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꽃'을 아시나요
‘소나무꽃'을 아시나요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1.04.28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 한 나무에 암꽃, 수꽃 나란히 피어
암꽃 새순 끝, 수꽃은 새순 줄기에 꽃잎 없어 꽃처럼 보이지 않음
소나무 암꽃(보라색)과 수꽃. 권오섭 기자
소나무 암꽃(보라색)과 수꽃. 권오섭 기자

"소나무꽃은 처음 봅니다. 신기하고 예쁘네요.“ ”노란 송화 가루가 많이 날려 아쉽습니다.“

봄이면 한 그루의 소나무에 보라와 노랑으로 아름답게 수놓는 수백 개의 꽃들. 소나무꽃은 꽃잎이 없어서 얼핏 보기엔 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암꽃은 새순 끝에 엷은 보라색을 띤 1cm 크기의 계란형 모양이다. 수꽃은 새순 줄기를 따라 옥수수 알처럼 한 알 한 알 붙어있는데 노랑과 주황색이 섞여 피어있다.

박규태(54·대구 달서구 월곡로) 씨는 "인근 산이나 아파트에서 흔히 보며 지나치는 것이 소나무인데 관심이 없어서인지 오늘 처음 봅니다“며 ”소나무도 꽃이 핀다는 걸 잘 몰랐는데 막상 보니 생각보다는 색깔도 참 예쁘고, 한 나무에서 암수꽃을 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라고 말했다.

소나무꽃은 보통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까지 한 나무에 암꽃과 수꽃이 나란히 핀다. 암꽃은 가지 끝에 2, 3개씩 달려 있고, 수꽃은 타원형 모양에 꽃밥이 있다. 소나무꽃에는 꽃잎과 꽃받침이 없는 대신 많은 비늘 조각이 모여 있다. 수꽃의 비늘 조각에는 꽃밥이 붙어 있고, 암꽃의 비늘 조각에는 밑씨가 붙어 있다. 꽃이 자라서 된 솔방울은 둥근 모양이고 비늘 조각 안쪽에 날개가 달린 두 개의 솔씨가 있다. 소나무 꽃말은 '변하지 않는 사랑' '불로장생' '영원한 푸름' 등으로 불린다.

대구수목원 관계자는 "솔방울이 달린 나무는 암수 모두가 꽃을 피워 수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변 환경에 문제가 있거나 소나무 자체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솔방울이 열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농사를 위해 만든 비닐두둑에 송화가루가 노랗게 내려앉아있다. 권오섭 기자
농사를 위해 만든 비닐두둑에 송화가루가 노랗게 내려앉아있다. 권오섭 기자

소나무는 곤충을 이용한 꽃과는 다르게 바람을 이용해 대량의 꽃가루를 만들어 수분(受粉)하는 풍매화다. 소나무의 푸름과 달리 송화 가루는 봄철 불청객으로 알려져 있다. 집안, 차량이나 농사를 위해 두둑을 만든 비닐위에 노랗게 내려앉아 피해를 주고 있다.

송화 가루를 확대하면 두 개의 큰 공기주머니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구조로 인해 바람에 잘 날아다닐 수 있다. 형태는 노랗고 연두빛이 나며 고운 가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모아 식용으로 먹기도 한다. 송화다식은 궁중음식으로 유명하며 술이나 면에 섞어 먹기도 한다. 다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비염에 주의해야 한다.

아파트를 비롯해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인 소나무. 키가 커 잘 보지 못하지만 분명 소나무도 암수 꽃을 피우며 사시사철 우리에게 푸름을 선사해주고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