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시니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코로나 시대 시니어,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정양자 기자
  • 승인 2021.01.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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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저서 ‘총·균·쇠’에서 ‘총으로 대표되는 전쟁, 균으로 대표되는 질병, 쇠로 대표되는 기술발전이 인류 역사 서사의 주인공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20세기는 총이 가장 중심에 있었다. 근현대 100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냉전으로 이어지는 전쟁사가 역사의 중요한 줄기이다.

지금 우리는 기술발전으로 인한 인간의 자연 파괴가 불러온 ‘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이 만든 환경적 요인에 의해 역사는 만들어진다. 코로나19는 전 지구촌을 죽음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14세기 중세 유럽의 봉건제도를 무너뜨린 흑사병, 17세기 대항해 시대를 연 천연두, 1차 세계대전에 평화를 가져온 스페인 독감 등과 같이 문명사적 전환의 기점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뉴노멀(new normal)의 새로운 표준을 맞이하는 두려움을 갖기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 19의 위기상황에 나를 되돌아보고, 자신과 사회발전에 동참하며 도약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힘차게 헤쳐나가고 있는 시니어들을 만나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자세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태희(맨 왼쪽) 대구시행정동우회봉사단 부단장이 마스크 쓰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본인 제공
이태희(맨 왼쪽) 대구시행정동우회봉사단 부단장이 마스크 쓰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본인 제공

▲이태희(75·대구시행정동우회봉사단 부단장·북구) 씨=오래 전 연세대학교 김형석 명예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깊은 깨달음이 있었다. 김 교수의 삶의 목적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며, 건강과 젊음의 비결도 ‘일’이라고 했다. ‘일해야 늙지 않고 나이가 들면 내가 일을 찾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김 교수의 명언을 가슴에 새기며 내 삶에 접목하고 있다. 은퇴한 실버세대 소시민이지만, 힘든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다. 사랑의 연탄 나누기, 매월 노인복지관 급식 배달, 농촌 일손 돕기, 코로나 19 극복캠페인, 노인 교통사고 방지용 반사 스티커 (달성공원) 나누기 등 봉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권혁준 강사가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본인 제공
권혁준 강사가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본인 제공

 

▲권혁준(63·‘문화재와 함께하는 대구 바로 알기’ 강사·달성군) 씨=시간을 통째로 선물 받은 것 같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바쁜 일상이다. 퇴직 후 인생 2막을 시작하고 두 해를 보냈다. 수업 준비와 문화재 현장답사 등 바쁜 일상으로 지나쳐 버린 것이 많았다. 현실에 뒤처진다고 여겨져 불안했다. 비대면 산업은 물론 바이오,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의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집중적으로 분야별 서적을 탐독하고, 동영상 강의를 통해 많은 것을 익히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 대중화되기 시작한 ‘언택트’ 문화에 나도 깊숙이 들어온 기분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여 ‘명강사’가 되기 위해 자질을 키우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나에게는 기회인 것 같다.

코로나19의 혼돈과 공포로 지난 1년 동안 인류는 속수무책이었다. 이동 마비, 격리, 셧다운, 의료시스템 붕괴, 원격업무, 경기 추락까지 미증유의 현상을 경험했다. 그 기세가 수그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2021년 새해에도 한국과 미국, 유럽 등 각국은 다시 봉쇄 조치를 하고 지구촌의 ‘일시 정지’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혼란의 가운데서도 자신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삶은 존재한다. 특히 우리 사회의 진정한 ‘어른’으로서 시니어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야 할 시기이다. 가족들을 다독이고, 사회 전체를 통합하여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몫이 아닐까.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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