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황산대첩비와 동편제 탯자리
[우리 산하] 황산대첩비와 동편제 탯자리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3.04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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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때문에 눈내리는 황산대첩비와 동편제 탯자리를 찾았다

눈 때문에 황산대첩비와 
통편제 탯자리를 찾았다

평화롭게 보이는 황산대첩비터. 이승호 기자
평화롭게 보이는 황산대첩비터. 이승호 기자

 

순창 채계산 구름다리를 눈 때문에
못가서 2번째 도전해 보기로 했다. 
대구의 아침 날씨는 흐렸지만
눈은 오지 않는다. 광대고속도
함양을 지나자 눈이 내린다.
지리산휴게소를 가기도 전에 엄청나게 눈이 온다. 교통사고도 걱정되고 개인적으로 큰일을 목전에 두고 있어서 답사일행과 상의 후 일정을 황산대첩비지와 동편제 탯자리로 급히 변경했다.
여행은 하늘이 도와주어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글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휘각. 이승호 기자
글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휘각. 이승호 기자

 

○눈속에서도 당당한
 황산대첩비(荒山大捷碑)
남원시 운봉읍 화수리에 있다. 인월면에서 24번 국도로 운봉면 방면으로 10여 분 달리면 황산대첩비 표지판과 함께 비전마을 입구에 다다른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이 잦자 조정에서는 이성계를 왜구 토벌에 나서도록 하였다. 이성계는 우왕 6년(1380) 운봉 황산 일대에서 살육과 노략질을 일삼던 왜구를 섬멸하여 명성이 높아졌다. 이 싸움은 황산대첩이라 불리며, 최영 장군의 홍산대첩과 더불어 왜구를 물리친 고려시대 2대첩이라고 불린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선조 10년(1577) 전라도 관찰사 박계현의 청으로 왕명에 의해 비석을 건립했다. 비문에는 이성계가 아군보다 10배가 넘는 왜적을 대파함으로써 만세에 평안함을 이루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일제강점기 패망을 앞둔 조선총독부가 1943년 민족혼을 말살시키려 비석의 글씨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긁은 후 폭파했다. 현재는 깨어진 비석 조각들만 파비각 안에 모아 놓았다. 황산대첩비 서쪽 50m 지점에는 어휘각이 있다. 이성계가 황산대첩의 승전을 기리고자 자신의 이름과 전투에 참여했던 장수 이름을 새겨놓은 자연석이다. 하지만 이 바위도 일제가 글자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정으로 쪼아놓아 현재는 해독이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남천 강가에는 죽은 왜구들이 흘린 피가 바위에 물들어 붉은 바위가 되었다는 피바위의 전설도 전해진다.

동편제 탯자리에 있는 송흥록과 송광록의 동상이 눈을 맞고 있다. 이승호 기자
동편제 탯자리에 있는 송흥록과 송광록의 동상이 눈을 맞고 있다. 이승호 기자

 

○눈 내리는 국악의 성지
 동편제 탯자리 비전마을
황산대첩비터 옆에는 비전마을 동편제 탯자리가 있다. 눈은 소리없이 하염없이 내린다. 그런 연유로 동편제 탯자리에는 인적은 보이지 않고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스피커에서 흘려 나오는 판소리는 애절하도 들린다. 동편제의 창시자인 송흥록(1780~1863)과 고수로 지내다 형에 버금가는 명창이 된 송광록이 태어난 곳이다. 판소리는 원래 열두 마당이었으나 신재효가 정리한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 변강쇠가 등 여섯 마당만 전해진다. 판소리는 섬진강을 기준으로 동쪽(남원, 순창, 구례 지역)에서 유행한 소리는 동편제, 서쪽(담양, 보성, 광주 지역)에서 유행한 소리는 서편제라 부른다. 동편제의 본 고장인 남원 사람들은 예부터 지리산을 오르내리며 노래를 부르고 북을 치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가왕'이라 불리는 송흥록은 판소리 200년사에서 가장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가중독보라 불리는 송만갑(1865~1939)이 송광록의 손자이다.
여류 명창 박초월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이 겨울이 지나고 코로나가 없는 한 여름 마을 앞 느티나무 그늘 밑 '소리쉼터'에서 판소리 한 자락을 감상하면 무더위가 싹 달아나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가까이 '국악의 성지'가 설립되어 있다.

고향 같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비전마을 동편제 탯자리. 이승호 기자
고향 같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비전마을 동편제 탯자리. 이승호 기자

 

tip:
•황산대첩비터나 동편제 탯자리는
입장료와 주차료는 없다.
•식사는 비전마을이나 운봉면
소재지에서 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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