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개구리
  • 제행명 기자
  • 승인 2021.03.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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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이야기
개구리 픽시베이
개구리. Pixabay

겨울 동안 메말랐던 대지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깨어난다. 개구리는 첫 봄비에 의해 풍요로워진 대지의 변신이기도 하다. 개구리는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동물인데 개구리와 관련된 민담이나 설화가 적잖이 있다.

음력 2월 경칩에 개구리의 알을 먹는 풍습이 있다. 이것은 탈피와 갱생을 되풀이하는 동물의 알을 먹음으로써 불로장생을 누릴 수 있다는 원시 신앙의 잔존 형태이다.

부여 신화에 개구리가 등장한다. 늙도록 후사가 없어 근심하던 부여 왕 해부루는 산천에 치성하여 자식이 태어나기를 빌었다. 타고 가던 말이 곤연에 이르러 큰 바위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사람을 시켜 그 바위를 들쳤다. 바위 밑에서 금빛 개구리 모양의 어린애를 얻었는데 이가 해부루의 뒤를 이은 금와왕이다. 금와왕은 아버지로부터 추방당한 물의 여신 유화를 왕궁에 머무르도록 도와줌으로써 고구려 시조 주몽을 낳게 하였다.

신라 선덕여왕 때 겨울, 역묘사의 옥문지에 개구리가 모여 3~4일간 울었다. 이에 여왕은 급히 각간 알천, 필단 등에 명하여 정병 2백 명을 거느리고 서쪽 교외의 여근곡에 가서 적병을 토벌토록 하였다. 개구리 울음소리 덕분에 신라군은 여근곡에 잠복하고 있던 백제 적병 5백 명을 몰살할 수 있었다. 

비만 오면 어미 무덤 때문에 운다는 청개구리 이야기와 유사한 설화가 중국과 일본에도 있다.

중국에서는 개구리를 북에 그려 비를 부르는 의식에 사용하였다. 북을 두드리는 행위는 개구리를 울게 하고 또 북소리는, 천둥 같으므로 비가 오는 것을 유도한다는 주술적 의미가 깃들어져 있었다.

시끄러운 개구리 울음을 부정적 의미로 해석하여 생겨난 고사성어도 있다. 괜히 성내거나 투덜거리는 것을 우와지로(雨蛙之怒)라 하고, 서로 헐뜯기만 하는 의논을 와명선조라고도 한다.

이집트의 해켓(Heqet)은 ‘원초의 여신’으로 개구리이거나 개구리 머리를 한 여신이다. 나일강의 범람 때 미리 나타나는 작은 개구리들은 풍요를 알리는 사자로 알려져 있다. (한국문화상징사전 참고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