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내방가사 문학회 '라일락 뜨락 콘서트'
영남 내방가사 문학회 '라일락 뜨락 콘서트'
  • 방종현 기자
  • 승인 2021.04.09 1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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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생가터서 내방가사 발표회 및 화전놀이 시연회

 

영남 내방 가사회 권숙희 회장 낭독  방종현 기자
영남 내방가사 문학회 권숙희 회장의 낭독. 방종현 기자

영남 내방가사 문학회(회장 권숙희)는 지난 6일 이상화 생가터 ‘라일락 카페’(대표 권도훈)에서 내방가사 읽기와 화전놀이 시연회를 했다. 사회는 새암 조영애 회원이 맡았다. 이날 장소를 제공한 권도훈 대표는 인사말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라일락 뜨락 콘서트를 마련했다"면서 "오늘은 내방가사 문학의 화전놀이 시연회를 갖는다"고 했다.

이곳은 이상화 시인의 생가터로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詩로 저항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구상한 산실이다. 특히  이상화와 그의 형 이상정 장군. 이상백, 이상오 4형제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카페와 문화 공간으로 개조하여 대구 문화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화전 놀이가 열린 라일락 카페
화전놀이가 열린 라일락 카페. 방종현 기자

내방가사란 조선 시대 양반가의 부녀자들이 짓거나 읊던 가사로 주로 두루마리 형태로 한글로 필사한 것이다. 시집살이 어려움을 토로한 글. 시집가는 여아에게 갖추어야 할 규범. 사돈에 보내는 편지글 등 다양하다.

이날 식전행사로 김화자씨의 화전놀이에 사용할 솥뚜껑을 엎어놓고 무우로 기름을 두르는 시연이 있었다. 여는 글로 청곡 김동기씨가 불 꺼진 신혼 방 첫날밤에 차려진 주안상을 더듬거리며 찾는 내용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더듬상 이야기’로 시작하여 웃음보가 터졌다. 가화 이만식씨의 청송 '안덕 화전가', 목화 김화자씨의 자작시 '윷놀이 이야기', 남헌 조명자씨가 '동산 화전가'를 불렀다. 소현당 최정숙씨는 '며느리에게 주는 편지'를 읽으며 감정에 몰입되어서 울음을 참느라 낭독이 잠시 중지되어 관중이 박수로 격려했다. 현대 가사로 지원 이홍자. 문경 김숙희 두 분의 윤송으로 ‘대구 찬가’가 낭독되었다. 혜완 장향규씨의 ‘라일락 뜨락의 봄날’ 자작시 낭독에 이어 권숙희 회장의 자작 내방가사 ‘꿀밤떡’이 소개되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은원당 박송애씨가 이상화 작시 ‘대구 행진곡’을 불러 의미를 더했다. 김윤숙 시인은 맏언니가 자작한 사돈에게 보내는 ‘예장지(禮狀紙)’를 정영숙 낭송가는 이기철 시인의 ‘나는 생이라는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를 낭송하여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서 김인숙 시인이 낭랑한 목소리로  ‘녹양가’를 시조창으로 불러 라일락 카페에 감성이 충만했다.

영남 내방가사회 회원     방종현 기자
내방가사 낭독과 화전놀이에 참가한 회원들. 방종현 기자

이날 초청 인사로 참석한 대구 문인협회 방종현 부회장은 격려사에서 "국학진흥원과 안동시에서는 내방가사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추진 중인 줄 알고 있다"며 "세계 유일의 여성 집단 문학으로 내방가사는 이제는 젊은 층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시간의 시연 및 낭독회가 끝나고 이날 만든 음식으로 화전놀이 뒤풀이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