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을 올라 보세요(2)
앞산을 올라 보세요(2)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1.02.01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두토성에서 조금 내려오면 운동기구들이 나란히 놓여 있어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허리돌리기, 평행봉, 철봉 등에서 간단히 준비운동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용두토성에서 전망대를 거쳐 정상으로 오르려면 2시간 정도 더 걸어야 하니 준비운동은 필수다. 오르막을 조금 오르면 약수터로 가는 길과 정상으로 가는 표지판이 나오는데 여기서 전망대는 1.2km이고 산성산 정상까지는 2.9km다.

산성산 등정 표지판

표지판을 지나서 5분 정도 오르면 돌무더기를 만나는데 이곳이 '매일 기원 돌탑'이다. 앞산 주능선(돌탑쪽)으로 오르는 사람은 이 돌탑에 돌을 하나씩 올리고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게 기도를 하고 자기의 바램을 부탁하기도 하는데 돌탑은 모두 7개가 있는데 7개인 것은 일주일을 뜻하며 일요일에는 맨 아래쪽 토요일이 맨 위쪽인데, 해당되는 그 요일에 돌을 올려 놓으며 기도를 해야 효험이 있다고 한다. 즉 일요일날 오를 때는 맨 아래쪽에 있는 돌탑에다 돌을, 월요일이면 두번째 돌탑에, 일주일 매일 오르는 사람은 각 돌탑 모두에 하나씩 올리게 되며 매일 오르는 사람의 기도를 더 잘 들어 준다고 매일 오르는 사람은 이야기 한다.

매일 기원 돌탑

돌탑에 정성들여 돌 하나를 올리고 오르막을 오른다, 손은 시리지만 등은 후끈후끈 땀이 나려고 하는데 전망대에서 맞이하려던 해가 용지봉에서 오르고 있다. 7시에 주차장을 출발했는데 소요시간을 잘못 계산한 것 같았다. 우리가 보통 사람보다 느리다는 걸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잘못 게산한 것이 아니라면 잠시 잠시 쉬는 시간이 너무 길었는지 모르겠다. 해도 오르기 전에는 진통이 있는 것일까? 주위가 온통 붉게 물들었고 , 붉음의 진통이 점점 더해지더니 불쑥 올랐다. 해가 오를 때 보면 1초도 중요하다는 걸 알수 있다. 1초 1초 해가 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잠시 눈을 감고 마음 속으로 몇 가지를 부탁했을 뿐인데 해는 벌써 한 발이나 올라 있었다. 

희망차게 용지봉을 오르는 해

용지봉에서 오르는 해를 보고 계속 오르막을 10여 분 오르니 전망대다. 전망대에는 벌써 여러 사람이 올라 있었는데 이들은 여기서 해를 맞았다고 한다. 10여 분의 오차로 전망대에서 해를 맞이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으나 그래도 전망대에서 오른쪽에는 수성못이 그리고 대구의 시가지가 내려다 보이고 날씨가 맑아서 멀리 눈 덮인 팔공산도 깨끗하게 보여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일요일마다 전망대에서 해를 맞이 한다는 모녀

전망대에서 대구의 모습을 내려다 볼 때는 좋았는데 여기서부터는 45도 이상의 경사도를 가진 오르막이 떡 버티고 서 있다. 곳곳에 계단이 있긴 하지만 숨 소리가 거칠어 지는데, 조금 더 참고 오르니 숨이 꼴깍 넘어 갈 것 같이 핵핵 거린다. 매일 앞산을 오른다는 70대의 어르신께서 여기를 깔딱고개라고 한다고 하시면서 매일 다니는 사람도 여기서는 숨이 차 오른다고 하며 앉지 말고 서서 조금 쉬면서 오르라고 조언해 줬다.

깔딱고개 위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

깔딱고개를 오르니 큰 소나무가 당당하게 서 있다. 소나무 옆에는 벤치가 2개 정도 놓여 있는 것으로 봐 깔딱고개의 고통을 말해 주는 듯 했다. 여기서 아직 몇번의 오르막 내리막이 있었지만 깔딱고개의 고통 같은 건 없었다. 산 아래와는 기온이 좀 다르다는 걸 느끼면서 여기서 15분 정도를 더 오르내리니 산성산 정상쪽에 큰 표지판이 숨은그림 같이 보인다.

산불조심이 숨겨진 대형 표지판

산불조심 숨은그림을 맞추고 한번의 오르막을 오르면 산성산 정상이다. 산성산 정상에는 대구항공무선표지소가 있고, 긴급구조 표지판에는 주-15, 응급구조119, 범죄신고112, 앞산공원관리사무소 053-803-5450이라는 표지판이 있어 불의의 사고시에는 지점을 신고하면 긴급구조를 받을 수있다.

산성산 정상의 헬기장과 무선항공표지소

산성산 정상 653.4미터에 올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앞산 정상 까지는 2km를 더 가야한다. 우리는 잣나무 숲길로 하산을 결정하고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지인이 가져온 절편과 봉지 커피를 마셨다. 지금까지 먹은 커피 중에 최고로 맛있는 커피라고 모두 이구동성이다.

세계에서 제일 맞있는 커피

휴식을 취하고 잣나무 숲길을 따라 하산했다. 하산하는 데 한시간 정도 걸렸고 전체 시간은 3시간 정도 걸렸는데 하산해서는 어묵을 먹는데 1개는 800원 3개는 2000원이다. 잠시 서서 봐도 1개 먹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장삿군의 셈법 심리가 잘 나타난 상술이다. 우리는 뭔 큰 일이라도 한듯 어묵을 두 개씩 먹고 나서 3000원 짜리 콩나물국밥과 고등어도 두 마리 굽고 막걸리도 한잔 했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니 12시가 다 됐다. 지인은 최고 싸게 밥과 술을 먹었다며 다음에 또 가자고 했다. 코로나에 갈 곳이 없으신 분들은 운동도 할 겸 한번 가 볼 것을 권한다.

손님을 부르고 있는 어묵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