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를 지키는 사람] 천성희 대한파크골프연맹 회장
[백세시대를 지키는 사람] 천성희 대한파크골프연맹 회장
  • 류영길 기자
  • 승인 2021.01.18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최초 국제공인 파크골프지도자
대구 협회 창립 주도, 구장 조성 앞장
'연맹'은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어머니
“어르신들 행복 위해 새롭게 뜁니다”
17년 동안 파크골프에 올인해 온 천성희 대한파크골프연맹 회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17년 동안 파크골프에 올인해 온 천성희 대한파크골프연맹 회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웰에이징 시대의 대표적인 스포츠 종목으로 떠오르는 파크골프. 2003년 우리나라에 파크골프가 공식 도입될 때부터 지금까지 인생의 황금기를 오직 파크골프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 있다. 천성희(69) 대한파크골프연맹 회장이다.

 

김윤덕 전 장관과의 만남, 파크골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다

2004년 한국파크골프 지도자 일본 연수단이 후코오카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김윤덕 전 장관,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천성희 회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04년 한국파크골프 지도자 일본 연수단이 후코오카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김윤덕 전 장관,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천성희 회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17년 전 그가 한국여성지도자연합 대구지부 회장을 맡고 있을 때 당시 여성지도자연합 중앙회 총재였던 김윤덕 전 정무장관이 대구를 찾았다.

김 전 장관은 “우리나라는 노인문화가 없어 어르신들이 고스톱을 즐긴다. 그래서 무릎이 안 좋아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노인들은 파크골프를 즐겨 장수하고 있다”고 하며 여성지도자들이 파크골프를 배워 전국에 보급하자고 제안했다.

2003년 9월, 국제파크골프협회가 방한하여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 파크골프를 소개하고 대한파크골프연맹과 교류 협정 조인식을 가졌다. 같은 해 12월엔 발기인 115명이 김윤덕 전 정무장관을 초대 회장으로 하여 대한파크골프연맹을 정식으로 창립했다. 천 회장은 부회장직을 맡아 본격적인 파크골프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2004년 일본으로 건너가 취득한 한국인 최초 국제파크골프 지도자 인증서.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04년 일본으로 건너가 국제파크골프협회로부터 취득한 한국인 최초 국제파크골프 지도자 자격증.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04년 3월, 천 회장은 한국파크골프 지도자 연수단(19명)의 일원으로 김 전 장관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한국인 최초로 국제파크골프지도자 인증을 받았다. “처음 일본에 가서 노인들이 파크골프 치는 모습을 보니 장관님 말씀대로 아, 이거 우리나라 어르신들에게 가르쳐드리면 딱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왔어요.”

 

대구에서 불붙은 파크골프 사랑

대한민국 파크골프를 선도해온 대구 최초의 여성파크골프 동아리. 맨 왼쪽이 천성희 회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대한민국 파크골프를 선도해온 대구 최초의 여성파크골프 동아리. 맨 왼쪽이 천성희 회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그는 대구에서 출발하여 전국으로 파크골프 보급을 위해 온몸을 던졌다. 여성 회원들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고, 2006년엔 달서구파크골프협회를 창립했다.(초대회장 천성희). 그때까지만 해도 대구엔 파크골프장이 한 곳도 없었다. 라운딩을 위해서는 밀양까지 원정을 가야만 했다.

파크골프를 알리려면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서변동 금호강변에 대구시 예산으로 파크골프장을 지으려 하니 시 단위 생활체육 동호인 단체 설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급했다. 시 협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 협회가 있어야 했다.

발로 뛴 결과 7개 구 협회가 조직되고 마침내 2007년 전국 광역시 최초로 대구에 파크골프협회(당시의 명칭은 '연합회')를 탄생시켰다. 초대회장으로 채용희 씨를 추대했다. 그리하여 2009년 대구 최초의 파크골프장인 강변파크골프장 완공의 꿈이 이루어졌다.

2007년 광역시 최초의 파크골프협회인 대구시파크골프협회를 창립, 채용희 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추대했다.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07년 광역시 최초의 파크골프협회인 대구시파크골프협회를 창립, 채용희 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추대했다.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강변구장을 개장하자 갑자기 회원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제2의 구장을 만들기 위해 다시 뛰었다. 2011년 달성군동호회 100명을 구성, 달성군체육회에 등록하여 대구 2호 구장인 다사파크골프장을 천 회장 시설협찬으로 준공했다. 대구 파크골프협회는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했다.

그러나 애써 밥상을 차려놓으니 숟가락 들고 파고드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결국 대구지역 파크골프협회는 새로운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대구시협회 임원 중 일부가 천성희 집행부를 밀어내고, 새 집행부를 구성한 것이다. 천 회장이 조성해놓은 파크골프장을 자신들이 차지하려고 벌인 일이었다.

 

고난을 딛고 파크골프 보급에 올인 ... "할 일이 많아 행복했어요"

2012년 연맹 회장에 취임한 후 치러진 제2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대구 다사파크골프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12년 연맹 회장에 취임한 후 치러진 제2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대구 다사파크골프장).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생활체육이 대한체육회에 통합되면서 대구 시·구·군 파크골프협회는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되어 지자체의 지원 속에 성장해 왔다. 자신이 낳아서 길러놓은 협회를 낯선 사람들에게 넘겨준 천 회장은 원래 파크골프를 도입했던 연맹 이름으로 혈혈단신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갔다.

천 회장은 2012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파크골프 국제대회(제2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 다사파크골프장)를 유치했다. 대구시의 후원으로 국제대회를 치르려니 주최·주관 단체가 필요했다. 협회는 등을 돌리고 협조하지 않았다. 그래서 서울에 있던 연맹 본부를 대구로 이전하고 천 회장은 대한파크골프연맹 제2대 회장에 취임했다. 국제대회는 연맹 주최로 성공리에 치러졌다. 

천성희 회장의 목표는 오직 하나, 전국민에게 파크골프를 보급하는 것이었다.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천성희 회장의 목표는 오직 하나, 전국민에게 파크골프를 보급하는 것이었다.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장관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이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요.”

험난한 여정 속에서도 파크골프에 대한 그의 애정은 식을 줄 몰랐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협회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 노인대학, 교원단체, 여성단체 등 다양한 계층에 파크골프를 보급하면서 혼마전국파크골프대회 등 각종 대회도 개최했다. 대구시 인증 예비사회적기업을 설립하여 취약계층 일자리사업도 전개했다.

3세대가 함께하는 생활스포츠 파크골프. 천성희 회장은 청소년들에게 파크골프를 보급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여 대학에 파크골프학과가 개설되도록 했다.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3세대가 함께하는 생활밀착형 스포츠 파크골프. 천성희 회장은 청소년들에게 파크골프를 보급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여 대학에 파크골프학과가 개설되도록 했다.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14년부터 스크린파크골프를 개발, 필드에 나가지 못하는 어르신들과 학교에 매여 있는 학생들에게 파크골프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 제일여상과 경덕여고 운동장엔 파크골프 홀을 설치해 주고 계명문화대학에는 파크골프학과를 신설하게 하는 등 2세들에게 파크골프를 보급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2015년 그는 인류사회를 위한 상생의 휴머니즘을 고취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인물 대상을 수상했다.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대구가 ‘대한민국 파크골프의 메카’로 불리게 된 데에는 천 회장의 공로가 자못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인체육회에 가맹, 전국 지부 복구 ... "어르신들 백세행복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죠"

2019년 대구 강변파크골프장에서 열린 대한파크골프연맹 주최 제7회 혼마전국파크골프대회.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19년 대구 강변파크골프장에서 열린 대한파크골프연맹 주최 제7회 혼마전국파크골프대회. 대한파크골프연맹 제공

2018년 대한노인체육회가 창립되고 지난해 12월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의 2(노인체육의 진흥) 조항이 발효됨으로써 노인체육회에 가맹된 대한파크골프연맹도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파크골프협회는 전국적으로 임원을 개선하고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파크골프연맹도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연맹 지부를 복구하고 그 존재감을 알리며 부흥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천 회장은 백세시대를 대비한 어르신 맞춤 스포츠로서의 파크골프 비전을 구상하고 있다.

새해 그의 목표는 첫째, 지속적인 파크골프 보급을 위해 협회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협회와 파크골프장을 공유하고 파크골프 발전을 위해 손잡고 간다는 것이다. 둘째, 폭증하는 파크골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부지를 물색, 구장을 증설하는 것이다.

셋째, 3세대가 함께하는 라운딩이 가능하도록 파크골프채 대여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넷째, 파크골프 지도자에 대한 보다 엄격한 자격 관리를 위해 국가자격증 취득을 권장, 이에 따른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것이다.

17년 파크골프 사랑, 아직 식지 않았다

“아직 파크골프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아요. 열심히 알려드리고 구장도 많이 만들어 드려야죠”

우리 사회는 초고령 1000만 노인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 사람들은 천성희 회장의 따뜻한 파크골프 사랑이 행복의 꽃씨가 되어 우리 어르신들 가슴 가슴에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하고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