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끝난다면-그곳에 가고 싶다-1. 아프리카 4개 국
코로나가 끝난다면-그곳에 가고 싶다-1. 아프리카 4개 국
  • 허봉조 기자
  • 승인 2021.02.15 07:0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빅토리아 폭포.  픽사베이

 

지구촌 구석구석을 벌집 쑤시듯 어지럽게 흔들어놓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도 머지않아 백신 앞에 기력을 잃게 될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그날이 오면, 아프리카 남부 4개국 여행을 꼭 가고 싶다. 잠비아, 나미비아, 짐바브웨 그리고 보츠와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4개의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으로 영어를 언어로 사용한다는 것과 웅장한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서툴지만 간단한 대화는 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술이 근질거린다.

해외여행을 썩 많이 다닌 편은 아니다. 그러나 친구들과의 여행은 언제나 잊을 수 없는 자유와 즐거움을 동반했다. 옷깃을 스친 지 반백 년이 가까운 여고동창 다섯 명. 여고 졸업 후 만남이 계속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 30년 세월이다. 그리고 우리는 10년 전부터 매년 해외여행을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오래 전부터 꿈꾸어왔던 아프리카 여행을 위해 여행사와 계약을 맺은 것이 1년 전이었다. 기후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따뜻한 봄에 출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몇 개월 정도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가, 여행을 앞두고 사태는 더욱 심각해져 아쉽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순수의 땅 아프리카 남부를 여행하는 꿈을 꾼다.

세계에서 야생코끼리가 가장 많다는 보츠와나에 가면, 초베국립공원에서 특별히 개조된 사륜구동 랜드 크루저에 올라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게임 드라이브’라는 사파리 투어를 할 것이다.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일렬로 걸어서 동물들을 찾아다니는 ‘워킹 사파리’ 투어를 할 수도 있다. 아프리카 대륙 서쪽에 있는 ‘나미비아’에는 거친 대서양 해안지대부터 아름다운 모래 언덕과 거대한 염전, 야생동물로 가득한 초원까지 드넓게 펼쳐진 자연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가볍게 뛰어노는 바분원숭이를 비롯해 야생코끼리와 임팔라, 기린, 얼룩말, 버팔로, 사자 등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조심스럽고 흥분되는 일인가.

‘잠비아’와 ‘짐바브웨’에서는 세계 3대 폭포 중 가장 높은 ‘빅토리아 폭포’를 감상하며 걸어서 국경을 이동할 수 있다니, 이색적인 경험이 되겠다. 10년 전 ‘몽골과 러시아’ 여행 중 밤새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좁은 객실에서 눈을 비벼가며 출입국심사를 받은 기억은 있지만, 걸어서 입국심사를 받는다는 것은 의외의 일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높다는 번지점프(높이 111m)는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것 같다. 폭포 주변의 시내구경을 하고, 호기심의 눈을 반짝거리며 우리는 깔깔깔 배를 움켜쥐기도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아프리카로 여행을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지난 10월, 우리나라의 대우건설이 보츠와나와 잠비아 사이의 잠베지강을 가로지르는 ‘카중굴라 교량’(Kazungula Bridge, 길이 923m)을 준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인 이들 두 나라는 이 교량이 생김으로써 일주일이 걸리던 물류이동을 단 2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교량은 6개의 주탑이 연속으로 설치되어 외관이 띄어나며, 천혜의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지역 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한다. 빨리 가서 자랑스러운 현장을 확인하고 싶다.

‘길 위의 학교’라는, 여행을 한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에서 예상치 못했던 현실과 만나 다양한 경험에 부딪혀보는 것이다. 예순 중반의 나이에도 우리는 아직 건강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무릎관절에 이상이 없고, 식성이 좋은 데다 잠까지 잘 자니 여행에 최적화된 친구들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 같다.

아, 그날이 정말 올 수 있을까? 친구들과의 여행은 언제나 우리의 심신을 몇 년쯤 젊게 만드는 신비한 효능을 발휘한다. 더 큰 욕심은 없다. ‘몸을 건강하게 하면서, 정신을 살찌우는 것’이 우리들의 작은 바람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