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00) 아직 늦지 않았다
[원더풀 시니어] (100) 아직 늦지 않았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04.19 10:0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3세에 돌아가신 한국 호서대학교 설립자 강석규 박사의 회고담이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로 당당히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1/3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가 무슨 일이든지 늦었다고 생각하고 시작할 때가 가장 빠른 때란 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시작의 문제이지 늦은 때란 없다.

김형석 박사는 ‘100년을 살아보니’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60~75세까지라고 했다. 왜냐하면 60이 되어야 비로소 철이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철이 든다는 것은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 나이다. 이 나이가 되면 남도 나를 믿어 주는 때이니, 바로 철이 드는 나이란 것이다. 그래서 철들고 15년 정도가 인생의 황금기인데 스스로 노력하면 90까지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을 3단계로 나누어서 1단계는 30까지 교육받는 시기, 2단계는 30~60까지 일하는 시기, 3단계인 60~90까지는 사회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제2의 인생을 사는 시기라고 했다. 그런데 60이 넘으면 내가 나를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50~60쯤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지만 사고력은 올라간다고도 했다. 또한 60이 넘어서면 꼭 필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 공부를 해야 하고, 둘째로 일을 해야 하는데, 과거에 못 했던 취미활동을 하면 더욱 좋다는 것이다.

생각 없이 살면 시간은 그냥 흘러가 버린다. 노후에 일이 없는 사람이 가장 불행한 사람이다. 먼저 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게 되면 수입이 끝나면 일도 끝나지만, 남을 위해 보람된 일을 하게 되면 일은 자꾸 생기기 마련이다. 노년이 되면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기 위해 일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노년기의 일은 무거운 짐을 진 젊은 시절 가장으로서의 임무수행을 위한 돈벌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 자체가 일이다. 잘 노는 것도 일이요, 평생을 통해 익힌 재능 기부로 남을 위한 봉사활동은 더욱 멋진 일이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후회하거나 자책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지나간 일은 결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는 날까지 후회하지 않으려면 포기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가장 잘사는 방법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