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시니어의 서혜부 탈장
[건강칼럼] 시니어의 서혜부 탈장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3.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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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서혜부 탈장으로 저희를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또 그 대부분은 60~70대 남성분들입니다. 무거운 것을 많이 드시느냐? 복부 운동을 심하게 하셨느냐? 오래 서서 작업을 하시느냐? 여쭈어도 딱히 원인이 될 만한 행동들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긴 코로나19로 인한 운동부족으로 인한 복벽 근육 약화가 온 것일까요? 운동부족으로 인한 노인성 변비로 인해 복압이 증가하여서 일까요?

서혜부 탈장은 하복부와 다리 사이의 사타구니에 복벽 근육의 약화가 원인이 되어 복강 밖으로 장기가 빠져나오는 상태입니다. 서혜부 탈장은 팬티라인 아래 좌우측 하복부에서 음낭 방향으로 볼록한 혹의 형태로 주로 튀어나오는데 오래 서 있거나 힘을 주면 잘 튀어나오고 누워서 잠을 자듯 힘을 빼고 있으면 혹이 다시 들어가는 양상을 보입니다. 심한 경우 고환까지 탈출된 장이 내려오고 크기도 주먹만 하게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혹의 안쪽에는 복강과의 연결 통로인 탈장 개구부가 있고 그 작은 구멍으로 장이 빠져나와 얇은 복막이 마치 부풀어진 풍선껌마냥 탈장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작은 개구부를 통해 탈장낭으로 많은 양의 장이 빠져 나와 꽉 끼이게 되면 음식물이 통과하지 못하여 장폐색과 같은 상태가 되어 장이 꼬이는 듯한 통증이 생기게 됩니다. 게다가 끼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액공급이 원활해지지 못하여 허혈성 장괴사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합병증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오래도록 탈장이 된 상태로 두지 마시고 다시 제자리로 밀어 넣는 정복술을 수시로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탈장 부위를 압박해주는 서혜부 탈장 전용 복대를 착용하여 심각한 합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복술이나 복대 압박법은 심각한 합병증을 막는 임시방편 일 뿐이고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 유일합니다.

수술은 피부 절개 후 근육층 아래에 위치한 탈장낭을 제거하고 탈장개구부 폐쇄 후 인공조직을 사용해 복벽을 보강하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간혹 인공조직에 대한 심한 알러지 반응이나 감염으로 인해 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최근 인공조직 대신 데사르다(Desarda) 수술법이라는 자가 근막을 이용한 복벽 강화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인공조직을 이용한 복벽 강화 술식이 제일 재발율도 낮고 또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술식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도 많이 하는데 복강내에서 개구부를 인공조직으로 막는 방법, 근육과 복막 사이층에서 인공조직을 이용해 개구부를 막는 방법으로서, 흉터가 작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른 장점으로 인해 많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수술 직후 복벽에 힘이 들어가면 수술부위 파열 위험이 있으므로 2, 3일은 안정하는게 좋고. 일주일간은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과 같은 배에 힘이 들어가는 행동을 삼가 해야 합니다. 수술 후 일주일부터는 천천히 행동의 강도를 높혀 약 보름이 되면 수술 전과 같은 강도의 운동이나 노동에도 무리가 없게 됩니다.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것들을 교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주의해서 살살 들고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갈 상황을 피하십시오. 적당한 복부 근육 운동으로 복벽을 튼튼하게 해주세요. 변비와 같은 복압이 증가할 만 한 질환들은 교정해주세요.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기침이 잦은 경우도 기저 질환을 열심히 치료해 주세요.

서혜부 탈장의 적절한 치료와 예방으로 건강한 인생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한길수

외과 전문의ㆍ서부연합외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