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시니어와 하지정맥류
[건강 칼럼] 시니어와 하지정맥류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2.22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세 시대’, ‘유병장수 시대’ 요즘 많이 들어본 말이다. ‘무병장수’도 이제는 옛말이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2009년도 기준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섰다. 그만큼 인류는 새로운 장수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수명이 늘어나면서 점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환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하지정맥류이다.

하지정맥류는 인류가 직립 보행을 한 이후 생겨나게 된 질병 중 하나로 히포크라테스 시대에도 종아리 피부궤양과 혈관 돌출이 언급되었던 만큼 역사도 길다. 예전에는 그저 노화의 과정으로만 인식하고 증상이 있어도 참고 지내던 하지정맥류를 이제는 더 건강한 장수시대를 맞이하여 고쳐야 할 질환으로 다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국내에서만 80만 명의 환자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가족력도 높게는 25%정도까지 보고되었다. 혈관이 커지는 증상이 가장 흔하나 60%에서는 종아리 통증이 동반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3~4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나이가 들면서 환자는 증가하여 40세에서는 약 40%, 60세에서는 60%, 80세에서는 약 80%의 인구에서 혈관돌출 증상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정맥류의 가장 큰 원인은 직립보행에 따른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이나 림프액 등의 체액이 다리에 오래 머물며 순환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리의 정맥은 중력에 대항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근육과 판막이라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다리의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여 마치 심장과 같이 펌프 역할을 하고 한쪽 다리 당 60여개의 정맥 내 판막이 존재하여 중력을 거슬러 올라간 혈액을 다시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게 되고 혈관 벽이 약해지고 판막도 고장 난다. 정맥이 늘어나거나 판막 부전이 발생되어 혈관 내 혈액의 역류가 생기고 이로 인해 다리의 혈액이 축적되어 비정상적으로 표재성 정맥이 커지고 돌출이 된다. 문제는 이 고여 있는 혈액이 노폐물을 함유한 정맥혈이라 다리가 늘 무겁고 피곤하게 느껴지며 심하면 통증도 생긴다. 노인에게서는 계절에 따라 악화되기도 하는데 실내 생활이 많아지는 여름이나 겨울에 활동량이 줄어 정맥류의 증상이 더 심해진다. 또 관절염이 함께 있는 경우 다른 환자보다 더 아프고 진통제 효과도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방치 할수록 합병증도 심해진다. 혈관 벽이 약해져 늘어진 탓에 혈관염이나 출혈을 부르기도 하고 피부에 동맥혈이 잘 공급되지 않아 피부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심장에도 부담이 된다. 그러므로 노인에서의 하지정맥류를 노화의 산물로 볼 것이 아닌 치료의 대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증상은 미관상 다리의 정맥이 튀어나오는 것 외에 특이한 증상이 없는 것부터 부종, 동통, 열감, 저림, 다리가 무거운 증상, 쉽게 피로함, 밤에 수면 중 다리가 저리거나 쥐가 나는 증상 등이 있고 더 진행이 되어 피부가 괴사가 되기 시작하면 습진형태의 피부염, 가려움, 색소침착 등의 가벼운 증상부터 궤양, 혈전성 정맥염 등의 심한 증상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증상도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리가 불편하다 느껴지면 가까운 하지정맥류 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진단은 육안적인 검사와 간단한 임상적인 평가로 쉽게 알 수 있고, 치료를 위해서는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통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치료는

1) 보존적 치료 : 역류가 없거나 작은 하지정맥류는 약물복용이나 경화요법이라는 간단한 주사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2) 수술적 치료 : 비교적 큰 정맥의 판막부전으로 정맥혈 역류가 보이는 경우에는 수술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술은 100년 전부터 고장 난 판막부위를 결찰술로 폐쇄하고

하부의 늘어져 쓸모없는 혈관을 절제하는 발거술이 현재까지 제일 좋은 치료법으로 알려 져 있다.

3) 레이저 & 고주파 시술 : 혈관 내 관을 삽입하여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고장 난 혈 관을 태우면서 내려와 혈관을 폐색하는 방법.

4) 베나실 : 인체본드(베나실)를 늘어난 하지정맥류에 주입하여 혈관을 막는 방법으로 수술 이 매우 간편하고 회복이 빠르단 이유로 매우 각광받고 있다.

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해, 작은 병이라도 하잖게 여기지 말고 조기에 간단하게 치료하여 큰 병을 만들지 않아야 하겠다. 하지정맥류도 그런 질환 중 하나이다.

한길수

서부연합외과의원 하지정맥류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