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과 지성 창작 아카데미' "중단 없는 전진!"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과 지성 창작 아카데미' "중단 없는 전진!"
  • 최종식 기자
  • 승인 2021.04.16 17:0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장호병 강의
제30기 아카데미 과정 대면 교육 개강
심화 과정, 대면, 비대면 교육 병행 개강
제 30기 아카데미 과정 개강 수강생 모습. 최종식 기자
'수필과 지성 창작 아카데미' 제30기 개강식 모습. 최종식 기자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현상은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모든 사회교육이 아예 폐지되거나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되었다. 대구 시내 각종 평생교육 기관에 설치된 수필 교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문을 닫아서 수필을 배우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들이 열망은 있으나 수필 교실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중단 없이 수필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어 나가는 수필 교실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과 지성 창작 아카데미’ 지도교수인 전,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장호병 작가(69세)이다. 그가 근무하는 남산동 소재 북랜드에서 만났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강의가 위축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배우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분들이 계시는 한 우리 수필 교실은 계속할 겁니다. 철저한 방역으로 계획대로 잘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필 교육을 위한 장 교수의 의지는 확고하다. 이어서 수필 교실 운영의 실태에 대해 물었다. 특유의 온화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질문에 대답해 주는 모습에서 한국 수필을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작가의 면모를 읽을 수 있었다.

‘수필과 지성’은 크게 두 분야로 운영된다. 수필의 입문 과정인 아카데미 과정과 이 과정을 마친 예비 작가들과 등단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화 과정이다. 아카데미는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 건물 1402호)에서 매년 6개월 과정으로 3월과 9월에 개강 하고 2월과 8월에 수료식을 갖는다. 심화 과정은 북랜드에서 줌(zoom)을 사용하여 대면과 비대면 2가지를 병행하여 교육이 이루어진다.

지난 3월 11일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지정 강의실에서 제30기 개강식을 가졌다.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실시하였으며 수강생 15명과 지도교수, 아카데미 운영위원장, 수필과 지성 문학회장 그리고 운영 간사, 선배 기수 회장단 등 소수 정예 인원만 참가시켰다. 팬데믹 전만 하더라도 선배 기수에서 100여 명이 참가하여 문전성시를 이룬 것과 비교하면 조촐하기 짝이 없었다. 매주 목요일 저녁 6시부터 9시 반까지 대면 교육으로 강행군하지만 수강생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진지하다.

먼저 30분간 교수님의 수필에 관한 주제 강의가 이루어진 후, 각자 과제로 직접 써서 온 수필을 발표하고 동료들로부터 합평을 받는다. 최종적으로 교수님과 팀별 배당 선배 작가에게 일대일 지도를 받는다. 수강생들의 연령은 50대에서 70대까지 시니어들이다. 코로나 19 이후 마스크를 끼고 6개월을 수업 받다 보니 수료 때에도 서로 얼굴을 잘 모른다고 하니 팬데믹으로 인한 기이한 현상이다.

심화 과정도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중단 없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역시 매년 3월과 9월에 개강을 하고 2월과 8월에 종강이다. 심화 과정은 기본 과정인 아카데미를 이수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비 등단 예비 작가와 등단 작가들이 대상이다. 자신의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자진해서 등록을 많이 하고 있다. 금년 전 학기에는 40여 명의 작가가 등록하여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각각 7시부터 9시 반까지 교육이 이루어진다. 올해부터는 시작 전에 명화, 세계적인 음악에 관한 연주회 등 일반 교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20분 간 시청하기로 했다.

줌으로 인한 화상 교육이지만 역시 아카데미 과정과 같은 과정이 이루어진다. 서로 간의 합평을 위해서는 사전에 카페에 올려둔 동료들의 작품을 자세히 읽고 내용을 분석해 와야 한다. 그 결과 수강생들의 필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전년도에 이어 여든이 넘은 고령자가 4명이나 수강 중이고, 최고령자는 올해 89세다. 심화 과정은 이제 시니어들의 평생교육 기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남녀별, 연령별 구분이 없고 직업에 구분이 없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함으로써 부담감이 없고 더 친밀하게 참여하여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줌(zoom)을 활용한 대면, 비대면 심화 과정 운영 모습. 최종식 기자
줌(zoom)을 활용한 대면, 비대면 심화 과정 운영 모습. 최종식 기자

수강생인 이정숙(52세, 상업)씨는 교수님의 강의가 수준이 높고 일대일로 너무 잘 이루어져 마치 족집게 과외를 받는 것과 같고 수업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자랑한다. 또 다른 등단 작가인 이재영(85세, 전직 교원)옹은 퇴직 후 20년을 글쓰기, 서예에 매진하여 수많은 수상을 한 바 있으나 앞으로 10년 계획으로 동시에도 도전하겠다고 노익장을 자랑한다. 본 아카데미를 거쳐 간 작가들 중에는 경향 각지에서 한국 수필을 이끌어가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수필과 지성 창작아카데미’는 명실 공히 향토 대구의 대표적인 수필가 배출의 산실이 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폐쇄적이고 위축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이 필요하다. 젊은 시절, 생업에 열중한 나머지 작가의 꿈을 놓쳐버린 시니어들에게 더없는 기회이다. 수필에 관심을 둔 분들이 본 수필 교실에 많이 참가해 주시면 좋겠다고 ‘수필과 지성 아카데미’ 장호병 지도교수는 말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