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95) 내려놓으면 될 것을
[원더풀 시니어] (95) 내려놓으면 될 것을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03.22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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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스님을 찾아가서 물었다.

“스님, 저는 사는 게 너무 힘듭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스트레스로 인해 불행합니다. 제발 저에게 행복해지는 비결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스님은 “제가 지금 정원을 가꿔야 하거든요. 그동안에 이 가방을 좀 가지고 있으시오”라고 부탁을 한다.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다.

그는 행복의 비결을 말해주지 않고 가방을 들고 있으라는 부탁에 좀 당황했지만 정원 가꾸는 일이 급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분쯤 지나자 어깨가 아파온다. 하지만 스님은 도대체 일을 마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참다못해 그는 스님께 물었다.

“스님, 이 가방을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합니까?”

그제야 스님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 무거우면 내려놓지 뭐 하러 지금까지 들고 계십니까?”

그는 순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이 움켜잡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으면 되는 것이다.

내려놓으면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지는데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움켜쥐고 내려놓지 않으려고 해서 힘들고 어렵다는 깨달음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소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내려놓고 꼭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면서 자유롭게 살라는 의미이다.

한 남자가 시장바닥에 앉아서 얼굴이 충혈 된 채 눈물을 흘리며 매운 고추를 먹고 있다. 왜 그렇게 고통을 참으면서 계속 먹고 있느냐는 물음에 혹시 안 매운 고추가 있나 해서 그런다고 했다. 결국 안 매운 고추를 찾고자하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기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잔 브라흐마의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서도 삶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은 원래 자신의 욕망을 채우면서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어느 정도 만족하면 행복을 느껴야한다. 그런데 만족을 모르는 끝없는 탐욕은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가진 일종의 질병이라는 것이다.

최근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LH 토지 주택공사에서 비롯된 부동산투기, 주식투자 등 기초의원에서부터 전 공무원 대상 투기 의혹 전수조사로 세상이 매우 어수선하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욕망은 본능이요 삶의 동력이 된다지만 그래도 노년세대의 경우는 다르다. 몸도 마음도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간다. 짐을 가볍게 하자. 짐을 줄일수록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자신을 한번 돌아보면서 인생길에서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는 짐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살펴보자.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내려놓아서 몸을 가볍게 하자. 욕심과 욕망에 눈이 어두워지면 무거운 짐이 되어 자유를 잃게 되고 마음만 괴롭다. 노년의 행복은 마음의 평온에서부터 온다.

내려놓고 더 내려놓아서 여유롭고 행복한 노년이었으면 좋겠다.

툭툭 털어버리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자. 적은 것에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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