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와 민주화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와 민주화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1.02.11 08: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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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버어마)의 봄
민 아웅 흘라잉 군총사령관과 아웅산 수지 고문(2015). 로이타연합뉴스
민 아웅 흘라잉 군총사령관과 아웅산 수지 고문(2015). 로이타연합뉴스

올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에 의한 무혈쿠데타가 발생했다. 대통령과 아웅산 수지 여사가 구금되고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정권을 장악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미얀마(Myanmar)는 우리 국민들에게는 축구와 아웅산 대참사로 보다 더 친숙하게 와 닿는 나라, 즉 버어마(Burma)이다.

영국과 일본의 식민지를 거쳐 1947년에 독립한 버어마는 우탄트(U Thant, 1909~1974) UN 사무총장의 모국이기도 하다,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갖춘 불교 국가로서 버어마는 아시아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나라로서 서방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62년 네 윈(Ne Win, 1911~2002)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서 장기집권하면서부터 급기야는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양곤대 학생들에 의해 점화된 8888 민주화 대시위(1988년 8월 8일 발생)를 거쳐 잠깐 반짝이던 봄볕이 다시 이어진 군부의 쿠데타로 가리워졌다. 군부 독재 정권 아래 나라의 이름이 미얀마로 바뀌고, 수도가 양곤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인 네피도로 이전됐다.

버어마 독립 영웅 아웅산(Aung San, 1915~1947) 장군의 딸이며,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Aung San Suu Kyi, 1945~) 여사는 자택 연금 중에도 군부 독재에 맞서서 민주화 시위를 이끌어나갔다. 2007년에는 유가 인상에 반대하여 승려들이 주도하는 대규모의 민주화 시위가 발생했다. 계속된 민주화 운동으로 군부 정권은 민정 이양을 약속하며, 2011년도부터 국제적으로 문호를 개방했다. 해외의 자본과 기술이 유입되자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바탕으로 산업이 발전하고 경제 부흥이 시작됐다.

그리고 2013년 총선에 이어서 군부 독재가 종식되고 아웅산 수지 여사에 의한 민주주의민족동맹(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NLD) 당이 주도하는 내각이 들어서면서 미얀마에도 민정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국정 전반에 개입하는 군부 세력과 정부의 갈등과 마찰은 원활한 국정 운영에 많은 지장을 초래했다. 인구의 68%를 차지하는 버어마족과 샨족, 몬족 등 135개의 종족으로 구성된 미얀마의 민족적 특성도 잦은 분쟁과 갈등의 요인이 되었다. 급기야는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의 추방과 학살 사태까지 일어나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지 여사에게도 국제적으로 많은 비난이 쇄도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주도하는 NLD당이 83%의 압승을 거두자, 미얀마에도 봄이 온 듯했다. 그러나 군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1956~) 장군이 이끄는 군부가 선거를 부정하며 윈 민(Win Myint, 1951~) 대통령과 고문인 아웅산 수지 여사를 구금하고 다시 정권을 장악했다. 군부는 이후 1년 동안 국정을 총괄하면서 새로운 선거에 의해서 선출된 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것을 선포했다. 미얀마 헌법에 따르면 ‘유사시 군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년 동안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국정을 총괄해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수많은 국민들이 거리에 나와서 평화적으로 군부의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를 전개하자, 군부는 인터넷을 단절하고 양곤과 수도 네피도, 만달레이 등의 주요 도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가택 연금 중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수지 여사는 ‘군부에 굴복하지 말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국민들에게 촉구하고, 각계각층의 대표 인사들이 쿠데타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은 우리 교민들에게 쿠데타 발생과 계엄령 선포를 알리고 일체의 정치적인 활동을 삼가고 사태의 추이를 관망할 것을 당부하였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지만,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불교 문화의 나라 미얀마의 겨울이 이렇게 춥고 혹독할 줄이야 누가 짐작이나 했으랴?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적 시위와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응으로 미얀마에 쿠데타와 군부 독재가 영원하게 종식되고, 참된 민주주의가 정착되기를 세계인들은 소망하고 있다.

  • 사족(蛇足)

필자는 2013년 미얀마 양곤에서 경북대학교 학생들의 해외봉사활동을 지도했으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농산물 수확후관리 전문가로 수도 네피도와 만달레이에서 활동했다.

미얀마와 주변 국가 약도. 정신교 기자
미얀마와 주변 국가 약도. 정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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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2021-02-11 10:42:51
군부와 1대1로의 관계 가능성 등 좀 더 예민한 국제정치관계(한미중버)를 터치해 주셨어면,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