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97) 공정과 불공정
[원더풀 시니어] (97) 공정과 불공정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04.02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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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새 시대에 직면하여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를 개교하기로 하였다. 교육 과정으로 수영, 달리기, 오르기, 날기의 4개 교과목을 정하고 학사행정의 편리와 함께 공정한 교육을 위해 모든 동물들이 정해진 교과목을 이수토록 했다. 수영에 자신이 있는 오리는 달리기와 날기 연습을 하다가 물갈퀴가 찢어지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고, 오르기를 잘하는 다람쥐는 날기에서 크게 좌절하였다. 또한 달리기를 잘하는 토끼는 수영 연습으로 신경쇠약에 걸렸고, 문제아인 독수리는 오르기를 자기방식대로 안한다고 트집을 부렸다. 두더지는 굴 파기를 왜 교육과정에 넣지 않느냐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졸업식에서 과목 낙제가 없는 이상하게생긴 뱀장어가 대표 수상을 하게 된다.이 이야기는 교육자 리브스 박사의 ‘동물학교’ 우화이다.

중앙일보 기자 백성호의 ‘현문우답’에서 격동의 한국현대사 100년을 몸소 살아본 노년세대의 롤 모델인 101세 김형석 박사에게 “현대사회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합니까?”에 대한 대화 내용을 소개한다. 김 박사는 우리사회가 지금까지 권력사회로부터 법치사회로의 성숙기를 거쳐 왔으며 제대로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선진국가로 가려면, 이제 도덕과 윤리로 굴러가는 질서 사회로 가야한다고 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법치사회에서 다시 권력사회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허기야 사람은 권력을 잡으면 뭐든 힘으로 하려는 본능이 있다. 법과 질서를 연결하려고 애써야 하는데, 법과 권력을 연결하려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정권을 위한 정치를 하면 권력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국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정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해결 방법은 정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 즉 질서사회로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 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법이 어느 특정인이나 단체에게만 유리한 것이라면 잘못되었고, 또한 아무리 공평한 법이라도 이를 악용한다면 안 될 것이다.

사회엔 강자와 약자가 있기 마련이다. 강자 중심의 사회가 권력사회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LH 토지 주택공사라든가 어느 회사 임직원의 주식 투자, 경기도 일대의 농지법 위반 사례 등 공직자의 부동산투기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공정하지 못한 방법이라도 좀 더 쉬운 길로 많이 갖고 싶은 끝없는 욕심에서 차명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공정이 판을 치는 모습이다. 어차피 한 두 달만 지나면 대중들 머리에서 사라지기 마련이라는 배짱인가? 기초의원에서부터 전 공무원 대상 부동산 투기의혹 전수 조사에, 더 나아가 국정조사니 특검이니 세상이 어수선하다. 법치와 공정이 위에서부터 무너지면 정보를 쥔 공직자는 유혹에 빠지게 되고, 공직기강 붕괴라는 불평등 불공정 불의가 판을 치는 ‘내로남불’의 세상이 된다. 아무리 잘된 법이라도 만인에게 공평할 수 없고 악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권력과 법보다 먼저 도덕과 양심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서울과 부산의 자치단체장 선거로 서로 상대방 헐뜯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중증치매’ ‘쓰레기’등의 막말이 오가는 난장판을 보며 국민은 피로하다. 도덕과 윤리로 굴러가는 희망의 세상을 기대하면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4년 전의 대통령 취임사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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