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의 대부, 썬파크 임이재 회장
파크골프의 대부, 썬파크 임이재 회장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1.03.04 1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크골프 선수, 지도자, 골프용품 등 제조
시각 장애인 등도 즐길 수 있는 미니구장 설치 앞장
3세대와 함께 저변확대위해 실내인조잔디구장 등 꾸준한 연구개발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연구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임이재 회장. 권오섭 기자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연구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임이재 회장. 권오섭 기자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이 골프를 친다는 연락을 받고 밤을 지새우고 이튿날 지인과 천안을 방문하여 직접 눈으로 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홀컵에 공이 들어가니 두 사람이 얼싸안고 춤을 추며 너무 기뻐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 이분들이 앞도 보지 못하는데 저렇게 운동을 해 즐거움을 찾는다는 것이 우리 비장애인들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이분들에게 기쁨을 주고 함께 운동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어야겠다는 마음에 1년 6개월의 연구를 거쳐 지난달 시제품이 첫선을 보였습니다.”

파크골프 선수, 지도자, 연구가, 제작자 등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혼신을 다하는 파크골프의 대부이자 산증인인 썬파크 임이재(80) 회장.

파크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요에 비해 파크골프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구장에 따라 홀짝제, 오전·오후제, 클럽별 등으로 나누어 골프를 쳐 어려움이 많다.

임 회장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파크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조기축구 등 만능스포츠맨으로 무릎에 이상이 생겨 심한 운동 대신 서예를 할 때 파크 골프를 치면 무릎에 좋다는 권유로 지난 2008년 대구에서 초창기 때 파크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 시작 후 평소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과 노력으로 전국대회 3년 연속 우승의 영예도 안았다. 회원이 많지 않던 시절 1등한 사람은 매년 1등을 하여 다른 참가자들이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불평에 3년 우승한 사람은 출전을 하더라도 번외 경기로 참가하도록 대회 규정도 변경되었다고.

부부대회 전국대회 준우승, 둘째아들, 손녀와 함께 출전한 3세대 대회 준우승 등 화려했던 공식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파크골프용품 개발에 전력했다.

임 회장은 태권도 공인 4단으로 젊은 시절 국위선양을 위해 외국에 태권도 사범으로 파견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조실부모(早失父母)하고 할머니를 모시고 작은 아버지 밑에서 자란 부선망 단대독자이다.

썬파크스포츠연구소 임원진. 권오섭 기자
썬파크스포츠연구소 임원진. 권오섭 기자

지난 1970년 호텔비품, 학교급식의자, 사업 구조물 제작 등의 금속 가구업인 태양공업사를 설립하여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파크골프 매력에 푹 빠진 임 회장은 사업장 2층에 200㎡ 규모의 9홀의 실내파크골프장과 썬파크스포츠연구소를 개설하여 교육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국산파크골프재로 발명특허를 받은 해피큐(HAPPY Q), 무궁화, 토네이도(TORNADO), 블르스(BLIS) 골프채와 홀컵, 연습대, 티메트, 가방 등 십여 가지의 골프용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심하게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3세대, 넓지 않은 공간, 날씨 변화에도 구애 받지 않고 파크 골프를 즐길 수 있게 실내파크골프장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9년 10월 대구엑스코 시니어박람회에 썬파크연구소가 심혈을 기울려 제작 최초로 9홀의 실내 미니 파크골프장을 현장에 설치 파크골프애호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도 10월 29일부터 11월 1일 일반 골프 전시업체 요청으로 18홀 시설로 ‘2020썬파크미니파크골프대회 With 더 골프쇼’를 봉사하는 마음으로 국내 최초 실내 미니 파크골프 대회를 개최 했다. 전국에서 잘한다는 회원 400여 명이 참석해 4일 동안 오전 오후 7회에 걸쳐 경기를 진행하여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임 회장은 “필드에 나가보면 40대 중반여성부터 80대 후반 남성까지 평소 운동의 생활화로 체력관리를 잘해 공을 잘치고 얘기를 해보니 늘 싱싱하다”며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대구가 제일 많고 수도권은 땅값이 비싸니 골프장을 쉽게 마련할 수 없어 하고 싶어도 못해 인구대비 숫자가 적다”고 미니 골프장을 활성화하여 일반 스크린골프장처럼 3세대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파크골프 홀과 스코어판. 권오섭 기자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파크골프 홀과 윷놀이 스코어판. 권오섭 기자

임 회장이 가장 보람차게 연구개발 하는 것이 시각장애인들이 파크골프를 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5월 한국파크골프 홍보이사로부터 시각장애인들이 골프를 친다는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앞을 볼 수 없는데 어떻게 공을 치느냐는 생각에 밤을 지새웠다. 다음날 만사를 제쳐두고 지인과 함께 충남 천안에 가보니 이해가 되었다고. 약시와 묵시의 시각장애인이 한조가 되어 약시가 9시 방향과 15m, 20m 거리를 알려주면 묵시가 가만히 듣고 방향과 거리를 잡아 공을 티업하면 3번 만에 홀컵에 넣을 수 있다. 홀컵 안에 들어가는 순간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며 기뻐하는 모습에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진한 감동을 받았다고.

이들과 3시간동안 골프를 치며 대화를 나누니 일반인들과 같이 골프를 치면 앞을 볼 수 없어 속도가 늦어지니 심한 욕을 한다며 시각장애인들의 전용 구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들이 운동을 통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겠다. 그 사람들과 운동하도록 연구해 볼 테니 필요할 때 도와달라며 헤어졌다.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한다는 마음에 밤낮연구를 거듭하며 개발을 했다. 골프채가 지나가는 유도선과 밑에 공이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유도선에 공을 놓고 밀면 공이 똑바로 가도록 하고, 깃대와 홀컵, 공, 타자, 구조물, 홀컵 부자소리 등 서로 호환성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스코어도 윷놀이 보드판을 만들어 홀컵에 들어가면 모, 거리와 방향에 따라 도·개·걸·윷 라인을 그려 말판을 쓰도록 해 재미를 더했다. 일반 파크 골프장에도 부착하도록 만들어 적용하는데 큰 어려운 점은 없다고 한다.

지난달 하순 대구시장애인복지관에 설치를 제안하니 너무 고맙다며 현장을 직접 견학하고 220㎡ 복지관 옥상에 곧 선보일 예정이다.

임 회장은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지체장애인 등이 일반인들과 똑같이 파크골프를 통해 즐겁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임 회장은 “파크골프는 이론적으로 3대가 함께하는 운동이다. 현실은 부족한 파크골프장과 넓은 면적, 손주들의 학업으로 인한 시간 등에 한계가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미니 실내파크골프장을 개설하여 누구나 함께하며 활성화시켜 건강과 즐거움,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즐거운 미니파크골프. 건강한 몸! 행복한 생활! 몸 싱싱! 마음 싱싱! 늘 싱싱” 나이는 숫자에 불가함을 실천하는 임 회장은 오늘도 파크골프 대중화를 위해 연구와 생산현장에서 발로 뛰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저(Energizer)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