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산청 남사예담촌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산청 남사예담촌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2.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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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엔 안동 화회마을, 경남엔 산청 남사예담촌이 있다.
남사예담촌 마을의 상징인 부부나무가 전통 한옥 고가 담장과 어울려 고풍스러운 정취를 자아낸다. 뒷편에 까치집을 지은 삼신할머니나무도 보인다. 장희자 기자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 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그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2월,    오세영)

남사예담촌은 경남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대로 2897번길 10번지에 있는 옛담장 마을이다. 지리산의 정기가 동으로 뻗은 곳에 예(禮)를 상징하는 니구산(尼丘山)과 천왕봉의 줄기인 웅석봉에서 발원하여 10여리를 흘러온 사수천(泗水川)이 닿아 만든 반달 모양의 지대에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남사예담촌은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숫룡의 머리를 한 마을앞 당산과 암룡의 모리를 한 니구산이 서로의 머리와 꼬리를 무는 쌍룡교구(雙龍交구)를 이루는곳에 연꽃 모양의 산이 둘러싸고 있어 맑고 어진 기운이 마을을 수호(守護)하고 있다.

이씨고가는 1700년대 지은 이 마을 가장 오래된 건물로 450년된 삼신할머니 회화나무가 자라고 있다. 장희자 기자

신의(信義)와 청렴(淸廉)을 지키는 선비의 고장답게 단아한 기품(氣品)과 예절을 품고 있는 전통한옥과 옛 토담, 효심으로 심은 수령 700년이 넘는 감나무와 수많은 역사문화자원들이 한 폭의 동양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절세(絶世)의 풍광(風光)이다.

옛 것을 통해 겸손(謙遜)과 겸양(謙讓)의 지혜를 배워 감사의 마음을 알게 하는 남사예담촌은 2011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 1호로 선정되었다. 또 2003년에는 농촌 전통테마 마을로 지정되어 한국인의 멋과 맛을 오감(五感)으로 체득할수 있는  휴식처로 자리하고 있다.

남사예담촌 18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지은 전통 한옥 40여채가  있다. 담장과 한옥이 어우러져 고풍스런 풍경을 자랑한다. 옛 담장은 높이 2m정도, 총 길이 5.7㎞이며, 그중 3.2㎞가 2006년도에 국가등록문화재 제281호로 지정되어 있다. 향촌 마을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최씨고가는 1920년에 지은 한옥으로 솟을 대문에 이 마을에서 가장 화려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장희자 기자

대구에서 88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고령IC에서 33번국도로 생비량교차로에 우회전하여 단성면소재지를 지나 지리산으로 향하는 20번 국도를 따라 가다 보면 마을 중간부분에 국도와 접해서 예담촌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서 북서쪽으로 1분정도 걸어가면 1700년대 지어진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이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제118호)가  자리한다. 고가로 들어가는 골목길 중간부분에 예담촌마을의 상징인 부부나무가 있다.

수령300여년 회화나무 한쌍은 서로에게 햇볕이 더 잘 들게 하려고 X자로 몸을 구부리고 있다. 나무아래로 통과하면 금실이 좋은 부부로 백년해로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2019년에는 ‘왕이 된 남자’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하여  유명해 졌다. 고가 대문안에는 수령 450년된   회화나무 한그루가 있다. 줄기에 커다란 구멍이 배꼽을 닮아 삼신할머니나무라고도 하며, 아이를 갖고자 원하는 여인은 구멍에 손을 넣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다. 

주차장에서 북쪽으로 5분정도 가면 최씨 고가(경남문화재자료 제 117호)가 나타난다. 1920년에 지은 사대부집 한옥이  실용적인 구조로  그 명성을 더 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도로 건너편 산 위에는 남학정이란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도로위로 육교와 연결되어 있다.

사양정사 (泗陽精舍 경남문화재자료 제453호) 사수천의 남쪽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사양정사는 단일 건물로는 큰 규모이다. 장희자 기자

주차장에서 동쪽으로 조금내려와 골목길을 5분 정도 걸으면 경남문화재자료 제453호로 지정된 사양정사(泗陽精舍)가 있다. 사수천의 남쪽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사양정사는 연일정씨 문중의 재실로써, 정면 7칸 측면 3칸으로 단일 건물로는 엄청나게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사양정사옆에는 정씨고가인 선명당이 있으며 이곳에는 단풍나무(220년), 배롱나무(120년)가 유서깊은 고택의 분위기를 한층 깊게한다.  

사양정사에서 북쪽으로 5분정도 거리에 면우 곽종석선생 유적(경남문화재 자료 제196호)인 이동서당(尼東書堂) 있다. 조국의 독립운동과 파리장서를 통하여 우리나라 광복운동의 기반을 구축하는 업적을 이룬 면우 곽종석 선생을 기리기 위해 유림과 제자들이 1920년에 설립한 서당이다.

이동서당에서 좌측으로 10분정도 걸어 이사교를 건너면 경남문화재자료 제328호로 지정된 니사재(尼泗齋)가 있다. 이순신장군이 백의종군시 유숙한 곳이다.  박씨 선조 송월당 박호원을 기리며 학문연마의 강학 장소로도 사용되었던 곳이다. 이 밖에도 기산국악당과 기산 박헌봉선생 생가, 사효재, 영모재, 하씨고가 원정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 등 볼거리가 곳곳인  한옥마을이다.

정씨고가인 선명당 정원에는 단풍나무(220년), 배롱나무(120년) 등 각종 정원수들이 있다. 장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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