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천국과 사랑의 길, 월광수변공원
맨발의 천국과 사랑의 길, 월광수변공원
  • 박형수 기자
  • 승인 2021.04.19 1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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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는 뇌를 자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감소
청춘 남녀들의 맨발 걷기 데이트 코스와 사랑 고백
3년전부터 해마다 지역 처녀·총각 짝지어주기 행사
월광 수변공원 박형수 기자
월광수변공원. 박형수 기자

대구시 달서구 월광수변공원에 가면 휘황찬란 달빛이 뿌려주는 호수에서 베토벤의 월광곡과 함께 꽃과 나비가 된다. 이곳은 풍경 아름다운 청룡산(793m) 자락의 도원저수지이다. 이곳 분수대는 늦봄부터 가을까지 황홀한 음악분수 쇼가 펼쳐진다. 못가에는 꽃창포, 수선화, 갈대의 향연이 운치를 더한다. 전상렬 시인의 시비, 이설주 시인의 시비, 영제시조창 전수자 이기능 기념비, 박태준의 '오빠 생각' 기념비는 주위 경관과 조화롭다.

박태준 시비. 박형수 기자
박태준 시비. 박형수 기자

 

낭만적인 저수지 주변을 따라 산책길을 걷다 보면, 길이 500m나 되는 긴 못 둑에는 마사토가 깔려 있다. 여기서부터 하나둘씩 신발을 벗기 시작한다. 눈부신 마사토길의 맨발 걷기는 힐링과 코로나19 감염병 면역력을 높이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다. 마사토는 발바닥의 각 반사구를 눌러 준다. 자연 지압이다. 마사토길 맨발 걷기는 뇌를 자극한다. 맨발 걷기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도 낮춰 준다고 한다.

맨발로 걷는 마사토길. 박형수 기자
맨발로 걷는 마사토길. 박형수 기자

 

이곳 마사토길을 맨발로 함께 걷는 이들의 감성은 서로 동화된다. 신비한 사랑의 기적이 일어난다. 그래서인지 특히 청춘 남녀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다들 신발에서 양말까지 벗는다. 이는 생체의 나쁜 전기를 땅으로 흘려보내는 접지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맨발 걷기 마니어들의 경험적 행동일 것이다. 대구 달서구에서 마사토길 출구에 발 씻어주는 곳을 마련해주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2천년 전 예수님께서 인류애를 몸소 가르치기 위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광경을 이곳에서도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친밀한 관계를 위해 식사를 함께 나눈다. 공원 안 수밭 마을에는 식당과 카페가 자리 잡으면서 핫한 맛집 거리가 형성되었다. 사랑을 키운다는 뜻을 담은 ‘사랑의 길’에서 프러포즈하고 맛집 거리에서 식사하면 자연스레 혼사 날짜가 잡힐 것이다. 대구 달서구는 이곳에 결혼을 테마로 한 공간을 조성했다. 사랑을 키운다는 뜻을 담은 ‘사랑의 길’과 프러포즈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했다. 작은 결혼식 및 거리 공연이 가능한 이벤트 광장도 있다. 3년 전부터 여기서 해마다 지역 내 처녀·총각 짝지어주기 행사를 진행해왔다.

사랑의 길 프로포즈하는 조형물. 박형수 기자
사랑의 길 프로포즈하는 조형물. 박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