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미나리아재비 꽃
[야생화 이야기] 미나리아재비 꽃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5.0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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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마음에만 두어야 할 꽃

윤여정씨 덕분에 요즘 미나리가 대세이다. 미나리아재비도 나도 있어요하듯 속속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습한 곳을 좋아하는 속성 때문에 미나리라는 이름이 전제되었으나 미나리와는 다른 식물이다. 예의 그 누구처럼 너도 미나리나도 미나리같은 귀여운 이름이 붙어도 좋을 텐데 아재비라는 토속어와 합성이 된 걸 보면 미나리와는 닮은 점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지구온난화의 힘이 이곳 산골 작은마을까지 스며들었다. 예년 같으면 5월 중순 이후에나 볼 수 있던 미나리아재비의 꽃들이 성급하게 개화했다.

낮은 산지나 들판에 습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주저하지 않고 군락을 이루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라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야생화이다.

산책길에서 노란꽃 무리를 발견하고 양지꽃? 하고 달려가 보면 양지꽃보다 더 큰 키에 조금 더 큰 꽃을 달고 있는 미나리아재비가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다. 유난히 짙은 앙증맞은 다섯 장의 노란 꽃잎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천진난만한 아이의 미소처럼 웃고 있다. 그래서 꽃말도 천진난만이다. 속이 텅 비어 있는 가볍고 단단한 줄기로 인해 애기 젓가락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미로 애기젓가락풀이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식물에는 반전이 있다. 꽃말과는 다르게 아주 진한 독성을 가진 식물이어서 동물사료로 이용했다가는 큰일 나는 식물이다.

대신 한방에서는 약재로 가져다 쓰기도 하니 천진난만한 미소 하나 마음에 담아 가면 그걸로 끝내야 할 야생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