어를 쓰는데, 그 이유는 보통 상어는 사람을 해치는데 귀상어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조상의 제사상에 사람을 해치는 식인상어를 올릴수 없어, 꼭 귀상어를 쓴다고 한다. 또 영천 돔배기가 유명한 것은 내륙지역이라 해산물을 운반하다 보면 상할 수 있으니(요즘은 냉동으로 몇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음)산지에서 염장을 해 오면 운송과정에서 적당히 숙성되어 맛있는 돔배기가 된다고 한다.

영천시장의 명물 돔배기. 한규천 기자
제사음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 돔배기다. 한규천 기자

 

둘째로 곰탕이 유명하다. 장날이면 장꾼들과 주위 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새벽 일찍 나서는데, 장에 도착하면 식사를 제대로 못한 관계로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려고 국에 밥을 말아 먹는 곰탕이 성행하였다. 먼 지역에서 장에 내다 팔 물건을 운송하는 데는 소보다 말이 훨씬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영천에는 말이 또한 유명하며 실제 말죽거리라는 지명도 있다.

콩 또한 유명하였다. 영천 인근농촌에서 생산한 콩이 영천장에 집결하여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영천장에서 콩거래가 이루어 질때 되와 말(斗)을 후하게 계량하므로 그 말(言)이 어원이 되어 영천 되와 말이 좋다(후하다)가 이상하게 현재 욕처럼 들리는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그 옛날 당시에는 속도 빠른 말수레를 많이 이용하였고, 그 말수레의 말(馬) 들에게 먹이도 주고  휴식도 하며 말굽편자도 교체하는 집결지가 있음으로 말산업이 발전한 계기가 되었다. 셋째 한약재도 유명하다. 장날이 되면 서울의 경동시장이나 대구의 약전골목 못지않게 아침일찍 약재 경매시장이 선다. 도동 약재경매시장에는 전국의 한약재가 집결하여 서울 경동시장에서도 못 구한 약재를 구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약단지에 약80여 도매상이 있다.

약재도 영천장의 명물이다. 한규천 기자

 

시장내에는 장을 보러온 주민을 위해 건물옥상에 170면의 주차장도 갖추어져 있고 무료로 이용할수 있다. 장날시장은 대도시의 백화점이나 상설시장과 달리 시골의 촌부들과 어울려 왁자지껄하고, 호객하는 소리, 흥정하는 소리가 한데 어울려 사람 냄새가 나는 정겨운 풍경을 이룬다. 도시생활에 지치고 각박한 삶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영천의 오일장을 방문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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