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맛집] 전통 청국장 맛으로 불경기와 맞선 '황학골 식육식당'
[우리동네 맛집] 전통 청국장 맛으로 불경기와 맞선 '황학골 식육식당'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02.08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우 업계 30년 베테랑으로 황학골 식육식당 열어
지역 어르신 초청 제5회 경로잔치 베풀기도
요일별 식단표로 인기, 30여 곳에 중식 밥차 운영
황학골 식육식당의 야간 전경으로 주요 품목 메뉴와 청국장 돌출 간판이 이채롭다.  유무근 기자

고객 전용 넓은 주차장에 나름대로 편의시설을 겸비한 준도시 면소재지인데도 유독 음식점들의 손님이 확연히 준 것처럼 느껴진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소재지 '황학골 식육식당'(대표 권오기)도 예외는 아니다. 포장 배달 말고는 아예 손님 자체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가 지면 아예 주민들의 왕래가 거의 없다. 고객이 드나드는 크고 작은 업소들 중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불경기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만은 음식점이 더 큰 타격을 받는 것 같다. 권 씨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시기 때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고 열 명의 인건비와 집세 등 갖가지 지출금에 대한 고민으로 잠꼬대(헛소리)까지 하는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이곳에서 10년간 영업을 해왔어도 이런 불경기는 없었다고 회상한다.

◆ 고객 기호에 맞는 건강 식단에 승부를 걸다.

권 대표는 한우 업계에서 수십 년간 경험한 특기와 질 좋은 고기만을 취급해 고객들의 인기를 받아오고 있었지만, 코로나19 불경기의 해결책으로 저렴하고 건강식품인 '한국인의 전통 청국장 정식' 메뉴를 선정하여 승부를 걸었다. 밑반찬 6가지에 즉석 고등어 등 생선구이도 곁들였다. 추가식단으로 단체 예약 손님이 많아지고, 고객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식탁에 밑반찬 접시를 차릴 때(수저 대기 전) 기호품이 아닌 반찬 2개를 반환하면 식대 500원을 공제해 주는 서비스도 추가했다. 나온 반찬은 재사용하지 않는다. 손대지 않은 반찬도 즉석에서 찌꺼기 통으로 분류해 버린다. 주말과 공휴일엔 넓은 주차장에 산악회 관광버스 예약 손님과 집안 기념일 행사도 늘어났다.

경북 칠곡군 황학골 식육식당 권오기 대표가 점심 손님을 치른 후 지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  유무근 기자

◆ 요일별 차림표와 배달 식단에도 새로운 밑반찬을 제공하다.

월요일 중식부터 토요일 메뉴까지 차림표를 부착하였다. 돼지고기 두루치기, 청국장 정식, 산나물 비빔밥, 생선구이, 탕, 김치찌개 등이다. 공단의 고정 거래처 30여 곳에는 밥과 국을 배달 직전에 용기에 옮겨 담아 항상 따끈따끈한 온도를 유지하여 시간에 늦지 않도록 정시에 배달한다.

경로잔치에 여흥을 돋울 각설이 연주단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권오기 대표.  유무근 기자 

◆ 경로잔치도 베풀다.

권 대표는 지역 어른들을 대상으로 어버이날 전후로 경로잔치를 연다. 밤새 우려 낸 사골곰탕과 국수뿐만 아니라 갖가지 부드러운 과일, 식혜, 술과 떡을 제공한다. 행여 한 접시라도 빠질세라 상차림에도 정성을 다한다. 각설이 품바 일행과 지역의 향토 가수도 재능기부 봉사로 출연하여 여흥을 돋구어 함께 어울리는 한마당 잔치가 되는 날이다. 6년째 5회 연속으로 이어오고 있다.

◆ 청국장은 암도 예방할 수 있는 보신 음식이다.

‘황학골 식육식당’에서는 수입 콩 GMO 콩을 사용하지 않고, 천일염만으로 불린 100% 국산 콩을 사용하고 있다. 콩 자체 균으로만 발효되어 냄새가 순하고 담백한 보신 음식이기도 하단다. 간은 심심하여 비비거나 말아 먹어도 소화도 잘되고 맛이 있는 건강 음식이라고 권 대표는 청국장의 효능을 강조한다. 위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5년을 더 연장한 특별한 청국장 이야기 사례도 많다.

◆ 청국장의 유래는 1766년 편찬된 조선 시대 문헌인 ‘증보산림경제’에서 ‘수시장’(水豉醬)으로 나온다.

미 적색을 띠도록 볶은 콩을 삶아 띄운 것을 말려서 필요할 때 물과 소금을 섞어 먹는다고 나온다. 현대의 건조 청국장 가루와 비슷하게 말려서 보관했던 것으로 보인다. 된장뿐만 아니라 일본의 낫토와도 유사한 구석이 많아 자주 비교되는 식품이다. 재료와 발효 과정 등이 매우 유사하고 둘 다 자국 내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발효를 일으키는 곰팡이실은 아예 같은 균이다. 다만 세부적인 과정과 재료에 차이가 있어 섭취 방법이 다르다. 낫토와는 달리 생으로 먹기보다는 찌개 등의 방식으로 요리해서 먹는 것이 한국 전통 음식이다.

◆ 권 대표는 2017년 호황기에 아내와 2호점 ‘한식 뷔페’식당을 개장하였다.

현재 코로나19 불경기 탓도 있지만, 가까운 본점과 소통하여 나름으로 성업 중이다. 권 대표는 지역 발전협의단체에서도 봉사하는 회원이다. 기회가 닿으면 더 많은 협의체에 참여하여 지역 발전과 더불어 관계를 돈독히 하며 상생하겠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