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도 사람도 머물다 , 영동 월류봉(月留峰)
달도 사람도 머물다 , 영동 월류봉(月留峰)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2.17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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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류정과 한천팔경이 벗되어 머무르고 싶은 곳
월류봉에서 뻗어나온 산줄기가 초강천과 만나는 끝지점 절벽위에 자리잡은 월류정과 좌측에 우암 송시열 유허비 모습. 장희자 기자

해 저문 빈 강에 저녁 안개 자욱하고

찬 달이 고요히 떠올라 더욱 어여뻐라

동쪽 봉우리는 삼천 길 옥처럼 서서

맑은 달빛 잡아놓아 밤마다 밝네.          (월류봉,  홍여하)

월류봉(月留峰)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산 20-1번지에 있는 산이다. 백두대간 삼도봉 서편 민주지산에서 북상한 산맥이 황간면 원촌리로 내달리다 하늘로 치솟은 높이 365m의 봉우리 이름이다. 월류봉은 달이 머물다 간다고 할 만큼 아름다움이 빼어난 곳으로, 봉우리 명칭은 달이 능선을 따라 물 흐르듯 기운다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월류봉은 높이 200m 수직 아래로 초강천의 물줄기가 휘감아 도는 모습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며 한폭의 수채화 같은 절경을 빚어낸다. 초강천과 월류봉의 끝자락이 만나는 바위에 절묘하게 자리잡은 월류정 정자는 자연과 조화되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정자는 이원종 충북지사가 도마령의 상용정 준공식을 마치고 이곳을 방문한후  2005년에 지었다.

월류정 돌다리에 여행객들이 풍광을 즐기면서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장희자 기자

월류봉 능선은 동서로 뻗은 6봉(405m), 5봉(400.7m), 4,3봉(395m), 2봉(385m), 1봉(365m)의 6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제1봉이 월류봉이다. 봄과 여름에는 녹음방초(綠陰芳草),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으로, 겨울에는 눈꽃 가득한 설경으로 , 4계절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월류봉 아래 감입곡류(嵌入曲流소)로 이루어진 소(沼)와 깎아진 절벽에 흠뻑 취한 조선 중기 문인 우암 송시열(1607~1689)선생이 머물며 학문을 닦고 후학을 길렀던 곳인 한천정사 또한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월류봉은 초강천의 시원한 물줄기와 어우러져 한천팔경(寒泉八景)중 백미(白眉)로 꼽힌다.

한천팔경은 월류봉을 비롯해 이 일대 절묘한 산수와 비경을 가진 여덟 경승지 사군봉, 산양벽, 용연대, 화헌악, 청학굴, 법존암, 한천정사를 일컬으며 우암 송시열 선생의 한천정사에서 이름을 땄으며 동국여지승람에서  시작된다. 

돌다리 중앙에서 바라본 수정처럼 맑은 초강천에 비친 월류정과 주변의 반영의 모습이 마음을 밝게한다. 장희자 기자

산양벽(山羊壁)은 병풍같이 깎아지른 월류봉의 첫번째, 두번째 봉으로 인적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다.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수목이 척박한 돌틈으로뿌리를 내리는 자연미가 빼어나다.  청학굴(靑鶴窟)은 월류봉 중턱에 있는 자연동굴로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들고 청학이 깃든다. 용연대(龍淵臺)는  월류봉 앞에 있는 절벽으로 산줄기가 평지에 우뚝 솟아나와  용연에 이르러 형성된 돌머리 모양의 대(臺)이다.

냉천정(冷泉亭)은 법존암 앞 모래밭에서 솟는 샘줄기가 여덟 팔(八)자로 급하게 쏟아 붓듯이 흘러나와 팔연(八淵)에 이르는데 한여름에도  차다. 지금의 한천정사가 있는 자리이다.  법존암(法尊庵)은 작은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암자의 위치는 현재 황간면 원촌마을로 추정하고 있다.

사군봉(使君峯)은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연마하면 나라의 사신(使臣)이 되는 산이라는 의미를 지녔으며 설경(雪景)으로 이름이 나 있다. 황주동 북쪽에 있는 바위산이다.  화현악(花軒嶽)은 한천정 뒤쪽의 산봉우리를 말하는데 꽃과 나무가 무더기로 나 있는 까닭에 ‘화헌(花軒)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름처럼 봄이면 진달래, 철쭉꽃이 피어 만산홍을 이룬다.  사군봉 서남쪽의 봉우리를 일컫는다.

월류정옆 백사장에는 수많은 탐방객들이 정성을 모아 쌓아 올린 돌탑들이 염원의 광장을 만들었다. 장희자 기자

2018년 8월 10일 영동군에서는 월류봉 광장부터 반야사까지 굽이쳐 흐르는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월류봉둘레길을 2016년부터 26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데크와 목교 설치, 노면 정리, 쉼터 조성 등을 거쳐  8.3㎞구간을 완공했다.

1구간 여울소리 길(2.6㎞·월류봉 광장~원촌교~석천돌길~완정교)은 유허비를 지나 물길을 따라 원촌교로 이어지고, 원촌교를 건너면 석천 위를 걸을 수 있게 칼산 옆 목교가 있어  다슬기 잡는 여유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2구간 산새소리 길(3.2㎞·완정교~백화마을~우매리)은 완정교를 시작으로 소박한 농촌마을 풍경과 이름 모를 야생화 꽃들이 목교(길이 60m, 폭 2m), 석천과 어우러지는 곳으로 달콤한 포도향과 물소리를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우암 송시열 유허비쪽에서 바라본 월류정과 뒷편으로 5개의 봉우리가 연이어져 있는 모습이 수려하다.장희자 기자

3구간 풍경소리 길(2.5㎞·우매리~반야사)은 우매리에서 시작해 징검다리를 건너 피톤치드가  많이 방출된다는 편백나무 숲을 지나 반야사까지 걷는 길이다.

낮에는 여울소리, 산새소리,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하천을 따라 굽이굽이 길을 걷다가, 저녁이면 월류봉에 달이 머무는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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