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한창욱 '오십을 처음 겪는 당신에게'
[장서 산책] 한창욱 '오십을 처음 겪는 당신에게'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03.22 1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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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나머지 절반은 '나'를 위해 살아라!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하는 새로운 인생 설계도!

지은이 한창욱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신문사 기자와 투자컨설팅 회사에서 전문위원으로 일했다. 40대 중반에 집필한 첫 작품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 곧바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면 좋겠냐고 묻는 딸에게', '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당신에게', '품격 있는 대화' 등을 출간하여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현재 50대라는 바다를 건너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이자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40대와 50대를 위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말하는 '50대를 처음 겪는 사람'은 회사에서 퇴직한 직장인을 가리킨다. 퇴직 전의 인생을 전반생, 퇴직 후의 인생을 후반생이라 구분하고 행복한 후반생을 살기 위한 마음 자세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1. 오십,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

전반생에서 우리는 위를 보며 살아왔다.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것을 열망했고, 현재보다 미래에 더 많은 시간과 정열을 투자했다. 물론 그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이다. 그러나 후반생에는 전반생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가지지 못한 것을 추구하며 살기보다는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재물이 지닌 위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후반생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삶에 대한 깨달음이요, 마음의 여유이기 때문이다.(36쪽)

후반생에서는 내 인생에 대한 평가를 타인에게 맡기지 말고, 내 스스로 내리자. 성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꼭 성공해야 행복한 인생은 아니지 않는가. "성공해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라는 말처럼 스스로 만족하면 되지 않겠는가. 몰론 사회 구성원인 이상 '사회적 인정'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도 가급적 신경 쓰지 않고 사는 것도 후반생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 중의 하나다.

과거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기에 여념이 없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타인의 삶에 신경 쓸 겨를이 없고, 미래를 꿈꾸며 사는 사람은 새로운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타인의 시선 따위는 이제 그만 무시해도 무방하다. 내 삶은 오로지 나의 것으로, 나만 만족할 수 있으면 된다.(27~28쪽)

2. 후반생, 오로지 나를 위해서만

후반생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허들처럼 곳곳에 세워져 있는 온갖 불행을 뛰어넘으며 앞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중 가장 큰 스트레스는 사별이다. 부모나 배우자, 자식, 친구와의 사별은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긴다. 거기에다 질병이나 갑작스러운 사고, 실직, 사업 실패, 믿었던 지인의 배신 등을 비롯해서 전반생에서는 겪어보지 못했던 온갖 불행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자칫 넘어져서 일어서지 못하면 그대로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73~74쪽)

신은 인간에게 불행을 주면서, 다양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 함께 주었다. 삶의 다양성을 십분 활용하면 어렵잖게 불행을 극복할 수 있다. 친구를 만나서 수다도 떨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여행도 가고, 운동도 하고, 취미 생활을 즐기다 보면 불행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또 다른 행복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후반생에 찾아오는 불행은 전반생보다 훨씬 위험하고 치명적이다. 그것은 즉, 불행을 딛고 일어설 수만 있다면 전반생보다 훨씬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불행 앞에 주저앉아 있지 마라! 충분히 슬퍼했으면 훌훌 털고 일어나라.(75쪽)

3. 가족, 삶의 출발점이자 종착점

퇴직하게 되면 남편은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반면 아내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동안 육아와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청춘을 다 바쳤는데, 후반생마저 남편의 뒷치다꺼리를 하며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황혼 이혼이 늘어가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랑이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바람직한 부부 관계는 마주 보며 살 때가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각자의 삶을 살 때 형성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1) 가사를 분담하라. 퇴직했다고 밖을 무작정 떠돌 것이 아니라 살림을 분담해야 한다. 아내가 힘들어 하거나 귀찮아 하는 일을 찾아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살림 분담이 이루어진다.

2)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계획을 공유하라. 미래를 함께 한다는 것은 모든 걸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인간은 현재 속에 미래를 반영해서 살아가기에 미래를 공유하다 보면,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이 강화된다.

3) 아내의 홀로서기를 지원하라. 아내에게 나의 행복 기차에 편승할 것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아내의 행복 기차가 스스로 달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한다. 평소에 배우고 싶었던 것이나 원하는 취미 활동 등을 지원해주고, 아내가 충분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라.(80~81쪽)

4. 일, 수입보다는 행복이 먼저

'무슨 일을 하며 후반생을 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이나 가치 있는 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의 숨은 재능이 무엇인지 모를 때는 어릴 적에 광적으로 좋아했던 것, 자신만만하게 보이는 것,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는 것 등에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후반생은 단조로운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목표를 제대로 정한 뒤 도전 정신만 잃지 않는다면, 활력 넘치고 재미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설령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라. 두드리다 보면 뜻밖의 곳에서 새로운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조지 엘리엇은 "당신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르는 무언가가 되기에 늦은 법은 없다."고 했다. 과감하게 꿈에 도전해 보라. 목숨은 하나뿐이지만 인생은 둘이고, 두 번째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한다면, 두려움 없이 도전해볼 만하지 않겠는가.(129~131쪽)

5. 삶의 질을 높이는 7가지 건강 원칙

1) 규칙적인 운동: 운동은 40대에 시작해도 빠른 것이 아니다. 기회를 놓쳤다면 늦어도 50대에는 반드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시기를 놓쳐 60대에 접어들면 근육 손실이 상당 부분 이뤄져서 운동 자체가 쉽지 않다.

2) 유익한 식습관: 평상시에 음식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서 차근차근 관련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 나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해서 나쁜 식습관은 버리고, 좋은 식습관을 길러야 한다.

3) 숙면하는 습관: 흔히들 나이 먹으면 잠이 줄어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실제로는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7시간 남짓 잔다. 그런데도 다수가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까닭은 약물이나 질환, 또는 생체리듬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4) 정기 검강검진: 정기 건강검진으로 유전병을 경계하고, 암과 같은 질병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고, 성인병은 피해 가거나 슬기롭게 다스려야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즐길 수 있다.

5) 절제의 미덕: 건강은 과신해서는 안 된다. 담배는 가급적 끊고, 술은 아예 끊거나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음식 또한 입에 맞거나 몸에 좋다고 해서 과식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6) 원만한 대인관계: 외로움은 심장병이나 심혈관 질환, 각종 염증성 질환, 암 등과 같은 유전 질환에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사별이나 분가 등으로 말미암아 외톨이가 되거나, 퇴직이나 이사 등의 사유로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더라도, 고립되지 않도록 새로운 만남을 이어나가야 한다. 가족이나 지인과 자주 소통하고, 새로운 이웃을 사귀고, 애완동물을 키우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취미활동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7) 긍정적인 마인드: 후반생에서는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긍정적 사고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각종 질환을 예방하므로, 장수의 비결이기도 하다.(174~177쪽)

6. 품격, 나이 들수록 더 빛나야 하는 것

나이를 먹으면 근육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뇌도 위축된다. 진보적인 사고를 지녔던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도 뇌의 위축과 연관이 있다. 뇌가 축소되면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길 거부한다. 대신 자신의 지식이나 신념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진다.

나이를 먹으면 감정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편도체 기능의 둔화로 부정적인 감정이 감소하면서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게 된다.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자기 조절 능력도 좋아져서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면 안 좋은 일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후반생에서는 대체적으로 전반생에서는 지나쳤던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마련이다. 불행하다고 느낄수록 사소한 일에도 감사해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순간, 거짓말처럼 불행의 크기가 줄어든다. 또, 감사하는 마음은 외로움조차도 이겨내며, 마법처럼 연이어 좋은 일들을 불러온다. 밀러는 "감사의 역량에 따라 행복의 크기가 결정된다"고 했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때 우리는 더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269~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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