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미로? 평생 처음 들어보는 순우리말
안다미로? 평생 처음 들어보는 순우리말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1.02.09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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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관한 순우리말
EBS캡처

술을 담글 때에 쓰는 '지에밥'은 '술밥'이라고 한다. '지에밥'은 술밑으로 쓰려고 찹쌀이나 멥쌀을 물에 불려서 시루에 찐 밥을 말한다. 술을 따를 때, 술을 부어 잔을 채우는 것을 '치다'라고 하고, 술잔이 잔에서 넘치도록 많이 따르는 것을 '안다미로'라고 하고 ​맛도 모르면서 마시는 술은 '풋술'이고, 술 많이 마시는 내기는 주전(酒戰)이고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은 '강술'이라고 하며, 미친 듯이 정신없이 마시는 것은 '광음(狂飮)'이다. 술기운이 차츰 얼굴에 나타나는 모습은 '우럭우럭'이라고 한다. ​

​술에 취해 거슴츠레 눈시울이 가늘게 처진 모습은 '간잔지런하다'고 하고, 술에 취해서 눈에 정기가 흐려지는 것을 '개풀어지다'고 한다. 얼굴빛이 술기운을 띠거나 혈기가 좋아 불그레한 상태는 ‘불콰하다’고 하며, 술기운이 몸에 돌기 시작해 딱 알맞게 취한 상태를 '거나하다'고 하며, 술이 거나하여 정신이 흐릿한 상태는 '건드레하다', 몹시 취하여 정신이 어렴풋한 상태를 '얼큰하다'나 '얼근하다'고 한다. '​알딸딸하다’도 비슷한 상태를 나타낸다.

​지나치게 많이 마셔서 정신이 없는 것을 주전(酒癲/酒顚)이라고도 하며 소주를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코와 입에서 나오는 독한 술기운은 '소줏불', 술을 한량없이 마시는 모양이나 그런 상태를 '억병'이라고 한다. ​술에 취한 모습을 나타내는 우리말에는 먼저, '해닥사그리하다'는 게 있다. 얼근하게 취하여 거나한 상태를 말하며, 해닥사그리한 단계를 지나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취한 상태를 '곤드레만드레'라고 하고, 몹시 취하여 정신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나 또는 그런 사람을 '고주망태', 술에 먹힌 다음 정신없이 쓰러져 자는 것은 '곤드라졌다'고 한다. 골아떨어지다와 같은 말이다.

​술에 취하여 정신없이 푹 쓰러져 자는 것을 '군드러지다', 술에 취하여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으면 '잔주'라고 하고, 술 마신 뒤에 버릇으로 하는 못된 언행은 '주사(酒邪)'라고 하며, 술에 취하여 정신없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주정(酒酊)'이라고 한다. ​술에 잔뜩 취한 것은 '만취(漫醉/滿醉)'나 '명정(酩酊)', 술 마신 다음날, 술 취한 사람의 입에서 나는 들척지근한 냄새를 ‘문뱃내’라고 하고, 정신이 흐려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고 흐리멍덩한 상태는 '옹송옹송하다'고 한다. 술을 마셔도 취기가 없어 정신이 멀쩡한 상태는 '맨송하다'나 '민숭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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