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사의 진풍경, 김천 수도암
겨울 산사의 진풍경, 김천 수도암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1.05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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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산 자락에 도선국사가 창건
6.25 아픔 지닌 유서 깊은 사찰
대적광전앞에서 바라본 수도암 저멀리 가야산 봉우리가 마치 연꽃봉우리 같다. 장희자 기자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 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겨울사랑, 박노해)

수도암은 경북 김천시 증산면 수도산(1317m)자락 해발 1080m 높은 산중에 있는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에서 말사인 청암사의 부속 암자이다. 

859년(헌안왕3)에 도선국사가 수도도량으로 창건한 사찰이다. 도선국사는 이 터를 발견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여 7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 한다.

 수도승의 참선도량으로 그 명성을 크게 떨쳤으나 6.25전쟁때 공비 소탕작전을 펼치면서 전소됐다. 1969년 도림당 법전대종사가 대적광전 등의 당우를 중건했다.

수도암의 관문인 봉황루의 웅장한 자태. 장희자 기자

창건 이후 남아 있는 보물로는 대적광전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307호), 약광전석불좌상(보물 제296호), 3층석탑 2기(보물제297호),  도선국사비와 기단석과 초석이 유명하다.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석굴암 불상을 연상케 할 정도로 웅대하고 예술성이 뛰어나다. 약광전의 석불좌상은 도선이 조성한것으로 금오산 약사암과 직지사 삼성암 약사여래와 함께 3형제불상으로 불린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적광전, 약광전, 선원, 관음전, 나한전, 노전 등이 있다. 

수도암 비구니 수행처인 선원 처마끝에 길게 늘어선 수정 고드름이 동심을 자아내고 있다. 장희자 기자

대적광전에서 바라보면 풍수지리적으로 여인이 앉아서 비단을 짜는 '옥녀직금형(玉女織錦形)이다. 멀리 보이는 가야산 정상이 실을 거는 끝게돌이 되고 동과 서로 나눠 서 있는 탑이 베틀의 기둥이고,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을 모신자리가 베를 짜는 자리가 된다. 

관음전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어 베틀에 필요한 물을 제공한다고 한다.  연못에 물이 가득차면 사찰의 기운이 창성한다고 전한다. 대적광전 정면에서는 가야산이  연꽃이 피어난 꽃봉우리처럼 솟아 있어 이곳에서는 가야산을 연화봉이라 부른다.

대적광전앞에 있는 보물 3층석탑 2개와 석등 모습. 장희자 기자

연화봉 앞에는 일자봉이 있어 연화봉을 받쳐주고 있는 형상이다. 연화봉은 공덕을, 일자봉은 평등한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수도암은 비구스님의 참선 수행도량으로 지혜와 덕을 현출하는 유서깊은 곳이다.

은은하다. 편안하다. 등받이의자를 선물받은 것 같다.

 

대적광전에 모셔진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307호)은 마치 석굴암 불상을 연상케 할 만큼 웅장하다. 장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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