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창 골, 74년 만에 들어선 ‘10월 항쟁’ 위령탑
대구 가창 골, 74년 만에 들어선 ‘10월 항쟁’ 위령탑
  • 김영근 기자
  • 승인 2021.01.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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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피해자의 아픔이 서린 현장

 

한 관람객이 위령탑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한 관람객이 위령탑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속칭 가창 골짜기(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 10월 항쟁 등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을 건립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개막식은 올해로 미루어졌다.

이 위령탑은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민간인 60명의 적법절차 없는 억울한 희생을 확인하고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위령 사업 지원 등을 권고한 지 10년 만에 건립됐다.

위령탑 비문에는 10월 항쟁 경위와 진행, 결과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병풍 비석에는 독립운동가 채충식 지사의 아들 채병기 선생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형이며 독립운동가인 박상희 선생 등 민간인 희생자 155명과 10월 항쟁 유족회 573명, 그 외 제주 4·3 관련 제주도민 142명 등 728명의 명단이 새겨져 있고, 건립자는 ‘제주 4·3 희생자유족회 영남위원회’라고 적혀있다.

위령탑이 들어선 가창 골 일대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31일을 전후해 군경이 대구형무소에 갇혔던 10월 항쟁 관련자 등 정치범을 살해한 현장이다. 용계리 체육공원 인근에 건립된 위령탑은 2019년 10월에  착공, 총사업비 8억5,0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말 준공되었다.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시비가 세워져 있다.
위령탑 뒤편에는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부지면적은 1,168㎡이며 주변에 소나무·배롱나무 등 교목 57그루와 치자나무·백철쭉 등 관목 860그루를 심었다. 위령탑을 방문한 유족들과 시민들의 편의 도모를 위해 진입로는 황토 콘크리트로 포장하고 정자와 의자 등 편의시설도 갖추었으며 산림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축대벽을 시공, 공원처럼 만들었다.

위령탑 뒤편에 그 당시의 처참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혼을 위로하는 향토 시인들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한쪽 벽면에는 ‘무덤도 없는 원혼이여! 천년을 두고 울어주리라. 조국의 산천도 고발하고, 푸른 별도 증언한다’라고 새겨져 있다.

위령탑은 10월 항쟁뿐만 아니라 군위·경주·대구지역 국민 보도연맹사건, 대구·경북지역 교도소 재소자 희생 사건 등 과거사 정리위가 권고한 총 6개 사건 민간인 피해자에 대한 추모도 포함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상에서 매년 위령제를 지내온 유족들은 이제부터 매년 10월 1일 위령탑 앞에서 위령제를 지낼 계획이다.

죽은 아들을 끌어 안은 어머니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죽은 아들을 끌어 안은 어머니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건립 당시 “10월 항쟁·보도연맹 등 한국전쟁 전후 대구지역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의미를 담았다. 늦었지만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의 위령탑이 건립되어 다행이다. 지역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추모의 장이 되고, 통한의 세월을 보낸 유족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힌 바 있다.

희생된 장소에 위령탑을 세웠다지만 규모나 탑의 크기도 초라할 정도다. 이에 대하여 채영희 10월 항쟁 유족회장은 “위령탑을 건립하기 위해 10년을 끌어왔다. 아주 작지만 74년 만에 위령탑이라도 만들어져서 다행이다. 10월 항쟁은 제주 4·3과 여순항쟁의 시발점이다. 비록 4·3 등에 비해 규모가 작고 초라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하며 10월 항쟁의 진실이 낱낱이 공개되고 밝혀져 후세에 역사적 교훈이 될 수 있도록 교육관 건립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태규(83·달서구 삼성래미안아파트 노인회장) 씨는 “인권을 중요시하지 않은 시기에 목숨을 바친 분에 대하여 영혼이라도 위로해 줄 수 있어 다행이다. 우리 후손들이 앞으로 인권 존중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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