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황량한 벌판의 외딴 집에서 조지 오웰이 ‘동물 농장’을 집필하는 흑백 화면으로 시작된다. 영국 수상의 외교 보좌관인 20대의 가레스 존스는 히틀러와 인터뷰에 성공하고 프리랜서 기자의 신분으로 스탈린을 취재하러 모스크바로 출발한다. 모스크바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기자들이 소련 정부의 지원 아래 향락적인 생활을 한다. 뉴욕타임즈 모스크바 지국장이자 퓰리쳐상 수상자인 월터 듀란티를 만나 취재 협조 요청을 하지만 거절 당한다, 그러나 베를린 출신의 기자 에이다 부룩스의 도움으로 우크라이나행 열차를 탄다. 역에서 내린 존스는 취재 중 사진 촬영을 하다 군인들에게 발각되어 도망자 신세가 된다. 눈덮인 벌판을 헤매이다 들어간 마을마다 기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절망한다. 빵을 구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이 죽은 오빠의 시신으로 고기국을 해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비참한 생활에 절규한다. 취재 중 잡혀서 모스크바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취재 내용을 기사화하지 않는 조건으로 풀려나 영국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존스가 취재한 기사의 진실을 알면서도 소련과의 마찰을 두려워해 존스를 거짓말장이로 취급하고 신문사는 기사화하지 않는다. 마침내 존스의 노력으로 신문에 우크라이나의 참상이 대서특필되고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집단체제의 공산주의 사회가 겉으로는 평등한 세상을 외치지만 그 뒷면에는 얼마나 모순과 부조리가 있는지 그리고 그 어두운 모습과 진실은 언젠가는 세상에 드러나고 밝혀진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에 존스 기자는 동북아 정세 취재 중 외몽골 지역에서 납치되어 3발의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는 자막이 나온다. ‘미스터 존스’는 제 24회 부산 국제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영화에서는 언론인의 두 모습을 보여준다. 월터 듀란티는 퓰리처상까지 수상했지만 소련을 옹호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기자의 본분을 다하지 않지만 가레스 존스는 자기의 목숨을 담보하면서까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세상에 알리려는 언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도 권력에 영합하고 출세를 위해서 진실을 외면하는 어용 기자들은 진정한 기자의 모습이 무엇인가 한번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영화에서는 처음과 마지막에 작가 조지 오웰이 ‘동물 농장’을 집필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번도 만나지 못한 가레스 존스 기자와 작가 조지 오웰을 연결한 감독의 창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1945년 발간된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은 소련의 스탈린 독재를 풍자한 우화로 큰 인기를 끈 소설이다.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은 1948년생 폴란드 출신으로 부모님이 히틀러와 스탈린 시대를 겪은 아픔을 간직해서 조국 폴란드에 대한 참상을 다룬 샬러턴, 어둠 속의 빛, 유로파 유로파, 신문, 아이 원트 유, 암살의 그림자 등을 연출하였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서는 지금은 대배우가 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발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