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다한 듯 비스듬히 기울며 점차 사라져간다
민들레꽃이 씨앗이 되며, 솜털처럼 부풀어 종자의 번식을 위해 바람에 흩날려가고 남은 씨앗도 다음 차례까지 꽃대에서 지탱한다. 이제끗 꼿꼿하게 받치고 있었던 꽃대는 비스듬히 서서히 기울며 사라질 것이다.
한 떨기 노란 민들레가 지고 나면 그 자리에 솜방망이 모양을 한 호호백발 씨앗들이 한가득 줄지어 열리며, 한껏 크게 둥그렇게 부풀었다가 불현듯 바람을 타고 가볍게 흩날린다.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간 씨앗이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것이다. 씨앗이 멀리 퍼질 수 있는 것은 씨앗에 달린 솜털같은 갓털이 낙하산처럼 달려있기 때문이다.
민들레는 근경(뿌리줄기)이나 종자로 번식하는데 노란색 꽃은 4~5월에 봄꽃으로 다투어 피며, 낮에는 개화, 밤에는 닫힌다.
재래종 민들레는 총포가 꽃을 위로 싸고 있지만, 서양 민들레는 아래로 낱낱이 처지며 전자는 잎 갈래가 덜 파였지만 서양 민들레는 깊게 파인다.
후자는 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도시 주변이나 농촌의 길가와 공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꽃대가 짧은 편이다. 서양에서는 잔디밭에서 많이 나다 보니, 잔디를 깍을 적에 긴 것은 잘려지기에 꽃대가 짧은 것만 살아남아 그렇다고 한다.
◆ 민들레 홀씨라고도 하는데 '홀씨는 민꽃식물이 번식하는 방법이고', 민들레 등은 꽃식물이므로 "민들레 씨앗" 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한다.
하나의 꽃 송아리에는 수많은 작은 꽃이 뭉쳐 달리니, 결국 그 꽃의 수만큼 씨앗이 영근다. 민들레는 특이하게도 꽃가루받이가 필요 없는 자가수분이나 타가수분도 아닌, 일종의 단위 생식법인 무수정생식을 하기에 세월이 가도 유전적으로 ‘어미와 자식’이 같다. 시니어들의 현실 생각도 해 보게 되는 민들레 생애를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