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떠나는 성지 순례] 호남 최초의 순교자 유항검 일가가 잠든 전주 치명자산 성지
[사진으로 떠나는 성지 순례] 호남 최초의 순교자 유항검 일가가 잠든 전주 치명자산 성지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1.01.06 10: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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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양을 살며시 품에 안은 예수상. 그 부드러운 눈길과 손길에 시선이 머문다. 이성호 작가
어린 양을 살며시 품에 안은 예수상. 그 부드러운 눈길과 손길에 시선이 머문다. 이성호 작가

 

치명자산은 호남의 사도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의 아들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동정부부 등 일가 7명의 신유박해 순교자가 묻혀 있는 곳이다. 공세리 성당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치명자산은 원래 승암산(중바위산)이라 불렸다. 1914년 이곳에 천주교 순교자들이 묻히게 되면서 치명자산 또는 동정부부인 이순이 루갈다의 이름을 따서 루갈다산이라 불린다.

 

몽마르뜨 광장에 만들어진 파티마 성모상. 포르투갈의 파티마에 세 명의 어린아이 앞에 나타난 성모님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성모상이다.  이성호 작가
몽마르뜨 광장에 만들어진 파티마 성모상.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세 어린아이 앞에 나타난 성모님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성모상이다.    이성호 작가

 

유항검은 신유박해(1801) 때 전라도 지방에서 제일 먼저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된다. 능지처참형을 받고 전주 감영으로 이송되어 10월 24일 참수된 뒤, 이복동생 유관검에 이어 11월 14일 두 아들 유중철과 유문석, 다음해 1월 31일에는 부인 신희와 며느리 이순이, 조카 유중성과 제수 이육희가 순교했다. 

 

루갈다 광장에 세워진 옹기가마경당. 그 앞으로 순교자 가족 동상이 보인다.   이성호 작가
루갈다 광장에 세워진 옹기가마경당. 그 앞으로 순교자 가족 동상이 보인다.    이성호 작가

 

유항검 일가는 구차한 배교의 삶을 택하기보다 죽음으로 하늘에 이르는 길을 선택했다. 조정에서는 유항검 일가의 흔적을 없애고자 집을 헐고 집터를 깊게 파 연못을 만드는 ‘파가저택’(破家瀦宅)의 형을 내렸다.

 

십가가 언덕으로 오르는 길. 기도를 드리며 바위산을 닦아 만든 길을 걷다 보면, 이마에 맺힌 땀방울만큼 하늘을 향해 가는 여정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십가가 언덕으로 오르는 길. 기도를 드리며 바위산을 닦아 만든 길을 걷다 보면, 이마에 맺힌 땀방울만큼 하늘을 향해 가는 여정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성호 작가

 

하지만 그 누구도 그들이 살아낸 신앙의 흔적은 지울 수 없었다. 지금도 많은 순례자들은 힘들게 바위산을 오른다. 그들이 피와 눈물로 드러낸 그 신앙을, 땀 흘려 바위산을 오르며 기억한다. 그 바위산 끝에 그들의 삶을 증거하는 무덤이 있다. 산상 기념성당에 오르면 순교자들의 모습을 색유리로 장식한 아름다운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오늘도 그들은 이곳을 찾는 순례자들의 마음에 영감을 일으키며 살아 있다.

 

이탈리아어로 ‘슬픔’ ‘비탄’을 뜻하는 피에타. 무릎에 아들 그리스도의 시신을 뉘어놓고 애도하는 어머니 얼굴에서 고통과 깊은 슬픔이 전해온다.  이성호 작가
이탈리아어로 ‘슬픔’ ‘비탄’을 뜻하는 피에타. 무릎에 아들 그리스도의 시신을 뉘어놓고 애도하는 어머니 얼굴에서 깊은 고통과 슬픔이 전해온다.  이성호 작가

 

이 기사의 사진은 이성호 작가가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성호 사진작가는

1962년生. 1988년 영남대학교 졸업. 2020년 계명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아트학과 재학중.

현대사진영상학회원. 한국사진학회원. 한국사진작가협회원. 현대사진연구회 회장

현 대구광역시 남구청 도시창조국장

<개인전>

2020 사라져가는 풍경, 정미소-slow city 함창창작소-상주

2019 가톨릭성지-1898갤러리-서울/ DCU갤러리-대구

2018 정미소프로젝트-예술발전소-대구(2018대구사진비엔날레)

2017 정미소프로젝트-대심리복합문화공간-예천

2016 空-봉산문화회관-대구

2015 空-갤러리now-서울

2012 청도유등축제 초대전-청도

<출판>

가톨릭성지-눈빛출판사-한국사진가100선 #61

<수상>

2020 부산국제사진제 포토폴리오 리뷰 최우수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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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림 2021-01-06 20:57:19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가톨릭 신북 대부분이 좌경 사상으로 변질 되었습니다.
신부님으로 칭송받던 호칭이 신부가 되었고 국가관이 의심스러운 존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복음을 전파할 신부들이 정치에 가담하여 국기를 문란. 신앙심 퇴색. 가톨릭 정체성 논란으로
냉담자 60% 냉담 위험자는 이보다도 휠씬 높은 신자가 본연의 신분을 이탈 한 산부들을 관망하고 있다

유무근 2021-01-06 20:35:44
일가족 순교자의 삶
이 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묵상하며 그 발자취를 드듬어 그길을 따르고 있습니다.

류영길 2021-01-06 19:06:53
순교자 가족의 동상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숙연해집니다
이 분들의 피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
아, 대한민국이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