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농인] (35) 청도 솔송화버섯 ‘정가원’ 정재웅 씨
[귀농·귀농인] (35) 청도 솔송화버섯 ‘정가원’ 정재웅 씨
  • 이흥우 기자
  • 승인 2021.06.03 10:00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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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간 간부 출신
인생 후반전을 사전에 준비
저온성 버섯 '송화버섯'에 빠지다
'정재웅 대표'가 버섯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흥우 기자
'정재웅 대표'가 버섯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흥우 기자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서 청도군 매전면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좌측에 ‘꼭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대본산 조계종 ‘대국사’ 사찰이 보인다. 대국사 인근에 자연을 품은 송화 버섯 농가가 있다. 대표는 귀농 4년차 정재웅(51) 씨이며, 2만3천㎡ 농지에 2개 재배사를 갖추고 있다.

귀농전 대기업 전자회사에서 중간 관리자로 20년간 직장 근무를 하였다. 미래 100세 시대를 대비하여 이제는 내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 “부인이 버섯을 좋아해서 작물은 버섯으로 정하고, 지인의 소개로 경북 문경시에 있는 표고 농장에서 10개월간 다른 초보자들과 함께 현장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귀농지를 물색하면서 송화버섯이 저온에서 잘 자란다는 특징을 감안, 도시가 가깝고 온도가 낮은 지역을 물색하던 중 청도군으로 결정했다. 디테일 장소는 청도군 내 온도가 낮은 지역을 찾다가 매전면과 금천면으로 압축하고, 최종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지역색이 강한' 금천면으로 장소를 결정했다고 한다.

농지를 구입하고 2018년 봄 재배사 건축 공사를 진행했다. “바닥 공사를 하던 중 레미콘 차가 왔는데 경비를 줄이기 위해 본인이 직접 장화를 신고 들어가 바닥을 치다가 ‘와이어 메시’에 찔려 장화가 찟어져 시멘트가 발가락 사이로 스치면서 화상을 입고 2주간 병원 신세를 졌다"고 한다.

"청도에는 지인이 없어 강소농 교육을 신청하여 교육을 이수하면서 인맥을 쌓아갔다. 버섯을 키워 원물은 확보하였으나 판로가 걱정이었다. 먼저 인근에 있는 대국사 절 앞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기존 업자들의 반대로 어려웠다. 절에 스님을 찾아가 동네 사람인데 장소 제공 선처를 부탁하여 간신히 신도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할수 있었다". 그제야 숨통이 트였다.

이제는 청도, 경산 로컬푸드에 입점을 하여 판매하고, SNS 마케팅으로 네이버 스토아팜에 점포도 개설했다. 한때 중간상을 통해 경남·부산지역에 판매를 해보았으나, 좋은 제품을 더 이상 싸게 팔 수는 없었다고 한다. 로컬푸드 매출액이 전체의 50%다.

재배사에서 '송화버섯'이 자라고 있다. 이흥우 기자
재배사에서 '송화버섯'이 자라고 있다. 이흥우 기자

송화버섯은 표고버섯과로 송고, 송화, 고송, 송이향 버섯으로 불리는데, ‘솔송화버섯’으로 차별화를 시켰다. 저온성으로 일반 표고와 비교 환경이 다르며 생산량이 적다. 맛과 식감이 뛰어나고, 향도 좋다. 그래서 가격측면에서는 일반 표고의 2배로 판매가격이 높다

송화버섯의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 비타민B와 섬유질이 풍부하여 장내 독소 및 노폐물, 유해물질 배출에 도움이 되고, 비타민D가 다량 함유되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버섯향에 레티오닌 성분이 함유되어 머리를 맑게 해주며, 베타글루칸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기도 한다.

​‘느리고 행복하게' 인생을 다져가고 있는 정 씨는, ‘규모의 경제’를 실천하기 위해 명절 선물 세트 개발 및 버섯산업의 규모화와 단지화 등 시설 확대 계획으로 한단계 도약의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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