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를 지키는 사람] 김창규 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
[백세시대를 지키는 사람] 김창규 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
  • 박영자 기자
  • 승인 2021.01.1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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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관장(가운데)이 대구중구노인복지관 내에 설치된 가상현실 놀이운동 ‘KT 리얼큐브’(Real Cube)를 즐기고 있다. 박영자 기자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향긋한 커피향에 아침이 행복한 곳. 발길, 눈길 닿는 곳 어디나 보이는 시와 글귀, 그림들. 삼삼오오 모여 차담을 나누거나 밝은 웃음소리 프로그램실로 오고 가는 분주한 발걸음 등으로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오감이 느껴지는 복지관. 공간이 쾌적하고 밥맛이 제일이며, 새롭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아 배우고 익히며 용돈도 벌 수 있는 복지관. 어르신들의 삶의 활력소가 되는 대구중구노인복지관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복지관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은 바로 김창규(60) 관장이다.

김창규 관장은 대구가 고향이며 공무원 집안에서 태어나 교육학을 전공했으나 직장생활, 자영업 등을 하다가 사회복지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우연히 고등학교 학생생활기록부에서 담임선생님이 써놓은 한 줄의 글을 발견한 이후였다. “선생님이 써주신 글은 ‘이 학생은 장래에 사회복지사가 되면 좋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글에 영향을 받아 40세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었던 사회복지사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김 관장이 어려서부터 남달리 배려심과 봉사심이 강한 것을 선생님이 알았던 것 같다. 그보다 먼저 사회복지사가 되어 일하던 동생과 함께 지금은 형제가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고 있다.

-어르신들을 위한 일은 쉽지 않은데 언제부터 시니어 일을 하게 되셨나요?

▶2001년 사회복지법인 '함께하는마음재단'에 입사하면서 20년이 다 되었다. 남구시니어클럽관장, 수성시니어클럽관장 등 노인복지 분야에서만 18년 간 근무하고 있다. 그중 시니어일자리 전문가로 15년을 일했다. '시니어클럽'은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지원해주는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으로서 노인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다.

김창규 관장(오른쪽 세 번째)이 대구중구노인복지관 내 ‘태평살롱’ 앞에서 바리스타 어르신들과 파이팅을 하고 있다. 박영자 기자

 

-지금까지 해왔던 일 중 특별한 프로그램 개발이나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라면.

▶첫째, 노인일자리는 15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무렵 다양한 사회경험과 일반 사회복지사가 할 수 없는 특화된 노인일자리사업을 내가 살아온 경험에서 할 수 있었다.

지방 최초 중앙노인복지 분야 회장을 5년 간 하면서 ‘노인복지법 제23조’의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다. 법에 의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시니어클럽이 노인복지법에 의한 사회복지시설이 되었고, 수만 명의 어르신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 되었다.

둘째, 어르신들에게 소득과 희망을 주었다.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노인사회적기업과 노인협동조합(수성시니어클럽)을 만들어 생산적 노후와 활동적 고령화를 지원하는 데 역할을 했다. 이어서 중구노인복지관 부임 1년 만에 시니어스마트협동조합과 태평살롱협동조합을 만들어 노인들의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희망을 심고 있다. 그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2번이나 수상했다.

여러 종류의 노인 조직들이 있지만 공통된 점은 노인들이 자주적으로 조직화를 통해서 동료애와 지역사회를 위한 일들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셨나요?

▶중구노인복지관이 문 연지 3년인데 대구에서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이 되었고 전국 각 지역에서 견학을 많이 온다. 특히 중구보건소, 정신건강센터, 노인상담소, 치매센터, 중구노인회 등이 함께 있어서 원스톱 이용이 가능하기에 몸과 마음의 안식처가 되기 때문에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 복지관 이용 어르신들께 '나에게 중구노인복지관이란?‘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삶의 활력소, 즐거움, 비타민, 생활의 터전, 오감이 있는 복지관이란 대답이 많았다. 이럴 때 보람도 느끼고 나 자신도 무척 행복하다.

-새해 시니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첫째, 아름다움과 희망을 가지자.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영원의 세계에서 오는 힘을 간직하고 있는 한 언제나 청춘이다. 둘째, 화가, 서예가, 바리스타, 스마트폰 강사, 돌봄강사, 걷기지도사, IT, 키오스크, ICT 강사 등 자기가 하는 일에 도전해서 꿈을 이루어 행복해지자. 셋째, 심신의 건강 수명을 늘리자. 코로나 상황에서도 누워 있지 말고끊임없이 움직이고 근력을 키우자. 근력은 연금보다 강하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심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운동과 식단 관리로 몸의 근육을 키우고, 긍정적 사고와 사회적 관계를 통해 마음의 근육도 키우자. 넷째, 노인 냄새가 나지 않도록 목욕 자주 하고 몸관리 잘 하자. 다섯째, 열심히 배워서 남 주자.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말이 있듯이, 노인이 되어서도 꿈과 열정을 가지시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은.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노인복지전문가로서 중구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이 생활해 나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정보화에 소외되지 않고 시니어 강사 양성을 통해 노인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정성과 관심을 가지고 함께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 노년이여 행복해야 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