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은 도대체 어디에?
내 짝은 도대체 어디에?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1.03.31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거품이 일고 파문은 길게 퍼져 나가고
가히 무릉도원의 절경이라 할 수 있어
짝을 찾아 다니는 잉어 무리들. 이원선 기자
짝을 찾아 쫓아다니는 잉어 무리들이 애처롭다. 이원선 기자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에 있는 반곡지 서편 가장자리 쪽, 수초군락지에 새벽 여명과 더불어 소란스럽다. ‘첨벙첨벙’ 잉어무리들이 몰려들어 장난을 치듯 물장구를 친다. 1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잉어들이다 보니 그 기세가 만만찮다. 물거품이 일고 파문은 길게 퍼져 나간다. 단순한 장난질로만으는 보이지 않는다. 심상치않다.

잉어의 산란 시기는 대략 4월에서 6월까지다. 5년 정도 묵은 잉어가 한꺼번에 낳는 알의 양은 대충 잡아 20여만 개에서 50여만 개 정도다. 자연 상태에서는 약 10여만 개에서 20여만 개가 정도가 부화에 성공한다고 한다. 그들은 현재 산란 중이다. 수컷이 암컷을 찾아 이리저리 헤엄치는 중이다. 지난 겨울이 따뜻하다 보니 산란 시기가 다소 앞당겨진 것이다.

반곡지는 지금 낚시 금지구역이다. 잉어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위협적인 천적이 사라진 것이다. 천적이 없는 곳에서 잉어의 몸부림이 힘차다. 반곡지를 찾아 몰려든 탐방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여명 속의 복숭아 꽃과 물안개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이원선 기자
여명 속에 복숭아 꽃과 물안개가 어울어져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이원선 기자

사시사철이 아름다운 반곡지지만 특히 봄철이 더 아름답다. 못둑으로 늘어선 왕버들에서 파릇파릇 연록색의 새순이 돋는다. 맞은편 복숭아밭으로는 여인들의 뺨처럼 불그스레한 복숭아 꽃이 흐드러져 못을 묽게 물들인다. 게다가 새벽이면 명경같이 매끄러운 못 위로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가히 무릉도원의 절경이라 할 수 있다.

크지 않은 못이지만 아름다움만은 어느 못 못지않다. 못 가득히 태양이 잠겼지만 짝을 찾는 잉어들의 분주한 몸놀림은 여전하여 첨벙거린다. 봄을 맞아 생명 탄생의 소리가 물속에서 요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