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기계이앙 중묘 못자리에서, 어린모 못자리로
[꽃 피어날 추억] 기계이앙 중묘 못자리에서, 어린모 못자리로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1.03.3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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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기계이앙 중묘 못자리에서 출발하여, 91년에는 기계이앙 어린모 못자리로 진화하다
기계이앙 중묘 못자리 설치 연시
기계이앙 중묘 못자리 설치 연시대회를 열고있다. 유병길 기자

 

경북 상주지역에서 기계이앙 못자리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79년이었다. 대구 경북에서 79년에 몇개 시군에서 시작하였고, 80년에 전 시군에 보급되었다. 기계이앙 재배 시범단지를 선정하였다. 처음 공급된 일제 이앙기는 운전자가 뒤에서 조정하며 따라갔다. 농진청에서 교육을 받은 농촌지도사가 단지 회원과 농업인들 교육을 하였다. 힘든 손 모내기를 쉽게 기계로 모를 심는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기계이앙 못자리를 설치하려면 300평당 육묘용 플라스틱 상자 30개(세로 60cm 가로 30cm 깊이 3cm이고 바닥에는 둥근 구멍이 뚫려 있어 배수와 뿌리가 내려감). 상자에 넣을 흙(상토) 100kg, 적정산도(PH) 4.5~5.5로 교정하려면 유황가루(80g), 입고병 예방약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할 수 있을까 모두가 걱정을 하였다.

깨끗한 산 흙을 채취하여 산도 검정을 하여 적정산도 아니면 산도교정을 하였다. 1을 낮추는데 파종 1개월 전에 흙 100kg에 유황가루 80g를 혼합 보관하였다.

볍씨는 소금물(신선한 달걀을 넣어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달걀이 떠오를 정도)에 넣어 뜨는 벼는 건져 냈다. 가라앉은 충실한 종자를 씻어 종자 소독 후 맑은 물에 일주일 정도 담근 후 파종 예정 일자 3일 전에 건졌다. 가마니, 자루에 담아 방 온도를 32℃로 맞추어 2일 만에 0.1mm 정도 싹을 틔웠다. 전 회원과 인근 주민이 참석하여 못자리 설치 연시회를 하였다. 전회원이 파종을 시작하였다. 이앙 상자에 흙을 넣고 칼로 고른 후 다찌가렌 액제를 희석한 물을 상자 밑구멍으로 흘러나오도록 충분하게 뿌렸다. 볍씨가 포개지지 않도록 상자당 130g정도를 뿌리고, 흙을 덮은 후 칼로 흙을 미는 작업을 손으로 하였다. 나중에는 수동식 파종기가 나왔고, 몇년 후에는 자동화되어 상자가 벨트를 타고 들어가면 흙이 들어가고 물이 뿌려지고 종자가 뿌려지고 흙이 덮인 상자가 나왔다. 상자를 받아 물을 적신 신문지를 덮었다.

파종기에서 상자에 흙을 넣고 물을 뿌리고 볍씨를 파종하고 흙을 덮는다.
파종기에서 상자에 흙을 넣고 물을 뿌리고 볍씨를 파종하고 흙을 덮고있다. 유병길 기자

 

따뜻한 방에 받침목을 놓고 상자를 10~15단 높이로 쌓고 헌 비닐과 거적을 덮었다. 32℃  온도에서 2~3일간 싹을 틔우면 싹의 길이가 1.5cm 정도가 되었다. 어린싹이 상자를 들어 올리는 힘, 생명력은 대단하였다. 힘이 얼마나 센지 밑에서 위 상자까지 일정 간격으로 모두 들어 올렸다.

묘판에 싹이난 상자를 놓고 골주를 꼽고 비닐을 덮는다.
묘판에 싹이난 상자를 놓고 골주를 꼽고 비닐을 덮는다. 유별길 기자

 

보온절충못자리 같이 만들어 놓은 묘판에 싹이 난 상자를 놓고 골 주를 꼽았다. 비닐을 팽팽하게 당겨 덮고 고랑의 흙으로 비닐을 눌렀다. 고랑에 묘판 높이만큼 물을 넣으면 상자 못자리도 완성되었다. 인근 농업인들이 “저래서 모가 크겠나?” "올해 농사 망치겠다." 등 말이 많았다.모가 자라고 5월 상순 기온이 15℃ 이상 올라가면 고온 피해를 받지 않도록 환기를 시켰다.

일찍 파종한 못자리가 야간 저온시 뿌리가 저온 장애를 받으면 물을 흡수하는 양은 적었다. 잎에서 증발하는 양이 많아 수분부족으로 묘 잎이 바늘같이 말리는 증상, 즉 뜸묘 피해를 많이 받았다. 약을 살포하여도 효과가 없어 상자 위에 물을 올려주었고, 너무 일찍 파종하지 않게 하였다. 산파 상자에 이어 조파(줄뿌림) 상자도 보급되었다. 80년대 후반에는 비닐하우스가 보급되면서 싹틔우기 싹 키우기도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였고, 90년대 이후 2모작 못자리는 싹키우기를 생략하고 바로 못자리에 놓고 골주를 꼽고 비닐을 덮었다.

기계 모내기를 기다리는 상자 못자리
기계 모내기를 기다리는 상자 못자리.유병길 기자

 

파종 후 30일경에 모내기를 할 수 있는 기계화 영농의 시작이었다. 첫해에 성공하였다. 눈으로 보기에는 손 모내기와 수량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회원들은 수량이 적게 날까 걱정을 하였다. 벼가 익었을 때 많은 농업인을 모시고 기계이앙 벼농사 종합평가회 하였다. 한 평씩 벼를 베어 수량 조사를 하였는데 차이가 없었다. 벼를 탈곡하고 나니 인근의 많은 사람들이 작년보다 수량이 적게 나지않았는가 궁금해 하였다. 회원 중에도 작년과 같이 났다는 사람과 적게 났다는 사람이 있었다.

80년 1월에는 농촌지도소 직원들이 마을회관에서 기계이앙 영농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수량이 적게 난다고 기피 하는 농업인도 있었다. 새로운 농업 기술을 보급하는 것은 어려웠다. 먼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려는 습성이 있었다. 2~3년 다른 사람들이 기계 이앙하는 것을 본 후 수량 차이가 없으니 이앙기를 구입하고 기계이앙을 하면서 면적이 확대되었다. 몇 년이 지나자 적정산도 교정을 하지 않고, 교육받은 대로 하지 않아 모 실패하는 농가도 늘어났었다. 80년도 후반에는 비닐 대신 부직포를 덮는 농가도 있었다. 어린모 기계이앙 못자리는 1991년도 처음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이때는 거의 모든 논의 모내기는 기계 모내기를하였다.

지금까지 기계 못자리는 중모로 30일 키워 모내기 하였다. 어린모 기계이앙 못자리는 8~10일로 육묘 노력과 관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재배기술이었다.기계이앙 못자리는 뿌리 매트(잔듸 장)가 형성되어야 모내기를 할 수 있다. 빠른 매트 형성을 위하여 상자 바닥에 비닐을 잘라 깔고 흙을 넣고 충분한 물을 뿌렸다. 싹틔운 종자를 상자당 200~220g 밀파하였다. 10~15단으로 쌓아 1.5cm 싹을 키워 비닐하우스 바닥이나 선반에 상자를 놓고 하루에 2~3회 물을 주며 묘를 키웠다. 물 논에 들어가지 않고 신발을 신고 못자리를 만들고 관리까지 할 수 있어 편리한 농법이었다. 모 키가 작아 경운기 트렉터 로터리 뒤에는 긴 통나무를 달고 다니면서 정지작업을 정밀하게 하였다.

어린모 상자를 선반에 놓아 물을 주며 모를 키운다
어린모 상자를 선반에 놓아 물을 주며 모를 키운다. 유병길 기자

 

어린모 키는 중묘 보다는 적지만 볍씨에 양분이 남아있었다. 모내기 후 모가 물속에 잠겨도 죽지 않고 싹이 물 위로 올라왔다. 냉해 등 기상재해 피해도 적어 활착이 좋았다. 어린모 기계이앙이 보급되면서 이앙기 위에 사람이 타고 운전하는 승용이앙기가 공급되었다.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고 많은 면적에 모내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논농사가 적은 농가는 못자리를 만들지 않고, 육묘공장에서 모를 사다가 모내기를 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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