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천사대교를 지나서 퍼플교를 만나다
[우리 산하] 천사대교를 지나서 퍼플교를 만나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4.01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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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좌•반월•박지도는 보랏빛 세상이다
보랏빛 세상 박지도, 반월도에는 퍼플교가 있다. 이승호 기자
보랏빛 세상 박지도, 반월도에는 퍼플교가 있다. 이승호 기자

 

신안 천사대교를 지나서
보랏빛 다리(purple 橋) 만나다

○보랏빛(purple, 자색:紫色)
보라빛 엽서에 실려온
향기는 당신의 눈물인가
이별의 마음인가
한숨속에 묻힌 사연 지워보려해도
떠나버린 당신 마음
붙잡을 수 없네
오늘도 가버린 당신의
생각엔 눈물로 써내려간
얼룩진 일기장엔..

요즈음 트롯트가 대세인 가운데 설운도의
노래를 임영웅이 불러서 더욱 인기가 있는
'보랏빛 엽서'의 가사 일부분이다.
이 노래도 인기가 있지만, 보랏빛으로 수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 그곳은 전라남도 무안군에 있는 안좌도, 반월도, 박지도에 있는 보랏빛 다리 퍼플교이다.
따스한 봄날 태풍급 바람이 부는 날 찾았다. 천사대교 개통 후 여러번 이 코스를 갔었지만, 그때는 보랏빛으로 채색되기 전이 었다.
그때는 가을이었다.
이른 봄은 그때와 또 다른 느낌이다. 목포에서 신안군청이 있는 압해도를 지나서 천사 같이
들뜬 기분으로 천사대교를 만났다.
압해도를 지나 가는 길가 밭에는 포도나무를
낮게 무릎 높이 정도로 다듬어 옆으로 길게
이어 놓은 듯한 모습의 작물이 많이 보인다.
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이다.
궁금해서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무화과 나무라고 한다. 어떻게 저런 모양으로  가꾸었을까.
정성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천사대교를 촬영하기 위해 조성물이 있는
입구의 좁은 주차장에 주차했다.
동백꽃은 예쁘게 피었지만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사진 찍기도 쉽지 않다.
천사대교를 건너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될 만큼 세차게 바람이 분다.

섬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해준 천사 같은 천사대교. 이승호 기자
섬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해준 천사 같은 천사대교. 이승호 기자

 

○섬주민들의 천사인  천사대교
천사대교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국도 제2호선의 교량으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도교이다. 국내 최초로 사장교와 현수교를 동시에 배치한 교량이며 총연장은 10.8㎞, 2019년 4월 4일 개통했다.
교량은 평평하지 않고 파도 처럼 올라 갔다 내려 갔다 올라가도록 만든 천사대교를 지나면 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4개 섬이 모두 연도교로 이어져 차량으로 둘려 볼 수 있다.
모든 교량은 통행료가 없다.
앞으로 차량으로 암태도에서 추포도를 지나 비금도→도초도→하이도→하태도→
상태도까지 갈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한다.
기대가 된다. 그때 다시 올것을 기약해 본다.

퍼플교 가는 길에는 암태도 소작인 항쟁기념탑을 지나간다. 이승호 기자
퍼플교 가는 길에는 암태도 소작인 항쟁기념탑을 지나간다. 이승호 기자

 

○암태도 소작인 항쟁기념탑
대구에서는 멀고 먼 곳,
4시간을 쉼 없이 달려서 도착한
천사대교를 지나면 신안군 암태도(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섬은 농경지는 거의 없고 바위와 바위 위에 앉은 새들이 연상되어 섬도(島=山+鳥) 자로 표기한다. 그렇지만 암태도는 섬에서는 많지 않은 농경지 중 논이 많아서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우리나라 최초 '소작쟁의'가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 8월부터 1924년 8월까지 소작인들은 고율의 소작료 인하운동으로 불납운동을 전개했다.
일제 침략의 근간을 이루는 대지주의 과도한 소작료 인상을 거부함으로써 반봉건, 반외세적 경제 제도를  타파하고자 하는 정치투쟁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많은 농민들이 구속되고 희생되었지만, 좋은 결실을 이루는 성과를 얻었다. 이를 위해 섬 주민들은 그 당시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암태도 소작인 항쟁기념탑을 세웠다. 이 탑은 면소재지 한켠에 외로이 서 있다. 의미있는 곳이므로 암태도 여행 시 가보길 권한다.

퍼플교는 암태도 에로스서각박물관에서 약30분 거리에 있다. 이승호 기자
퍼플교는 암태도 에로스서각박물관에서 약30분 거리에 있다. 이승호 기자

 

○에로스 서각박물관
이 기념탑 가까이에는
'에로스 서각박물관'이 있다.
옛 암태초등학교이다. 크고 작은 4동의 건물중
앞쪽 건물에는 서각작품, 뒷쪽 건물에는 에로 서각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서각 작품 한 점 한 점에는 많은 시간과 정열로 섬세하고 화려한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경의롭고 놀랍다. 다소 생소한 용어이기도 한 서각(書刻)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용어는 나무판자에 글씨를 조각한 것을 말한다. 세계 최초의 목판인 무구정광대다라나경이 서각이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서각에 현대적인 색감과 조형미를 더한 것이 현대서각이다. 이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 대부분이 이에 해당된다. 천사대교 개통 당시에는 하루 관람객이 천명 미만이었으나 근래에는 여행객이 많이 늘었으며 주말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온다고 한다.
암태도의 인기 관광지다.
입장료는 성인 5천원이며 정비는 되어 있지 않지만 대형주차장도 있다.

퍼플교는 자색 옷, 모자, 가방, 우산을 착용시 입장료가 무료이다. 이승호 기자
퍼플교는 자색 옷, 모자, 가방, 우산을 착용시 입장료가 무료이다. 이승호 기자

 

○안좌,반월,박지도를 이어주는 퍼플교(puple 橋)
보랏빛 다리 퍼플교는 천사대교에서 약 24km 지점, 안좌도 남쪽 끝에 있다. 나무로 만든 인도교인 퍼플교는 안좌도 단도에서 380m의 문브릿지를 지나면 반월도이다.
여기서 해안산책로를 지나서 915m 거리에 박지도,  박지도에서 안좌도 두리마을까지 547m이다.  반월형태의 전체 다리 길이는 1.84km이며 도보로 약1시간 소요된다.
주차료는 없으나 입장료는 있다. 성인 3천원이다. 천사대교 개통 후 여기를 몇번 왔으나 그때는 버플교가 보라색이 아니었고 입장료도 없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그때는 준비 중이었다.
3천원을 지불하고 문브릿지로 입장해서 반월도에 갔다. 나중에 알았는 특이한 사항은 보라색 옷, 모자, 우산, 가방을 착용 시 입장료가 무료란 사실이다. 보라색 우산을 2천원에 대여해 주는 샾도 있었다. 좀 억울했지만 참 기발한 발상이다. 버플교 주위는 온통 보랏빛이다. 다리, 지붕, 전통차, 도로, 쓰레기통은 물론 심지어 밭은 덮은 비닐도 보랏빛이다. 여기는 별천지 보랏빛 세상이다. 특색있는 관광지이다.
반월도에는 섬일주 전동차(010-8989-7019)와 자전거도 대여해 준다.
이를 이용해서 둘려보는 방법도 있다.

많은 종류의 해산물 요리는 나오는 뻘 낙지 요리전문집. 이승호 기자
많은 종류의 해산물 요리는 나오는 뻘 낙지 요리전문집. 이승호 기자

 

tip:
•뻘낙지 요리전문점 '섬마을회정식' (061 261-9788) 식당은 천사대교 다리 밑에 있다. 천사대교 입구에서 우측 길  끝에 '섬 뻘낙지 음식특화거리'가 있다. 여기에 있는 섬마을 식당은 다양한 요리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다. 해산물로 만든 모든 종류의 요리는 다 나온는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맛깔나고 푸짐한 황제 밥상을 받은 기분이다.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 가장 큰 감동을 받은 요리였다. 섬마을회정식(기본 2인분 부터)
1인분 3만원이다.
•자은도에는 '무한의 다리',
'1004 뮤지엄파크'가 있다.
•김환기 화백의 고택은 안좌도에 있다.

지붕도 전동차도 쓰레기통, 밭에 비닐도 보랏빛이다. 이승호 기자
지붕도 전동차도 쓰레기통, 밭에 비닐도 보랏빛이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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