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수도산 눈꽃 산행
김천 수도산 눈꽃 산행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1.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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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국사의 구도의길을 순례하는 마음으로 즐기는 눈꽃 여행
수도산 정상에 있는 표지석과 돌탑주변의 눈발이 엄동설한이 가져다 주는 겨울 분위기를 실감케 한다. 장희자 기자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랭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 겨울나무,  도종환)

수도산(1317m)은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의 경계에 치솟은 산이다. 처음에는 불령산으로 불리다가 참선 수도자들이 유명한 신라말 때의 수도암이 있어  수도산으로 붙여졌다. 지금도 청암사 일주문 편액에는 불령산 청암사라고 적혀 있다.

수도산은 수도지맥에 속해 있는 2번째 높은 산이다. 백두대간은 대덕산 남쪽 삼도봉(1250m)에서 남으로 300m정도 떨어진 1180봉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해서 황강과 감천, 회천의 수계를 지으면서 봉산(902m), 수도산(1317m), 단지봉(1326.7m), 남산(1113m), 우두산(1046m), 비계산(1130m), 오도산(1120m) 등을 거쳐 황강, 낙동강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105.8㎞ 산줄기이다.

 

신선대 암봉에서 바라본 산능선 줄기 저편에 수도산 표지석이 보인다. 장희자 기자

수도산 산행코스는 김천 청암사와 수도암에서 →수도산→신선봉→수도산자연휴양림 코스와 거창쪽에서 오르는 흰대미산→양각산→수도산→구곡령→김천치유의숲 코스는 산악인들에게 인기 있다.  부담이 없는 코스는 수도암에서 헬기장→신선대→수도산→동봉 암릉→구곡령→김천치유의 숲이나 수도산에서 다시 수도암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를 권장하고 싶다. 

수도암 우측 산길을 이용하여 가파른 계단길을 250m정도 오르면 고갯마루가 나타난다. 흰눈이  쌓인 산줄기를 따라서 비교적 부드러운 능선을 10분 정도 걸어가면 갈림길과 함께 이정표가 나타난다. 수도산정상1790m, 청암사4350m, 수도암700m라고 적혀 있다.

갈림길을 지나면  4갈래로 뻗은 장송  한그루가 압도한다.  헬기장이 나오면서, 운치있는 산죽길도 나타난다.

신선대 암봉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모습으로 검게 치솟은 가야산과 단지봉 우측편으로 김천치유의숲과 자작나무군락이 보인다. 장희자 기자

 경사도가 높은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발걸음이 점점 느려진다.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설국열차다.

 20분 정도 오르면 사방이 확 트인 암릉인 신선대(1250m)가 나타난다.  오른편으로는 수도산 돌탑이 보이고, 왼편으로는 성주 독용산(995m), 형제봉(1022.3m), 가야산(1433m), 좌일곡령(1257.6m), 단지봉(1326.7m) 봉우리들이 보인다. 

 암릉구간을 오르락 내리락 몇차례를 반복하면 단지봉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나며 단지봉(4.5㎞), 수도산(70m), 수도암(2.43㎞)라고 적혀 있다.  수도산 정상에 오르면 정성스레 쌓아올린 돌탑과 정상석이 삼각점과 함께 서 있다.  막힘이 없다.

수도산 정상부근 능선에는 눈꽃과 상고대가 어우러져 푹풍한설의 겨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장희자 기자

정상 서쪽으로 이어져 있는 신선봉(1313m) 왼쪽으로는 양각산, 시코봉, 덕유산(1610.6m)과 백두대간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백두대간 초점산 삼도봉, 대덕산, 민주지산, 황악산 능선이  보인다. 정상주변의 눈꽃과 상고대는 겨울왕국이다. 심신이 치유된다.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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