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살기] 내겐 너무 사랑스런 쭈글이 쌤 (2) 달라진 집 분위기
[반려동물과 살기] 내겐 너무 사랑스런 쭈글이 쌤 (2) 달라진 집 분위기
  • 남성숙 기자
  • 승인 2021.02.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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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이 집에 온 후로 달라진 게 청소 뿐만이 아니었다. 잠잠하던 가족 단톡방이 갑자기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연신 울리는 카톡 신호음으로 시끄러워진 것이다.

평소 내가 문자를 보내면 늘상 “ㅇㅇ” “ㅇㅋ” “ㅜㅜ”로만 대답하던 아들이,

“쌤 지금 뭐해요? 밥은 잘 먹어요?”

“에너지 충전이 필요해요, 쌤 사진 한 장만 보내주세요.”

“엄마 쌤 좀 예뻐해주세요 아직 아긴데 가엽잖아요”하고 떠드는(?) 것이었다. 어찌나 살갑게 문자를 보내는지 내 아들 맞나? 싶을 정도로 낮설었다.

남편이 쌤 사진을 단톡에 올릴라치면 딸애와 딸애 남자친구(지금은 우리 사위가 된)까지 가세해,

“울쌤 너~~~~~무 귀여워.”

“쌤이 살이 찐 거 같아요, 눈도 커졌고 예뻐졌어요.”

“쌤이 너무 보고 싶어요 ㅜㅜ” 하는 답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쌤의 일거수일투족이 우리 가족의 주요 화젯거리가 되다 보니 예전에 비해 식구끼리 대화가 많아지고 한층 화기애애해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쌤이 있었다.

가족끼리 데면데면하고 소통이 없는 가정이라면 반려견을 입양해 키워보라고 강추(?)하고 싶다.

4년차 쌤의 도치맘으로 살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조건없이 신뢰해 주면 주는 사랑보다 몇 배 더 큰 기쁨을 되돌려 주는 게 반려견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려운 점이 전혀 없지는 않다. ‘개는 지갑으로 키운다’는 말이 있듯 쌤에게 매달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비교적 건강한 편이기는 하나 샤페이종은 주름이 많아 피부질환에 취약하고, 선천적으로 샤페이열병이라는 아토피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발목에 부종이 심해 평생 항생제를 먹여야 한다.

다행인 것은 석 달 전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온 후 맑은 공기와 활동량이 많아져서인지 부종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전원주택으로 터전을 바꾸게 된 여러 이유 중 첫번째가 쌤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기르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이런 우리를 보고 누군가는 예전의 나처럼 “개 땜에 시골로 이사를 가? 참 이해불가네?”라고 한심해 할지 모른다. 나와 남편은 쌤이 넓은 마당을 힘차게 뛰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큰 행복감과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 쌤바라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 가족에게 쌤은 없어서는 안 될 사랑스럽고 귀한 또 하나의 가족이다.

쌤~ 우리 행복하게 오래오래 같이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