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떠나는 성지 순례] 백 년의 고고한 멋, 원주 용소막 성당
[사진으로 떠나는 성지 순례] 백 년의 고고한 멋, 원주 용소막 성당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1.05.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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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성호 작가
          사진 이성호 작가

용소막 성당은 강원도에서 풍수원, 원주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된 성당이다. 병인박해 때 박해를 피해 숨어든 신자들이 용소막 근처에 흩어져 지내다, 1893년경 용소막으로 이주해 오기 시작하며 신앙공동체가 형성되었다. 교회의 신자 수가 늘어나며, 당시 주임신부인 시잘레 신부가 신자들의 청에 의해 성당 건립에 나서게 되었다. 최도철 바르나바를 비롯한 신자들의 도움으로 성당은 착공 3년만인 1915년 가을 완공되었다.

성당 내부는 자그마하지만 아늑하다. 벽돌을 하나씩 쌓아 성당을 올린 신자들의 정성 때문인지, 한국전쟁 때에도 용소막 성당은 심한 손상 없이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성당은 1986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이성호 작가
성당 내부는 자그마하지만 아늑하다. 벽돌을 하나씩 쌓아 성당을 올린 신자들의 정성 때문인지, 한국전쟁 때에도 용소막 성당은 심한 손상 없이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성당은 1986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되었다. 사진 이성호 작가
용소막 성당의 주보 성인은 루르드의 성모님이다. 루르드의 성모동굴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동굴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성모님께 말씀을 전하는 벨라뎃다의 자태에서, 순례자들은 기도의 의미를 깨닫는다. 간절한 바람을 담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진다.  사진 이성호 작가
용소막 성당의 주보 성인은 루르드의 성모님이다. 루르드의 성모동굴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동굴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성모님께 말씀을 전하는 벨라뎃다의 자태에서, 순례자들은 기도의 의미를 깨닫는다. 간절한 바람을 담아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진다.  사진 이성호 작가
야외 제대. 뒤로 보이는 치악산자락이 마음에 따뜻한 안식을 선물해 준다.  사진  이성호 작가
야외 제대. 뒤로 보이는 치악산 자락이 마음에 따뜻한 안식을 선물해 준다. 사진 이성호 작가

용소막 성당에서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말씀의 사제’ 선종완 라우렌시오 신부다. 용소막이 고향인 선종완 신부는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된 구약을 우리말로 번역한 성경학자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아람어를 공부한 사제로,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공동번역 성서를 번역하고 온전히 우리말 성경에 일생을 바쳤다. 메추라기를 길러 구약성경을 펴낼 비용을 마련한 신부님은 신명기를 한글로 완성한 뒤, “이제 하느님께서는 한국말을 제대로 하시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또한 선종완 신부는 말씀의 성모영보수도회를 설립하여, 학력에 얽매이지 않고 수도자를 받아들여 ‘성경대로 생각하고 성경대로 실천하는’ 증거의 삶을 살아가도록 했다. 지금도 공동번역 성서를 읽으면 한 구절 한 구절 마음을 파고드는 보석 같은 언어에, 우리말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정성을 쏟은 신부님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성당 언덕 위에 사제관이 자리하고 있다. 옆으로 피정의 집을 따라 오르면, 사제관 뒤편 숲으로 십자가의 길이 나온다.   사진 이성호 작가
성당 언덕 위에 사제관이 자리하고 있다. 옆으로 피정의 집을 따라 오르면, 사제관 뒤편 숲으로 십자가의 길이 나온다.
사진 이성호 작가
붉은 벽돌이 아름다운 성당 외부. 용수막 성당에는 15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 초록이 빛을 더하는 지금, 성당과 어우러진 느티나무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바람의 속삭임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도 좋다. 사진 이성호 작가
붉은 벽돌이 아름다운 성당 외부. 용수막 성당에는 15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 초록이 빛을 더하는 지금, 성당과 어우러진 느티나무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바람의 속삭임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도 좋다.    사진 이성호 작가

이 기사의 사진은 이성호 작가가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성호 사진작가는

1962년生. 1988년 영남대학교 졸업. 2021년 계명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아트학과 재학중.

현대사진영상학회원. 한국사진학회원. 한국사진작가협회원. 사진집단기억 회장

현 대구광역시 남구청 도시창조국장

<개인전>

2020 사라져가는 풍경, 정미소-slow city 함창창작소-상주

2019 가톨릭성지-1898갤러리-서울/ DCU갤러리-대구

2018 정미소프로젝트-예술발전소-대구(2018대구사진비엔날레)

2017 정미소프로젝트-대심리복합문화공간-예천

2016 空-봉산문화회관-대구

2015 空-갤러리now-서울

2012 청도유등축제 초대전-청도

<출판>

가톨릭성지-눈빛출판사-한국사진가100선 #61

<수상>

2020 부산국제사진제 포토폴리오 리뷰 최우수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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