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단상] 파크골프, 투어의 낭만은 잠시 접어 두자
[필드 단상] 파크골프, 투어의 낭만은 잠시 접어 두자
  • 류영길 기자
  • 승인 2021.02.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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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위해 타지인 출입 차단
밀양파크골프장 하루 100명으로 제한
대가야파크골프장, 고령군민만 이용가
동호인 자율 운영 중인 다사파크골프장은 대구에서 가장 인기있는 구장 중 하나다. 류영길 기자
동호인 자율 운영 중인 다사파크골프장. 대구에서 가장 인기있는 구장 중 하나다. 류영길 기자

코로나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물에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삶 전체가 제동 걸리고 있다. 파크골프장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유하천부지에 설치된 파크골프장은 모든 국민을 위한 체육공원인데도 마음대로 갈 수가 없다.

​심지어 어떤 지역에는 아직도 파크골프장을 폐쇄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이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과열 경쟁체제로 돌입한 것이 그 원인이기도 하다.

​동호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밀양파크골프장은 밀양시민에게만 개방하고 타지인을 외면하고 있다. 그것도 하루 입장 인원 1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대구·경북민의 인기를 누려 온 대가야파크골프장도 지난 2일부터 재개장하였으나 고령군민만 받아주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잠정적인 조치이므로 동호인들이 양해해 주기 바란다는 것이 고령군청 공무원의 설명이다.

​파크골프는 투어에 진정한 맛이 있다. 초보시절엔 동네 가까운 곳에서 연습을 하지만 조금 알고나면 더 넓은 세상으로 가고싶어진다. 그래서 운동에 여행을 접목한 파크골프투어는 파크골프의 진수라고 말한다.

​동호인들은 어서 속히 코로나19가 제압되어 전국 방방곡곡 다니며 녹색 필드에서 마음껏 골프채를 휘두르고 싶어한다. 어떤 지자체는 이런 파크골프투어단을 유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갈 수가 없다. 더 기다려야 한다. 기다림은 더 나은 것을 위한 인내를 요구한다. 또한 현재 가지고 있는 작은 것을 더 소중히 여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때일수록 가까운 이웃끼리 좀 더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역 내에서는 제발 갑질이나 텃세를 부리지 말았으면 한다. 여러 경로로 교육을 받아 필드에 나온 모든 동호인들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면 코로나 때문에 공을 칠 수 없는 날도 많았다. 이제 공이라도 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러나 이러한 행복도 지속될 수는 없다. 새 봄과 함께 각 구장은 또 휴장에 들어갈 것이다. 잔디가 자랄 시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어제 오늘처럼 공을 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날만이라도 부디 서로를 위로하며 사이좋게 라운딩을 펼치자. 코로나에 우리의 인정까지 빼앗길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