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같은 사람
나무 같은 사람
  • 장명희 기자
  • 승인 2021.01.29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무는 뿌리가 깊게
사람은 사고의 폭을 깊게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룬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룬다. 어쩌면 숲과 사회라는 공통분모는 인간에게 분리되어 형성 될 수 없는 존재이다. 나무는 한 번 자리를 정하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철따라 옷도 갈아입는다. 사람들도 각자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계절 따라 옷을 갈아입는다.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나무 같은 사람을 사회는 원한다.

나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뿌리를 넓고 깊게 내려야 한다. 사람은 사고의 폭과 깊이를 더하면서 마음의 중심과 행위의 근본을 굳건히 해야 한다. 또한 균형있게 잘 뻗은 가지와 같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가꾸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온갖 부귀영화와  탐스러운 열매만 탐하다 보면 나무가 병들고 세상도 병들지 않겠는가.

뿌리가 튼튼해야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사람도 건전한 정신세계를 근본적인 인식과 가치를 제대로 간직해야만 성장의 바탕을 굳건히 할 수 있다. 뿌리를 점차 넓고 깊게 내리면서 나무가 무성하게 성장하듯, 사람도 이해와 사랑의 폭과 깊이를 더한다면 좋지 않을까. 마음이 육체의 주인이듯 정신이 지식의 주인이다. 나이가 들고 지적 역량이 중대할수록 뿌리는 점차 넓고 깊게 내려 인간적인 본질을 찾게 된다.

그릇이 클수록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다. 세상을 품으려면 모든 사람들도 가슴 속에 품어야 한다. 조그만 묘목이 거대한 나무로 성장하듯 어린 싹이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아 사회의 기둥이 된다.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마음도 없고 똑같은 얼굴도 없다. 신은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개성대로 살도록 창조했다. 사람마다 각각 상이한 정신세계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생각을 보완하는 가운데 독특한 사고가 창조적 사고로 이어져 인류문명이 끝없이 발전한다.

수시로 변하는 것이 마음이요.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행위요. 수많은 마음과 행위를 모아 기워 놓은 것이 인생이다. 나무 가지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러나 나이테를 자랑하는 나무 둥치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여여부동(如如不動)한 마음은, 마음을 기쁘게 하는 대상을 볼 때에 그것을 동경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며, 욕망을 품지 않으면 누군가를 자꾸 사랑하게 되고 낮추는 삶을 살게 된다.

가지가 한쪽으로 치우쳐진 기형적인 나무는 왠지 불안하고 품위가 없어 보인다.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사람도 자양분이 되는 각종 정보와 지식과 수분이나 햇빛과 같은 자본과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광합성 작용으로 창의력을 개발해야 한다. 창조는 지식의 산물이 아니라 깨달음의 산물이다.

자신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 자아성취이다. 나무는 결코 하루 사이에 다 자라지 않는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들만이 거대한 나무와 같이 무궁하게 성장할 수 있다. 말없이 무더운 여름날 그늘을 드리워 주는 나무처럼 사랑으로 세상을 품는 사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정신이 지배하는 21세기는 더없이 숭고한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라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