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屋上屋(옥상옥)
[고사성어] 屋上屋(옥상옥)
  • 신문수 기자
  • 승인 2021.02.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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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 위의 지붕. 공연한 일이나 헛수고를 뜻함

· 屋(옥) : 1.집 2.지붕 3.지붕 모양의 덮개 屋上(옥상) 屋外(옥외) 屋宇(옥우) 家屋(가옥) 社屋(사옥) 韓屋(한옥)

· 上(상) : 1.위 2.높은 쪽 3.표면,올리다 上官(상관) 上陸(상륙) 上書(상서) 引上(인상) 上座(상좌) 上品(상품) 地上(지상)

· 屋(옥) : 1.집 2.지붕 3.지붕 모양의 덮개 屋上(옥상) 屋外(옥외) 屋宇(옥우) 家屋(가옥) 社屋(사옥) 韓屋(한옥)

東晉(동진)의 庾仲初(유중초)가 수도 建康(건강)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揚都賦(양도부)라는 시를 지을 때 그는 먼저 이글을 친척인 세도 재상 庾亮(유양)에게 보냈다. 그랬더니 유양은 친척 간의 정리를 생각해서 과장된 평을 해 주었다. “그의 양도부는 左太沖(좌태충)이 지은 三都賦(삼도부)와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 그러자 사람들은 서로 다투어 유중초의 이 시를 베껴서 벽에 붙여놓고 감상하느라 장안의 종이 가격이 오를 정도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경박한 풍조에 대해 太傅(태부)로 있는 謝安石(사안석)은 이렇게 나무랐다. “뭐야! 저시는 마치 지붕 밑에 또 지붕을 만든 것 같구나. 똑같은 소리를 반복하는데 지나지 않아. 저런 것을 가지고 잘 되었다고 떠들어 대는 작자들의 심사를 모르겠군.”

남의 것을 모방해서 만든 서투른 문장이란 뜻이다. 이로부터 한참 뒤인 남북조시대에 北齊(북제)의 顔之推(안지추)라는 학자가 자손을 위해 써둔 顔氏家訓(안씨가훈)이란 책의 서문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다. “魏晉(위진) 이래로 쓰진 모든 책은 이른바 내용이 중복되고 서로 남의 흉내만을 내고 있어 그야말로 지붕 밑에 지붕을 만들고 평상 위에 평상을 만든 것과도 같다.” 이상과 같이 원전에는 지붕 밑에 지붕을 만든다는 “屋下架屋(옥하가옥)”으로 나와 있으나 오늘날에는 보통 “屋上屋(옥상옥)”으로 쓰이고 있다.

迂餘曲折(우여곡절) 끝에 지난 21일 初代(초대) 공수처장으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임명되어 3년 任期(임기)가 시작되었다.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적법절차와 人權(인권) 친화적 搜査(수사)에 典範(전범)을 보여준다면 국민의 信賴(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공수처장 취임식에서 김 처장은 公職(공직)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의지와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傲慢(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정치적 中立(중립)과 獨立性(독립성)을 철저히 지켜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여 公正(공정)한 수사를 실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약칭 공수처)는 1996년 참여연대가 “부패방지법”입법청원으로 시작하여 논의가 시작된 후 25년 만이다. 공수처는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政派(정파)에도 치우침이 없이 오직 주권자인 국민만 바라보고 公平無私(공평무사)하게 사건을 처리하면 될 것이다. 정치권도 자기 정파의 유불리에 따라 공수처를 이용하지 말고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保障(보장)해야 할 것이다. 벌써 공수처 1호 搜査 對象(수사대상)을 두고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어렵게 出帆(출범)한 공수처가 제대로 安着(안착)하기 위해서는 처장이 就任辭(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적 중립을 確固(확고)하게 지킴으로서 국민이 憂慮(우려)하는 屋上屋(옥상옥)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刻苦(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국민의 信賴(신뢰)를 잃지 않아야 成功(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