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떼의 봄 나들이
올챙이 떼의 봄 나들이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1.05.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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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득히 뭉게구름이 일고 흩어지는 모습으로 반복
변태가 끝나면 어린 개구리가 되어 땅으로 올라온다.
실제 개구리가 될 가능성은 0.2~3% 정도라고 한다. 많아야 겨우 0.5%남짓
어린 수련을 보호막으로 이동 중인 올챙이 무리들. 이원선 기자
어린 수련을 보호막으로 이동 중인 올챙이 무리들. 이원선 기자

땅거미가 산허리로부터 빠르게 내달리는 오후나절이다. 대구 달성군에 있는 ‘송해공원’의 작은 연못을 가로지르는 나무데크로 된 산책로를 걷는 중이었다. 헌데 나무데크 길 한 중앙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연못을 들여다보며 “히~야!”탄성이다. 왜 그런가 싶어 따라서 연못을 내려다보는데 검은 무리가 꼬물꼬물 이동 중이다. 그 모습이 흡사 여름 한낮 소나기가 지나간 하늘 가득히 뭉게구름이 일고 흩어지는 모습으로 반복이다.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는 족히 되어 보이는 올챙이 떼의 유영이다.

올챙이는 개구리의 유생이다. 몸은 둥글며 몸빛은 검다. 머리는 몸통을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로 크다. 타원형으로 생겼으며, 꼬리는 넓고 입이 작다. 외부아가미는 아가미뚜껑으로 덮여 있다. 처음에는 발이 없으나 자라면서 꼬리가 없어지고 노래가사처럼 뒷다리가 쏙, 앞다리가 쏙, 네 발이 생겨 개구리가 된다. 점차 자라나면 장이 짧아지고 아가미가 없어진 후 허파가 발달하는 변화를 거쳐 진행된다. 변태가 끝나면 어린 개구리가 되어 땅으로 올라온다.

잡식성으로 동물성, 초물성 등등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간혹 동족끼리 잡아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초식성이다. 4월경 논이나 작은 웅덩이, 연못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올챙이의 천적으로는 미꾸라지, 게아재비, 학배기(잠자리 애벌레)등이 있으며 물방개도 한 몫 거든다.

연두색의 어린 수련을 보호막으로 삼아 먹이를 찾아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이동 중이다. 천적들을 피하게 위해서 한데 엉겨서 다니고 있다. 정어리 떼와 멸치 떼가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과 일맥상통해 보인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건만 삶의 본질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문득 저 많은 수의 올챙이가 전부 개구리로 부화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작은 연못은 한순간에 개구리 천지가 될 것이다. 인간들은 생태계의 또 다른 도발이라 대책을 세우려 들 것이다. 하지만 그럴 염려는 전여 없다. 저 많은 수의 올챙이 중 실제 개구리가 될 가능성은 0.2~3% 정도라고 한다. 많아야 겨우 0.5%남짓, 나머지는 자라는 중에 생태계의 유지를 위해서 희생된다고 하니 자연의 적절한 안배가 그저 신기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