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06)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원더풀 시니어] (106)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05.24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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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느 신문사에서 “당신의 수명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와 같은 재물과 관계된 물질적인 희망보다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첫째, 사랑하는 사람과 가급적이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겠다. 둘째,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 해 본 일들에 대한 도전을 해 보겠다. 셋째, 어렵거나 안타까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 하겠다 등이다.

우리는 자기 인생의 마지막이 1년이 될 지 10, 20, 30년이 될 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자기가 가진 것은 절대로 놓지 않으려 하며, 더 가지려고만 애를 쓴다. 왜냐하면 나중에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란다. 나중이 언제인지도 모르지만 죽음을 피해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말기 암으로 시한부 삶의 선고를 받은 환자도 신통하게 회복되어서 몇 년씩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건강했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의 미래는 어떤 것도 확실한 보장이 없다. 단지 확실 한건 모든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개 죽음을 생각조차 하기 싫어한다. 그래도 시간의 흐름과 동시에 노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늙어간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간다는 것이요 우리 몸 속 세포수가 줄어가는 현상은 어떤 면에서 부분적인 죽음을 서서히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것은 귀가 죽어가는 것이요, 시력이 약해짐은 눈이 죽어가는 것이요 이빨도 마찬가지다. 보청기, 돋보기, 틀니 등으로 일반 동물들 같으면 당연히 죽을 수밖에 없는 경우이지만 인간만이 온갖 보조수단을 동원해서 수명을 연장해갈 뿐이다. 그런데 누구도 잠자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잠들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잠들 때마다 의식을 잃게 되니 결국 수도 없이 육체와 의식을 잃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깊은 잠에 빠진다는 것은 죽음과 같은 시간적 의식의 중단이지만 틀림없이 깨어날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는 것일까.

죽음은 영원히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는 의식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늙음과 죽음에 대해 친숙해져야겠다. 우리가 죽음을 무서워하는 것은 어쩌면 죽음 그 자체보다 죽음으로 가는 과정 때문이 아닐까? 웰 다잉과 웰 빙은 같은 말이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하니까. 요양원에서 목줄을 달고 이유식으로 연명하다가 그것도 문제가 생겨서 배에 구멍을 뚫고 이유식을 밀어 넣으면서 연명하는 어르신도 보았다. 누구나 끝까지 맑은 정신으로 오래 아프지 말고 죽는 날까지 자기 의지로 움직이다가 죽기를 원한다. 그러나 당장 내일 신변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노년엔 몸가짐을 유의해야한다. 잘 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물건도 생각 없이 함부로 구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항상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자. 유산문제로 자녀들 간에 다투는 일을 만들면 안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미루지 말고 하면서 살자. 어떤 일이든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정신적 안정이 필수다.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는 하면서도 죽음을 준비하지는 않는다”라고 한 톨스토이의 명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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