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물〕 취임 100일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뉴스 인물〕 취임 100일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1.04.0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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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과 긴장된 생활의 연속
지방이전 공공기관 비상임 이사와 인사위원 위촉 추진
금융기관 자문계약 유치공약에 만전
이석화 회장이 취임 100일 인터부를 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이석화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구지방변호사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이석화(60·사법연수원 29기) 제55대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인 지난 1월 취임하여 대구변호사회가 도약할 수 있도록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대구변호사회장은 "어려워진 법률시장의 여건과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 속 변호사로서의 자존감이 나날이 저하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며, 변호사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본지는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구지역 변호사를 대표하는 회장으로 이 회장의 포부와 함께 대구지방변호사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은?

▶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힘든 터널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변호사업계도 장기불황으로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700여 명의 변호사 대표가 되어 기쁨도 크지만, 취임 후 100일은 유관기관 방문과 변호사회 내의 30여 개에 달하는 각종 위원회를 재구성하여 출범하느라 바쁜 일상이었습니다. 변호사회의 회장의 업무가 너무 바쁜 일정의 연속이라 미처 소감을 돌이켜볼 여유도 없었고, 어느 업무 하나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들이라 늘 긴장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지방변호사회의 역할과 기능, 회원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요?

▶대구지방변호사회는 변호사법에 의하여 1948년 설립된 법정단체입니다. 지난해 기준 회원수가 700 명이 넘습니다. 대구고등법원이 경상도 전역을 관할하다가 1985년 부산고등법원이 생겼습니다. 대구변호사회는 역사적 의미가 크고 그 위상도 대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구변호사회 회원 중에서 서일교, 서윤홍, 최재호, 배기원 등 네 분의 대법관이 나온 것만으로도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의 회원들은 변호사로서의 자긍심이 대단합니다. 회원들 개개인의 능력도 전국 최고 수준이고요. “우리는 대구변호사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해 대구변호사회 회장 출마 공약 중에서 먼저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비상임 이사와 인사위원 위촉추진에 대하여 설명을 부탁합니다.

▶5년 전부터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시작되면서 대구경북에 40여 개의 기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기관의 비상임 이사나 인사위원 등이 대부분 서울이나 외부 지역 인사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지역의 변호사, 회계사가 위촉된 사례는 극히 미미합니다. 이것은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취지와도 어긋나고, 업무의 효율성도 당연히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태 조사를 통하여 지역의 변호사가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금융기관의 자문계약 유치공약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시죠.

▶대구 지역 금융기관은 고액대출의 자문 계약을 대부분 수도권 변호사에게 의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출계약의 전속관할도 서울중앙법원으로 지정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경제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관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 법률시장이 잠식되고 고액 사건은 전부 타 지역으로 흘러가는 겁니다. 대구지방변호사회의 회장으로서, 대구경북 지역의 일은 우리 회원들이 맡아서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수도권의 변호사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고 긴밀한 자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저희 회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법원이 수성구 연호동으로 이전 얘기가 많습니다. 이전에 따른 회관용 부지 확보도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보는데요?

▶법원·검찰청이 이전하면 대구지방변호사회도 법원 부근으로 이전이 필요합니다. 변호사회의 공익적 지위를 고려하여 일본의 경우에는 아직도 법원 부지 내에 변호사회관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법원 내 변호사회관을 두었으나, 법원 청사가 협소해지면서 외부로 밀려난 상태입니다. 법원 및 검찰청이 이전하게 되면 함께 이전하여야 할 법조유관기관이 많습니다. 법조유관기관들이 입주할 수 있는 지구 지정이 절실합니다. 법원·검찰, 그리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조하여 변호사회의 부지 확보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역사관을 개관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역사관의 역할 등 소개해 주시지요?

▶대구지방변호사회는 역사가 깊습니다. 초창기 산증인이신 선배님들이 점차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구전되는 이야기나 소장하시던 귀한 자료들이 소실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존하고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직전 회장님이신 이춘희 변호사님께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여 역사관을 개관했습니다. 지금은 변호사회관 내에 작은 공간이지만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의지를 가지고 역사보존 사업을 지속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사진이나 서적, 각종 자료를 가지신 분은 대구지방변호사회로 연락을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구경북의 변호사가 700명을 넘어섰습니다.10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는데요? 아무래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때문이겠죠?

▶지난해 12월 현재 대구경북의 변호사가 700명을 넘어섰고, 2012년 로스쿨 출신 변호사 첫 등장 이후 지역 내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가 회원의 40%를 넘어섰습니다. 변호사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 비하여 법률시장의 규모는 늘지 않아서 많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제도적으로 정착된 로스쿨 체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 법률시장을 확대하려는 함께 노력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변호사는 계속해서 늘어나지만 일반인은 ‘변호사는 아직도 어려운 사람, 법률사무소는 되도록 가지 말아야할 곳‘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인 고민이 있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문턱을 좀 낮춰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법과 질서로 촘촘하게 엮여 있습니다. 변호사의 상담과 조언이 무척 필요한 사회가 된 것이지요. 변호사는 돈만 밝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새벽에도 달려와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상담만으로도 힘을 얻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고, 그러면서 해결해야 할 일에 대한 판단력도 생겨나는 것이지요. 질병도 예방이 중요하듯이, 일상의 문제들도 변호사와 자주 상담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은 인터넷법률상담,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법률상담 등 당직변호사제를 포함한 대국민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찾아보시면 무료 상담 받을 곳도 많습니다.

-대구지방변호사회는 법률상담 외에도 다양한 사회활동에 대해 소개를 해주시죠?

▶대외적으로 많은 공익적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선변호활동이 대표적인 공익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법원, 경찰서, 시청, 사회복지관 등에서 변호사들이 교대로 무료 법률상담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외계층 연탄나누기, 급식행사, 사회봉사금 전달 등의 봉사활동과 사회 복지시설이나 기관에 기부금 전달과 법률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변협 문화재’, ‘인권상 시상’ 등으로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원 개인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기 위하여 변호사 합창단, 산악회, 골프회, 시화전 등 동호회와 다양한 방면의 연구회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자신이 편해야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법관 평가, 연탄 나눔 및 성금 전달 등도 하고 있습니다.

이석화 회장이 업무를 협의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이석화 회장이 업무를 협의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회장님과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는 변호사회를 이끌어 가시는 부회장님은 어떤 분인가요?

▶제1부회장인 강윤구(58·연수원 21기) 변호사는 20년간 판사 생활로 행정에 능통한 분이고 현재 법관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원들과의 소통도 탁월해서 저의 든든한 아이디어 뱅크라 하겠습니다. 제2부회장인 김기수 변호사(55)는 대구지방변호사회 감사를 맡으셨고, 그 역량이 충분히 검증된 인재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 1기로서 선후배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 해낼 것입니다. 제가 회장 당선에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도 두 분의 부회장님 덕분이고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있습니다.

-법조인으로서의 좌우명은?

▶三人行, 必有我師焉擇其善者 而從之, 其不善者 而改之(삼인행, 필유아사언택기선자 이종지, 기불선자 이개지 - 세 사람이 길을 가더라도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골라서 따르고, 다른 사람의 나쁜 점으로는 제 자신을 바로잡으려고 늘 마음속에 새기고 있습니다.

-많은 수임 건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의뢰인의 사적인 비밀과도 연관되어 특정 사건을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형편이 어려운 구속피고인의 보석보증금을 대신 납부해준 일이나, 헌법재판소의 국선대리를 하면서 법령의 위헌결정을 받았던 일,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을 변호하기 위하여 의대생들이 보는 4천여 쪽의 내과교재를 읽었던 일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회장 이·취임식 및 2021년 예·결산총회. 대구지방변호사회 제공
회장 이·취임식 및 2021년 예·결산총회. 대구지방변호사회 제공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대구 출신으로 성광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3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9기)에 합격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 제1부회장,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대한변호사협회 선거관리위원 등을 맡고 있고 대구시의회 윤리위원회 위원, 경북개발공사 인사위원, 경북지방경찰청 개혁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회장은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 2012년에는 헌법재판소 모범국선대리인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임기를 마칠 때는 공약을 다 이룬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큰 획을 남기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