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끝난다면-이 사람 만나고 싶다-1.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
코로나가 끝난다면-이 사람 만나고 싶다-1.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
  • 김정호 기자
  • 승인 2021.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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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 모습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 모습

 

지난해 1월 20일 우리나라에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처음으로 들어왔다. 그때는 모두 남의 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아왔다. 그러다 2월 어느 날 대구에도 지독한 전염병이 옮았다. 소위 ‘31번 환자’가 대구 신천지교회를 다녀가면서부터 대구경북이 발칵 뒤집혔다. 대구신천지교회와 청도의 대남병원, 각 요양시설에서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하루에 4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였다는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우리 집은 안전한 줄 알았다. 설을 쇠려고 모시고 온 어머니도 무사하셨다. 설을 무사히 쇠고 3일 만에 어머니는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가시었다. 그리고 봄이 지나고 초여름이 오기까지 1주일에 한 번씩 가족이 돌아가면서 어머니를 뵙곤 하였다. 그러다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제2차 유행이 다시 시작 되면서부터 면회가 일절 중지되었다.

어머니 올해 설을 쇠고 나면 연세 95세가 되신다. 여름 이후로 한 번도 어머니를 뵙지 못하였다. 자식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100세를 목전에 둔 어머니를 요양원 한 쪽 구석진 곳에 뉘어 놓고 있는 자식의 마음은 하루하루가 천추 같다. 누가 천륜을 거부하겠는가. 어머니를 뵙고 얼굴이라도 쓰다듬고 싶지만, 먼발치에서마저 뵙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어떻게 말과 글로 만단설화를 표현하겠는가.

지난 초겨울부터 3차 유행이 다시 시작되어 하루 1천 명 넘는 환자가 속출했다. 이제는 다소 수그러들긴 했으나, 여전히 요양원 면회는 금지되어 있다. 이러다 혹시라도 나쁜 병이 노인들에게 전염이라도 될까 걱정이 태산이다.

소띠 해 신축년이 돌아왔다. 세상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야 많고도 많지만, 한 시도 잊을 수 없는 어머니가 제일 보고 싶다. 새해에 큰 소망이야 있겠냐마는 천지신명의 도움으로 지독한 코로나 전염병이 물러나고 우리 가족 다 같이 어머니를 뵙고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들을 실컷 나누어보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소원이다. 세월은 말없이 흘러간다.

어머니 부디 건강하게 지내십시오. 어머니 고운 얼굴 다시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