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미술관을 찾아서
달성미술관을 찾아서
  • 우남희 기자
  • 승인 2021.05.04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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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문화 발전을 위해 개관한 개인미술관-

글로벌 기업 삼성의 ‘이건희 컬렉션’일부가 대구미술관에 기증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이인성, 이쾌대, 서동진을 비롯한 한국미술계의 거장 작품 21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어령 선생은 언어로 세운 집이 시라고 했는데, 물감으로 세운 집을 미술이라고 한다면 언어도단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미술을 하는 현장으로 길을 떠난다.

봄꽃이 하나, 둘 지고 산야가 연둣빛에서 초록으로 짙어가는 오월, 달성미술관을 찾았다. 달성미술관은 도심 속의 한갓진 농촌에 자리한 개인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의 주인공인 신재한 관장을 만나 개인미술관을 개관한 연유를 들었다.

수묵화를 그리고 있는 신재한 관장   우남희기자
수묵화를 그리고 있는 신재한 관장. 우남희기자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리셨습니까?

그림을 잘 그렸다기보다 좋아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좋아했지만 꿈이 화가가 아니었기에 전공하겠다는 생각 또한 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진로를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잘 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걸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미술의 길로 가게 되었습니다.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한국미술학을 전공하고 교단에서 3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개인미술관을 개관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퇴직 후, 좋아하는 작품 활동을 하며 고향 사람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2018년, 어머님이 사시는 집을 개조해 미술관으로 개관했습니다. 장남으로서 어머님을 모실 수 있고, 지역민들에게 그림, 실용도자기, 서예 등의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 제공 및 무료 전시, 학생들의 체험학습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삶의 가치를 높이는데 미력하나마 힘이 되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관한 지 4년 정도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지역민들의 참여가 쉽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늘날의 농촌은 겨울에도 비닐하우스에서 수박, 참외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지라 농한기가 없어 취미생활 및 문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시간이 여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작품 공간을 원하는 이에게 비록 평수는 넓지 않지만 무료로 제공하여 작품 활동을 하도록 하고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묵회’ 전시를 비롯해 여러 전시회를 개최했고 지난 5월 3일부터 천아트 및 캘리그라피 동호회인 ‘사랑꽃’ 회원전을 열고 있습니다

무료로 제공 받은 공간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윤충희 대표.   우남희 기자
무료로 제공 받은 공간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윤충희 대표. 우남희 기자

'사랑꽃' 윤충희 대표(64. 대구 달서구 도원동)는 “직장을 다니며 취미생활로 하던 천아트와 캘리그라피를 퇴직하고 본격적으로 하고 싶었는데 공간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인을 통해 이곳을 알게 되었고, 집에서 그리 먼 거리도 아니고 해서 지난해 하반기에 작품 활동의 둥지를 이곳에 틀었습니다. 그런데 전시회까지 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사랑꽃' 회원전을 개최하고 있는 달성미술관                                   우남희 기자
'사랑꽃' 회원전을 개최하고 있는 달성미술관. 우남희 기자

 

사랑꽃 회원들의 작품 전시.  우남희 기자
'사랑꽃' 회원들의 작품들. 우남희 기자

달성미술관은 열린 공간으로 회원전과 초대전 등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신 관장은 수차례의 개인전을 비롯해 코리아 아트페스티발전, 베트남 하노이 초청전, 라오스 한국미술교류전에 참여했고, 아름다운 동행전 최우수작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대구미술대전 한국화 입선, 문인화 부분 특선 등 다수의 입상경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