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담은 양산 법기수원지
자연을 담은 양산 법기수원지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3.05 1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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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 댐 마루의 7형제 반송과
은빛 물결의 호반 풍광이 비경을 이루어
탐방객에게 평온을 가져다 주는 곳
법기수원지 댐 마루에 있는 수려한 자태의 반송과 호수가 어우러진 그림같은 풍경은 코로나에 지친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 준다. 장희자 기자

사계절 푸르름이
변치 않는 핏줄이라

열 갈래 백 갈래도
한 뿌리 민족이네

잔가지
나즈막하게
일깨우는 예의범절     (법기수원지 반송,  서수정) 

법기수원지(法基水源池)는 경남 양산시 동면 법기로에 있는 인공 저수지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 부산 지역의 일본인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1927년 착공하여 1932년 준공했다. 완공 이후 상수원 보호를 위해 79년 동안 출입을 금지하다가 2011년 7월 15일 전체 680만㎡ 중에서 댐과 수림지 2만㎡를 전격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비경을 드러냈다.

법기수원지는 흙댐(토언제)으로 최고 높이 21m, 길이 260m, 둘레 6m이다. 해발기준 최고 수위 197m, 수심 14.7m, 만수 면적 19만 1천㎡, 총저수량 157만 톤, 유역 면적 6.8㎢이다. 상수 원수의 공급 능력은 하루 8천㎥이다. 법기수원지는 부산시 선두구동, 노포동, 남산동, 청룡동 일대 7천 가구의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물은 정수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청정 수질을 자랑한다.

법기수원지 입구에 있는 히말라시다와 편백나무 거목 숲이 탐방객들에게 마치 아마존 숲에 와 있는 듯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장희자 기자

법기수원지 정문을 들어서면 탐방객들은 감탄한다. 길 좌우에 아마존밀림에서나 볼듯한 높이 30~40m 정도, 둘레 3m 정도 되는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에 압도된다. 히말라야시다 안쪽 숲속에는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상쾌함을 더해준다. 이곳 수림지 내에 조성된 나무는 총 7종에 644그루로서 히말라야시다(59그루), 편백(413그루), 벚(131그루), 가래(25그루), 반송(14그루), 은행(3그루), 감(1그루) 등이다. 수원지 댐 건설 당시 심어진 나무들로서 수령이 90여 년에서 140년 이상 되었다.

댐 마루에 분재처럼 수형미가 뛰어난 140여년된 반송의 가지가 늘어져 탐방객들은 허리를 숙이고  겸손을 배운다. 장희자 기자

댐 좌측에 설치한 테크로드 계단을 따라 댐의 마루로 올라간다. 댐 중앙에 마루를 향해 사선으로 설치된 123개의 하늘 계단이 있으나 지금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댐 마루에는 우아한 모습의 자태가 일품인 수령 140여 년 이상 되는 법기반송 7그루(칠 형제 반송)가 탐방객들을 반긴다. 반송(盤松)은 수몰지 내에 있던 것을 당시 어른 20명이 목도를 하여 댐 위로 옮겨 심었으며 당시 나무의 수령이 60년 이상 된 것이었다고 한다. 분재 같은 반송의 휘어진 가지 아래로 고개를 숙이며 지나가야 하기에 자연에서 겸손을 배운다. 반송과 호수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은 코로나에 지친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준다.

수원지 호수와 주변 숲은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다. 2004년에는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이 70여 마리 이상 발견되었다고 한다.

주변 산들이 부르는 미풍의 노래에 은빛 물결로 잔잔히 미소 짓는 호반의 풍광은 한 편의 시(詩)로 다가온다. 수원지 호수면 우측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취수탑이 보인다.

 

국내에서 찾기 힘들 정도로 운치있는 반송 7형제의 빼어난 자태는 탐방객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장희자 기자

댐 둑길 우측으로 테크로드 계단 길을 내려오면 댐 우측 아래에 석조건조물인 취수 터널이 있다. 터널 출입구 상부에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 총독을 지낸 사이토 마코토가 쓴 원정윤군생(源淨潤群生)이란 글자가 돌에 새겨져 있다. 사이토 마코토는 독립운동가인 강우규 의사의 폭탄 투척에도 살아남아 우리 민족문화 말살 정책을 폈던 장본인이다.

법기수원지는 일제의 주도하에 건설되었지만, 실제 댐 건설의 주역은 강제 동원된 우리 선조들이다. 이 수원지는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우리와 함께 온갖 풍상을 견뎌낸 근대문화 유산이다. 역사는 현대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하여 미래로 나아간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취수탑과 우아한 모습의 반송이 어우러져  그림같은 전경이 펼쳐진다. 장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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