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 in 안동・예천’ 조현상 집행위원장
[인터뷰]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 in 안동・예천’ 조현상 집행위원장
  • 이동백 기자
  • 승인 2021.05.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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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17일부터 8월 8일까지 안동과 예천, 경북도청에서
‘연극, 오 마이 갓’을 슬로건으로 갓 쓰고 한바탕 ‘갓판’ 펼쳐
제39회 대한민국 연극제 조현상 집행위원장. 이동백 기자

 

경상북도・안동시・예천군・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연극협회 경상북도지회・대한민국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 in 안동・예천’을 오는 7월 17일부터 8월 8일까지 안동시와 예천군 일대에서 개최한다.

‘연극, 오 마이 갓’이란 슬로건을 내건 이번 연극제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조현상 집행위원장을 만나 연극제의 유치 경위와 의의, 행사 현황을 들어 본다.

- 대한민국연극제는 한국 연극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단체로서 연륜이 깊은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전국 규모의 연극제를 우리 고장으로 유치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 대한민국연극제는 1983년 전국연극제로 출발하여 2016년에 서울이 참여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는 과정을 거친 39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깊은 연극 단체입니다. 안동과 예천에서 열리는 이번 연극제는 구미에서 열린 제27회 전국연극제 이후 12년만에 경북에서 개최하는 행사라서 경북 연극계의 큰 잔치라고 할 수 있죠.

연극제 포스터

- 처음에는 안동과 밀양이 공동 개최키로 했다죠?

▶ 현재 밀양아리나로 이름을 바꾼 밀양연극촌이 1999년 개관한 이후, 밀양은 공연예술의 메카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만큼 연극 인프라가 전국 최고의 수준이잖습니까. 우리 지역의 연극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유치에 나섰지만, 결과는 안동·밀양 공동개최였습니다. 그러나 두 지역 간의 거리가 멀어 연극제의 시너지 효과를 전혀 거둘 수 없다는 문제점 때문에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없었죠. 협의 과정에서 밀양의 양보로 올해는 안동·예천에서 개최하고, 내년에는 밀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 안동·예천 공동개최는 결국 연극제를 분산시키는 꼴이 되어 유치에 어려움이 따랐을 것인데, 유치 전략은 어떻게 세웠고, 나아가서 공동개최가 지닌 의의 혹은 의미는 무엇일까요?

▶ 행정 단위로 보면 엄연히 둘이지요. 그러나 두 지역은 국회의원 선거구가 통합된 데다가, 도청이란 공동 공간을 보유하는 매우 특별한 관계입니다. 유치과정에서 이를 강조하였고, 도청 이전 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서 연극제가 적합하다는 점도 강하게 내세워 심사위원들을 설득하였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세 안동시장, 김학동 예천군수의 전방위적 지원도 유치에 큰 힘이 되었죠. 이러한 전략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봅니다. 유치과정에서 내세운 전략이 바로 안동·예천 공동개최가 갖는 의미일 테지요.

- 예술제 슬로건이 ‘연극, 오마이 갓’인데, 한국연극협회는 ‘갓’은 연극의 경이로움, 상상 이상의 놀라움을 담은 감탄사이면서 안동과 예천의 양반 정신, 유교 문화를 표현한다고 소개했더군요. 이 슬로건에 담긴 뜻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 안동・예천의 정체성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이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면서 스태프들과 토론을 거치면서 지혜를 모았습니다. 안동과 예천은 유교의 본향이고,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인 안동과 예술 도시를 지향하는 예천의 공통분모를 찾은 결과로 나온 것이 ‘갓’이었죠. 유교 사회에서 숭앙하는 가치 가운데 으뜸은 선비정신 아닙니까? 이쯤에서 선비 혹은 선비정신의 상징적 요소가 무엇일까를 찾게 되었지요, 거기서 찾은 것이 ‘갓’이었죠. 유교 문화와 선비정신을 지켜온 전통적 지역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갓이 최고라고 다들 인정했지요. 그리고 안동・예천이 전통의 도시이면서 젊은 감각도 지녔다는 점을 갓을 통해 역설적으로 담아내자는 취지도 작용한 거고요. 그래서 연극제 기간에 다양한 갓으로 한바탕 ‘갓판’을 펼쳐보자고 한 것이죠.

- 행사가 안동・예천으로 분산되겠네요? 그리고 공연 내용을 좀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 안동・예천에 경북도청까지 더하여 세 지역에서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됩니다. 연극제는 크게 실내에서의 경연과 공연, 야외무대에서의 공연으로 나누어집니다. 7월 17일에 있을 개막 공연은 안동탈춤공연장에서 이루어지고, 본선 경연은 안동문화예술의 전당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번갈아 가며 펼칩니다. 8월 8일의 폐막식과 ‘네트워킹 페스티벌’은 예천군문화회관에서 치를 계획입니다. 그리고 ‘오 마이 갓 플린지 페스티벌’은 야외무대에서 진행하는데, 이것 또한 세 곳으로 나누어 치릅니다. 안동의 경우, 안동댐 민속 경관지 안의 개목나루, 예천은 도효자마당, 도청은 중심상가가 야외무대로 정해졌습니다.

- 네트워킹 페스티벌, 오 마이 갓 플린지 페스티벌은 그 이름부터 생소한 공연인데, 설명을 덧붙여주시죠?

▶ 지역 간의 균형발전과 예술적 기량을 갖춘 차세대 연극인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서 공모를 통해 참가팀을 선정하여 공연 기회를 준 것이 네트워킹 페스티벌이라면, 야외나 길거리에서 20분 내외의 짧은 연극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나 편하게 연극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 오 마이 갓 플린지 페스티벌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추어 야외 공연으로 기획한 겁니다.

집행위원회 회의 장면. 조현상 위원장 제공

- 대한민국연극제와 같은 큰 규모의 연극제 성공을 위해서 역량 있는 예술감독과 홍보대사를 선임하는 등 조직 구성도 중요합니다. 그 현황을 말씀해 주시죠?

▶ 예술감독에는 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인 노하룡 교수와 대구국제호러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인 안희철 교수를 공동으로 선임했고, 기술감독은 제37회, 38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역량을 보여준 신호 감독을 발탁했습니다. 홍보와 흥행을 주도할 홍보대사는 안동 출신 손병호, 박상원, 임호, 박호산 등 중량감 있는 배우들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이희범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회장, 신상률 원로 연극인 등을 고문으로 위촉했고, 김용수 변호사를 비롯하여 16명의 자문위원을 위촉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코로나19가 일 년 넘게 창궐하는 바람에 국민이 매우 지쳐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 in 안동·예천을 지역은 물론 온 국민에게 힘이 주고, 활력을 불어넣는 축제로 만들겠습니다. 연극제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애정 어린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면서, 이 연극제가 흥행은 물론 안동·예천 지역 문화산업 발전의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