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86) 만 원 한 장으로 얻은 행복
[원더풀 시니어] (86) 만 원 한 장으로 얻은 행복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1.01.1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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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회사 출근으로 집을 나서면서 일만 원 지폐 한 장을 아내에게 건네주고 “당신 집안 살림살이에 너무 힘들 텐데 맛있는 것이나 사드시우”하고 나간다. 아내는 “여보 나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하면서 그 돈을 매일 경로당에 나가시는 시아버지에게 용돈으로 드린다. 할아버지는 그날 경로당에 가서 며느리 자랑으로 하루를 다 보낸 다음, 저녁에 돌아와서 돈은 서랍 속에 깊숙이 넣어둔다. 설날 세뱃돈으로 손녀에게 주자 손녀는 엄마에게 달려가서 “엄마! 이 돈 내 책가방 사는데 보태 써요”하면서 맡긴다. 엄마는 다시 가족을 위해 힘들어 보이는 남편 주머니에 “여보, 내일 좋은 거 사드세요”라고 쓴 쪽지와 함께 양복 주머니에 몰래 넣어준다. 결국 만 원 한 장이 온 식구를 거쳐 가면서 가족사랑에 의한 행복으로 이어지는 '만원 한 장으로 얻은 행복'이 된다.

행복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형체도 없지만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갖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고, 누구나 행복을 바라며, 누구나 행복을 찾아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니요, 미래에 있는 것도 아니요, 물론 돈으로 살수도 없고 훔쳐올 수도 없다.

우리는 흔히 돈이 많으면 행복하리라 생각하기 쉬운데, 돈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긴 하지만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행복은 감정, 느낌, 기분 등 주관적인 마음의 작용이기 때문에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내 마음 안에서 찾아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서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결코 행복을 얻을 수 없다. 주기보다 받기를 더 바라고, 손해보다 이익만 생각하고, 노력보다 행운을 바라는 한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에서 탈피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낙오되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뛰면서 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그것도 자기보다 능력이 앞서는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신에 대한 불만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정보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스트레스도 있다. 코로나로 인한 집 콕 생활이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노화와 질병에 대한 스트레스도 크다. 건전한 취미생활이나 보람되고 의도적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없애자.

또한 무슨 일이든지 서두르지 말고 융통성을 가지고 대처하자. 융통성이 없으면 사회생활이 피곤해진다. 때로는 돌아갈 줄도 알아야하고 상황에 맞게 적당히 구부릴 줄도 펼 줄도 알아야한다. 결국 행복은 외적 조건인 건강을 바탕으로 하여, 욕심을 버리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적당히 융통성 있는 삶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만 원 한 장의 행복’에서 식구들이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가족 모두를 즐겁게 만들고 있음을 보면서, 행복은 각자 만들어야 하는 것임을 잘 보았다. 작은 것에 만족하자. 행복은 그저 자족하는 마음 안에 있는 것이다. 행복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찾고 즐겨야 하는 것이니, 내 주변에서 발견하고 즐기느냐 지나쳐버리고 괴롭게 사느냐 하는 것은 오직 자기 몫일 수밖에 없다. 행복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속에서만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