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사는 세상, 배리어 프리] (3) 대중 교통수단
[함께사는 세상, 배리어 프리] (3) 대중 교통수단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1.02.1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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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 현실
장애인에 의한 정책으로 바꿔야 진정한 평등 실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장애인들의 불편함이라는 것은 정해진 법률 안에서 정책방향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세부사항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형태든 접근이용성이 높은 인프라 구축이 되지 않으면 비장애인도 당장 불편하지만 장애인들은 그 이상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수도권의 많은 지하철 노선은 운영하는 회사가 달라 환승역에서 휠체어로 이동하는 게 무척이나 참담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러나 대구의 경우는 휠체어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 큰 문제가 없는 대신 열차와 저상버스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열차 경우 승하차의 어려움이 따르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서울 코레일 구은경 담당자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각 열차마다 휠체어와 전동휠체어로 승차할 수 있는 좌석과 공간이 열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1~5개 까지 지정이 되어있다. 전동휠체어는 객실바닥 고정쇠에 고정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있고 일반휠체어는 접은 후 별도 좌석을 이용하도록 되어 있다. 열차마다 해당 역 정차 시간이 다르지만 평균 3분 정도 된다고 하니 휠체어를 타고 3분 안에 승차하려면 휠체어 도우미의 협조를 받아야만 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어 사전예약을 통해 출발 30분 전에 역 직원과 만나도록 되어있다.

휠체어 승차 모습을 보기 위해 플랫폼에서 장시간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할 만큼 이용하는 장애인이 없다는 것은 불편함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이동리프트에 싣고 열차 출입문 높이에 맞게 조정한 후안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인데 역 직원 2명이 보조를 한다.    김종광  기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이동리프트에 싣고 열차 출입문 높이에 맞게 조정한 후 안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인데 역 직원 2명이 보조를 한다. 김종광 기자

위 철재 이동리프트 안으로 휠체어를 밀은 후 열차 입구에서 안으로 이동하는 과정인데 역 직원 2명이 대기 상태에서 서비스를 마무리 하고 도착역에 연락하여 하차에도 대기하여 역순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 과정으로 휠체어 장애인의 승하차가 이루어지는데 과연 도움을 받는 장애인 본인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얼마나 불편할지 상상이 가지만 장애인을 위한 열차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않는 한 이용객은 더욱 줄지 않을까 우려된다. 열차 출입구 쪽에 리프트 설치는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어 근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나타낸다.

저상버스는 오래전부터 정부 정책으로 도입되고 있지만 휠체어를 타고 이용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저상버스 내부 구조가 불편하게 되어 있어 휠체어가 쉽게 타고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현실이다. 저상버스를 이틀에 걸쳐 다른 노선으로 각 1시간씩 승차 후 내부 구조와 당일 기사와의 대화 진행도 함께 들어보자.

버스 운영에는 개인적으로 찬성하지만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버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부 좌석을 보면 맨 앞자리 좌우는 상당히 높게 설치되어 있고 그 뒤 몇 자리는 접이식으로 되어 있는데 의자 폭이 일반버스보다 좁아 보인다. 더구나 뒷자리로 갈수록 높게 되어있고 딱딱해서 접촉사고나 급제동 할 경우 부상이 우려되고 앞, 뒤 좌석에 노약자가 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된다.

저상버스 입구 좌우 좌석이 높고 뒷쪽 좌석은 접이식이나 공간이 좁아 휠체어 회전이 힘든 구조로 보인다.                      김종광  기자
저상버스 입구 좌우 좌석이 높고 뒷쪽 좌석은 접이식이나 공간이 좁아 휠체어 회전이 힘든 구조로 보인다. 김종광 기자
출구 끝부분에서 리프트가 나와서 인도 경계석에 바짝 붙게 정차해야 휠체어를 이동할 수 있지만 승객이 많으면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승차를 못하는경우도 발생한다.                김종광   기자
출구 끝부분에서 리프트가 나와서 인도 경계석에 바짝 붙게 정차해야 휠체어를 이동할 수 있지만 승객이 많으면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승차를 못하는경우도 발생한다. 김종광 기자

더구나 저상버스도 승객을 태우고 수익을 올려야 하므로 일반인도 함께 가득 태운다면 휠체어 장애인을 태울 수도 없고 있다 해도 움직일 공간 확보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버스운전 7년차인 기사가 당부하건데 "리프트를 1년에 한번도 사용 안한 버스가 많은데 이것은 휠체어 장애인이 타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고 운행하는 기사 역시 인도 경계석까지 바짝 정차한 상태에서 리프트를 작동하고 휠체어 승차를 해야 하니 일반 승객들이 독촉하면 문제가 시끄러울 수 있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한다.

더구나 "인도 가까이 가면 승객들이 앞으로 나오는 습관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기사가 개인적으로 책임을 져야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안고 운행하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주길 바라고 특히 출퇴근 시간대 2시간씩은 버스 우선통행인데 단속을 안 하니 이것만 단속해줘도 시민들께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달라"는 당부까지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장애인이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을 본적도 없지만 저상버스 내부 구조 자체가 약자를 위한 것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되어 있다. 같은 말을 한두번도 아니고 많이 건의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고 진척도 변화도 없다는 푸념섞인 말이 원망스런 의미로 들린다.

버스 뒷 좌석도 약자가 앉기에는 높고 딱딱해서 승차감도 떨어지고 급제동 할 경우부상의 우려도 염려된다.                         김종광  기자
버스 뒷 좌석도 약자가 앉기에는 높고 딱딱해서 승차감도 떨어지고 급제동 할 경우부상의 우려도 염려된다. 김종광 기자

윤지섭 대구광역시 저상버스 담당주무관 설명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2년 까지 814대 목표로 현재까지 685대 도입에 84% 가량 진척을 보이고 있다. 운행 형태는 26개 버스업체를 총괄하는 버스운송조합 소속으로 박영록 담당 과장은 현재 운행대수는 565대로 가동율 82% 정도에 비해 장애인 이용률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결국 저상버스가 현실적으로 장애인 휠체어 승하차에 구조적 문제로 불편한 것이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근거가 없을 것 같다. 차량도입을 중단해도 될 듯하다.

저상버스가 불편하다면 나드리콜 차량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원하는 위치에서 승차할 수 있으니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기타 고속버스는 휠체어 장애인이 승차하기에는 불가능하지만 언제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없는 실정이니 이것이 비장애인들의 무관심으로  높은 장벽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대중교통인 저상버스와 열차가 근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속도감 있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길 바랄 뿐이다.

말로써 이루어갈 수 있다면 다툴 이유가 없지 않는가? 즉흥적인 대책보다 약속을 지키는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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